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17일 충북 청주에 있는 LG화학 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소성(열처리)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17일 충북 청주에 있는 LG화학 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소성(열처리)공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제공
“양극재는 배터리 사업의 핵심 경쟁력 기반이자 또 다른 미래 성장동력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충북 청주의 LG화학 양극재 공장을 찾아 “양극재 사업에서 선도적 경쟁우위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 수명 등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구 회장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경제사절단으로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논의될 배터리 공급망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소재 생산 전략 점검

㈜LG는 구 회장이 전날 LG화학 양극재 공장을 방문해 배터리·소재 공급망과 생산 전략을 점검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날 방문에는 권봉석 LG 부회장,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사장), 이향목 LG화학 양극재 사업부장(부사장) 등이 함께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양극재 생산라인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청주공장 구성원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은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의 도입에 따라 배터리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보조금 혜택 등을 앞세워 자국으로 배터리 생산설비를 끌어들이려는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다. 덩달아 어디에 생산 설비를 세울지 등을 놓고 LG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구 회장은 공급망 전략을 가다듬기 위해 청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을 찾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 4일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배터리공장을 찾은 데 이어 같은 달 17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1공장을 방문했다.

LG화학, 공급망 전략의 구심점

구 회장이 찾은 청주공장은 LG그룹 배터리 공급망의 구심점으로 통한다. 이 공장은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NCMA 양극재는 LG화학의 소재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이다.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니켈 함량을 높여 출력을 올리고, 알루미늄 적용으로 안정성도 강화한 배터리 소재다.

청주공장은 올해 NCMA 양극재 7만t가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7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은 청주공장을 비롯해 세계 생산라인을 통해 연간 12만t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 중이다. 여기에 경북 구미 생산라인도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구미 생산라인 등이 가동되면 이 회사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4년 18만t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전기차 약 180만 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은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섞은 화합물) 생산기지도 구축한다. 이 회사는 19일 세계 1위 코발트 업체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2028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을 건설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을 예정이다.

LG화학은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지난해 5조원가량을 기록한 전지소재사업(2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을 2027년에 20조원가량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