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임대철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임대철 기자
작년 3월 이후 하향곡선을 그려온 D램 현물가격이 400여 일 만에 반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으로 D램 업황 개선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감산 효과에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상승이 더해져 이르면 올 하반기 D램 가격이 본격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온다.

12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일 ‘DDR4 16Gb(기가비트) 2666’ D램 현물가격은 3.235달러로 전일 대비 0.78% 상승했다. D램 현물가격이 오른 것은 2022년 3월 7일 이후 401일 만이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해 현재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범용 D램이다.

D램 가격은 크게 현물가격과 고정거래가격으로 나뉜다. 현물가는 실수요자 중심의 당일 거래 때 쓰이고 고정거래가는 기업 간 중장기 대량 거래에 사용된다. 현물가 거래 비중은 전체 D램 거래의 10% 남짓이다. 하지만 실수요자의 매매심리를 보여주기 때문에 D램 고정거래가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현물가격 추세는 수개월 뒤 고정거래가격에 반영되는 게 보통이다.

DDR4 D램 현물가격이 1년1개월 만에 반등한 데는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인위적 감산’ 선언이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D램 공급량 조절이 시차를 두고 고정거래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현물시장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삼성의 감산 결정으로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 시점이 한두 분기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르면 올 3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에 D램 가격이 턴어라운드(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골드만삭스, 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감산 효과에 기대를 나타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