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시장에서 국내산 사과 거래가격은 ㎏당 3692원으로 평년(2013~2022년) 5월 가격(2450원)대비 50.7%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22.9%, 전년 동월 대비로는 46.1% 상승했다.
오렌지 수요가 감소한 건 비싼 가격 탓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미국산 오렌지는 주로 현지에서 1~5월에 출하돼 한국에서는 2~6월에 가장 저렴하게 판매된다. 하지만 지난해 말~올해 초 미국 플로리다에서 태풍, 병충해, 냉해가 겹치며 오렌지 작황이 부진한 탓에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오렌지 평균 도매가격은 ㎏당 3198원으로 평년 동월(2253원)대비 40.2% 비싸졌다.
같은 기간 사과의 대체재로 꼽히는 방울토마토 수요가 줄어든 것도 사과 가격에 영향을 줬다. 지난 3월 불거진 '쓴맛 방울토마토' 사태로 4월 방울 토마토 수요는 급감했다. 테란에 따르면 지난달과 방울토마토 가격은 ㎏당 3740원으로 평년 동월(4026원) 대비 7.1% 저렴했다.
저장사과가 일찍 소진돼 향후 저장물량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작황도 좋지 않아 사과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사과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0% 늘었지만 이달 들어선 전년 동월 대비 1% 줄었다. 다음 달에는 저장사과 출하량이 전년 동월 대비 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과 가격은 아오리 햇사과가 출하되는 7월부터 본격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 테란 K모델은 ㎏당 사과 도매가격을 다음 달 3632원, 7월 2931원, 8월 2555원으로 전망했다.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바이어는 "예년보다 빠르게 저장사과가 동나면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지난달 초 영남과 전북지역 기온이 급격히 하락하며 사과 개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작황도 부진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