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화순탄광] ④ "뭘 먹고 사나" 폐광 이후 남은 숙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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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 대체할 지역사회 '먹거리' 논의…광부들 재취업도 고민
지자체, 훼손된 땅·수질 복구 방안도 마련해야
[※ 편집자 주 = 118년을 이어온 전남 화순탄광이 오는 30일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시대환경 변화에 따른 예견된 일이라지만 정작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못내 아쉬운 순간이기도 합니다.
연합뉴스는 4편의 기사로 폐광을 앞둔 화순탄광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봅니다.
]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탄광이 오는 30일부로 폐광하더라도 곧바로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채굴 작업으로 훼손된 땅과 숲을 복원하고 추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광해 사업이나, 탄광 산업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일이 숙제로 남아 있다.
◇ 지하수 오염·지반 붕괴 방지 최우선
5일 화순군 등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가 관리하는 광구는 모두 17개로 광구 면적만 3천70㏊에 달한다.
지상에서 수직으로 480m 깊이까지 지하 18개 층(편)으로 나뉘어 층마다 갱도가 만들어져있는데 총 갱도 길이는 88㎞, 실제 사용하는 유지 갱도만 45㎞에 이른다.
폐광 직후 가장 큰 문제는 하루 6천~8천t가량의 지하수를 처리하는 일이다.
폐광으로 퇴직하는 광부 중 일부를 임시직으로 재계약해 배수 작업을 맡길 계획이다.
석탄 생산으로 불가피하게 훼손된 땅과 자연을 복구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지난달 연구용역이 시작되며 첫발을 뗐다.
탄광에서 유출되는 지하수의 수질과 오염도, 유출 지점을 예측해 집수 방안과 수질 정화 방법 등도 마련해야 한다.
채굴 작업으로 약해져 있을 지반의 안전성을 평가해 대책을 세우는 것도 꼭 필요한 일 중 하나다.
채굴 단면과 지질, 지반 침하 상태를 고려해 갱구를 폐쇄할지, 폐쇄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할지 검토한다.
훼손된 산림과 토양을 복구하고 석탄 생산에 쓰였던 폐시설물을 철거하거나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화순군은 폐광 대체 산업이 결정될 때까지 가능하면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다.
폐광 대체산업의 일환으로 탄광과 시설물을 관광 자원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취지이다.
섣불리 모든 시설물을 전부 철거했다가 추후 관광 자원화한다며 다시 복원하던 과거 폐광 지역의 잘못된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 탄광 대신할 미래 먹거리 '고심'
폐광을 대체할 지역 먹거리를 찾는 것은 화순군으로서는 폐광 이후 가장 중요한 고민인데 이것도 연구용역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당초 화순군이 자체 예산을 들여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보려 했지만, 정부가 직접 나섰다.
내년 폐광 예정인 강원 태백시 장성광업소와 2025년 폐광 예정인 삼척시 도계광업소까지 묶어 2024년 10월까지 경제진흥사업계획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예산은 지자체별로 5억원씩 갹출하고 산업부가 10억원을 보태 총 30억원이 투입됐다.
그동안 화순탄광 폐광 대체산업으로 거론되던 여러 구상이 나왔지만 화순군은 전면 백지화하고 연구용역의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특히 강원 정선군처럼 화순에도 카지노를 추진하겠다는 당초의 구상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산업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은 내년 10월까지 이어지지만, 올해 폐광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화순군은 완성되지 않은 초안이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예타 조사 기간만 수개월이 필요해 그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은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직장 잃은 광부들 생계는
폐광으로 직장을 잃게 된 270여명의 화순탄광 노동자의 재취업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한창 경제 활동이 필요한 40~50대 노동자들로 파악됐다.
남아있는 정년 일수에 따라 명예퇴직금 명목의 특별위로금과 전업 준비금이 지급되지만, 가정을 꾸려갈 생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각자도생해야 한다.
