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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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확산에 따른 대량실업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IBM은 업무지원 인력 30%를 AI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AI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통제를 벗어난 AI 기술 개발을 잠정 중단할 때”라고 경고하며 구글에 사표를 던졌다.

IBM, 고용에 미치는 AI 영향 확인

AI '일자리 습격' 시작됐다…美IBM, 업무직 30% 대체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5년 동안 업무지원 부서 직원 2만6000명 중 30%가 AI와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IBM의 업무지원 인원 중 7800명가량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는 고용확인서 발급과 부서 간 직원 이동 등 일상적인 업무가 AI로 완전히 자동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IBM은 AI로 대체할 수 있는 직군의 채용을 수년 동안 중단할 계획이다.

크리슈나 CEO의 이번 발언은 IBM이 지난 1월 발표한 감원 계획의 일부다. IBM은 당시 전체 인력의 1.4%에 해당하는 39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달 20일 포천에 기고한 글에서도 “IBM에서 AI 기술을 시범 운영한 결과 700명의 전문가가 수행하던 인력개발 관련 업무를 50명 미만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IBM의 사례는 기업이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노동시장에 격변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평가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달 30일 발간한 ‘2023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 AI 등의 영향으로 2027년까지 세계에서 일자리 6900만 개가 만들어지고 8300만 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견했다. AI 전문가는 늘고 단순 사무직은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 은행 골드만삭스도 앞서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3억 개에 달하는 세계 정규직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육체노동자보다는 사무·행정직 근로자들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구글 AI 대부 “기술 거인 경쟁 멈춰야”

과열된 AI 기술 경쟁에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도 나왔다. 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힌턴 교수는 지난주 구글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AI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인공 신경망’ 개념을 제안한 연구자로, 10년 이상 구글에서 AI 개발에 참여해 왔다.

힌턴 교수는 구글을 떠나게 된 이유에 대해 AI의 위험성을 자유롭게 경고하기 위해서라고 트윗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AI 연구를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이 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며 AI 부문에서 자신이 이룬 성과를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사람들이 나쁜 목적으로 AI를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일자리 감소, 킬러 로봇 등 AI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또 “로봇이 사람보다 똑똑해지는 데 30~50년은 더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더 이상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며 “어떤 면에서는 AI가 인간의 뇌보다 훨씬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기술 개발 경쟁이 통제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AI 선두 주자였던 구글이 인류에 해로운 기술은 공개하지 않는 등 ‘적절한 관리자’ 역할을 해왔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후발업체의 추격으로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힌턴 교수는 “‘기술 거인’들이 멈출 수 없는 경쟁에 갇혀버렸다”며 “이들이 AI를 제어할 수 있을지 파악하기 전까지 개발을 확장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