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가 이른 시일 내에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주식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이 인하보다 호재라는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Fed는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다음달에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는 여전히 호조를 보여 이른 시일 내에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목표치인 2%를 훨씬 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며 주택 시장은 침체 상태이지만 낮은 재고와 꾸준한 수요로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다. 다시 말해 Fed가 금리 인하로 돌아서도록 설득할 명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잇달아 파산해 은행 위기를 촉발했지만, 이 역시 금리 인하의 요인이 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불안은 지역은행에 국한돼 있고 금융 및 경제계 수장들은 은행권이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CNN은 아울러 역대 증시 자료를 토대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내리는 것보다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지난 9일 보고서에 따르면 Fed가 마지막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12개월간 S&P500 지수는 평균 16.9% 상승했지만 금리 인하 후 12개월간은 1% 하락했다.

1972~74년 당시 아서 번스 연준 의장은 금리를 급격하게 올렸다가 경제가 위축되자 다시 급격히 내렸는데, 물가가 상승하자 1979년 8월 의장 자리에 오른 폴 볼커는 금리를 최고 22%까지 올리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후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져 실업률이 10%까지 치솟은 바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