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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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제재에도 중국 기업들이 최첨단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대중 제재의 대상이 아닌 구형 반도체를 이용해 기술을 연구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제재가 되려 중국 기업의 기술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中기업, 성능 낮은 반도체 활용해 AI 개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검색엔진 바이두,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등이 제재 대상이 아닌 컴퓨터 반도체 칩에서 더 많은 기능을 추출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각종 연구 논문 분석과 복수의 소식통 인터뷰 등을 통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통해 최첨단 AI 성능을 갖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특히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를 우려해 특정 반도체나 소프트웨어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도 함께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화웨이, 바이두, 알리바바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중국 기업의 연구원들은 일부 테스트에서 최첨단 AI 개발 가능성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를 극복할 수 있게 되고, 앞으로 다가올 제재에 대해서도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다만 중국 연구원들은 미국 AI를 따라잡기 위해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술 기업은 현재 AI 개발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반도체 A100과 H100을 구매할 수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A100은 2020년 개발된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GPU 칩이며 H100은 지난해 3월 출시한 4nm 공정의 GPU 반도체다. 챗GPT와 같은 챗봇에 필수적인 대형 언어모델(LLMs) 훈련에 필수적이다.

이에 엔비디아는 A100, H100을 대처하는 제품인 A800과 H800을 중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속도가 느리고 성능이 떨어지지만,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의존도는 21%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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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은 A800과 H800 여러 개를 활용해 비슷한 성능을 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4월 텐센트는 엔비디아 H800을 사용해 대규모 AI 모델을 교육하도록 하는 컴퓨팅 클러스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은 또 V100, P100 등 구형 엔비디아 반도체를 조합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챗GPT와 같은 대규모 AI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A100이 5000~1만개가량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타플랫폼의 AI 연구원인 수잔 장은 "중국 기업들의 기술을 보면 그들이 하늘 아래 모든 컴퓨팅을 찾으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 A100 최대 5만개 재고 보유"

물론 중국 기업의 연구 방식은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싱가포르국립대 양요 교수는 "중국 기업들이 A800, H800을 포함해 구형의 반도체 3~4개를 결합해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의 성능을 낼 수 있는지 시물레이션 하고 있다"며 "미국 기업이 대규모 언어모델을 교육하는 데 100개의 H100이 필요하다면 중국 기업은 같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3000개 이상의 H800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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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이 최첨단 반도체 칩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니다. 이들 기업은 제재 전에 A100 등을 대규모 비축해놨다. 최근 비공개회의서 나온 중국의 반도체 산업 협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A100이 4~5만개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 제재가 지속될 것을 우려해 최첨단 칩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WSJ은 "일반적으로 여러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하면 작동이 안정적이지 않아 미국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최후의 수단'으로 평가된다"며 "중국 기업은 다양한 소프트웨어 가술을 여러 제한 조치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국 기술 기업들은 결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