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보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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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바짝 추격 중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올해 2분기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속속 출시한다. 최근 높아지는 카메라 성능에 맞춰 고사양 렌즈를 탑재하는 등 고급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샤오미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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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삼성폰 아닌가?"… 색상·디자인 갤럭시와 판박이

사진=샤오미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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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Xiaomi)는 오는 18일 오후 7시(현시지간)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샤오미13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샤오미13 울트라'를 공개한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하위 모델 샤오미13과 프로모델에 이어 4개월 만에 카메라 성능을 높인 울트라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다.

공식 포스터 등에 따르면 '샤오미13 울트라'는 후면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왕눈이 카메라'가 눈에 띈다. 지난해 7월 내놓은 전작 '샤오미S12 울트라'의 카메라 성능이 호평을 받은 만큼, 이번 모델 역시 카메라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이번 신작에도 독일 명품 카메라 제조사 라이카(Leica)와 협업해 개발한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했다. 포스터에 등장한 후면 카메라 모듈을 살펴보면 렌즈 4개가 내장되는 등 고성능 카메라와 배터리 성능 등에 초점을 둔 것으로 관측된다.

'샤오미13 울트라'는 퀄컴의 2세대 스냅드래곤 칩을 탑재하고 4900mAh 용량의 배터리가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수요 대상으로 출시하는 울트라 모델 가격은 전작보다 수백위안 높은 최저 6499위안(약 125만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트라 모델 역시 샤오미13 기본과 프로모델처럼 글로벌 출시될 전망이다.
사진=비보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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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 역시 오는 20일 오후 7시(현지시간) '비보X 폴드2' '비보X 플립' 등 신제품을 내놓는다. 비보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된 영상 등에 따르면 '비보X 폴드2' 제품은 갤럭시Z 폴드처럼 좌우로 접히며, X플립 제품은 갤럭시Z 플립처럼 화면을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조개껍데기) 모양의 폴더블폰으로 출시된다.

특히 '비보X 플립'의 외부 디스플레이에 큼지막한 카메라가 자리잡은 것을 제외하면, 갤럭시Z 플립4와 거의 비슷하게 디자인됐다. 홍보 영상에 담긴 플립 신제품 색상 역시 보라색으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해 선보인 대표색 '보라퍼플'과 유사하다.

비보는 지난해 4월 첫 폴더블폰 X폴드로 30만회에 달하는 폴딩 성능을 내세우며 삼성보다 뛰어나다는 '힌지'(경첩) 기술을 강조한 바 있지만, 이번 신제품 발표회에서 갤럭시Z 플립과 유사한 외관과 색상 등으로 사실상 '카피캣' 제품을 선보이게 될 전망이다.

이 밖에 오포 역시 지난달 말 플래그십 스마트폰 파인드(Find)X6 시리즈를 발표하고 올 상반기 내 레노(Reno)10을 공개할 계획이다.

"아직 갈 길 머네"…중국 브랜드 신뢰도 등 발목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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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고사양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고가 플래그십 모델을 속속 출시하는 이유는 최근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고급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는 고가 시장에서 중저가 모델에서 탈피해 본격적으로 고급화 전략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1억200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전년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가격 800달러(105만원) 이상인 고급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은 18%로, 2020년의 11%에서 7%포인트 증가했다. 경기 침체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있지만, 고급 모델은 소비자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성 높은 고급 스마트폰 수요에 대응한 일종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다만 중국 제조사들의 고급화 전략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지배력을 뛰어넘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 브랜드 이미지 등 신뢰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기 때문이다.

루나르 비요르호브데 카날리스 연구원은 "삼성, 애플과 경쟁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며 "이들은 뛰어난 브랜드 인지도와 고급화 전략, 사용자 경험 중심의 솔루션, 높은 사용자 충성도를 갖고 있는 거대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