일부는 1~2년 후 폐광하는 강원 지역으로, 일부는 광해 방지 작업자로 재취업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마땅한 대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들을 위해 지난 2일 현대삼호중공업, 대한조선, 대불공단 등 도내 조선업 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최근 호황을 맞아 일손이 부족한 조선업에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광부들의 손이 보태지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도는 이 자리를 찾은 광부들에게 조선업의 근무환경과 구인·구직 실태를 안내했다.
또 오는 21일 열리는 '2023 조선업 취업 박람회'에도 참여해 볼 것을 권유했다.
화순광업소 손병진 노조지부장은 광산 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폐광 대체 산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정책에 따라 조기 폐광되면서 동료들은 한순간에 직장을 잃게 됐다"며 "대체 산업의 종류를 두고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폐광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자체, 훼손된 땅·수질 복구 방안도 마련해야
[※ 편집자 주 = 118년을 이어온 전남 화순탄광이 오는 30일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시대환경 변화에 따른 예견된 일이라지만 정작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못내 아쉬운 순간이기도 합니다.
연합뉴스는 4편의 기사로 폐광을 앞둔 화순탄광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봅니다.
]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탄광이 오는 30일부로 폐광하더라도 곧바로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채굴 작업으로 훼손된 땅과 숲을 복원하고 추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광해 사업이나, 탄광 산업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일이 숙제로 남아 있다.
◇ 지하수 오염·지반 붕괴 방지 최우선
5일 화순군 등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가 관리하는 광구는 모두 17개로 광구 면적만 3천70㏊에 달한다.
지상에서 수직으로 480m 깊이까지 지하 18개 층(편)으로 나뉘어 층마다 갱도가 만들어져있는데 총 갱도 길이는 88㎞, 실제 사용하는 유지 갱도만 45㎞에 이른다.
폐광 직후 가장 큰 문제는 하루 6천~8천t가량의 지하수를 처리하는 일이다.
폐광으로 퇴직하는 광부 중 일부를 임시직으로 재계약해 배수 작업을 맡길 계획이다.
석탄 생산으로 불가피하게 훼손된 땅과 자연을 복구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지난달 연구용역이 시작되며 첫발을 뗐다.
탄광에서 유출되는 지하수의 수질과 오염도, 유출 지점을 예측해 집수 방안과 수질 정화 방법 등도 마련해야 한다.
채굴 작업으로 약해져 있을 지반의 안전성을 평가해 대책을 세우는 것도 꼭 필요한 일 중 하나다.
채굴 단면과 지질, 지반 침하 상태를 고려해 갱구를 폐쇄할지, 폐쇄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할지 검토한다.
훼손된 산림과 토양을 복구하고 석탄 생산에 쓰였던 폐시설물을 철거하거나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화순군은 폐광 대체 산업이 결정될 때까지 가능하면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다.
폐광 대체산업의 일환으로 탄광과 시설물을 관광 자원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취지이다.
섣불리 모든 시설물을 전부 철거했다가 추후 관광 자원화한다며 다시 복원하던 과거 폐광 지역의 잘못된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 탄광 대신할 미래 먹거리 '고심'
폐광을 대체할 지역 먹거리를 찾는 것은 화순군으로서는 폐광 이후 가장 중요한 고민인데 이것도 연구용역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당초 화순군이 자체 예산을 들여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보려 했지만, 정부가 직접 나섰다.
내년 폐광 예정인 강원 태백시 장성광업소와 2025년 폐광 예정인 삼척시 도계광업소까지 묶어 2024년 10월까지 경제진흥사업계획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예산은 지자체별로 5억원씩 갹출하고 산업부가 10억원을 보태 총 30억원이 투입됐다.
그동안 화순탄광 폐광 대체산업으로 거론되던 여러 구상이 나왔지만 화순군은 전면 백지화하고 연구용역의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특히 강원 정선군처럼 화순에도 카지노를 추진하겠다는 당초의 구상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산업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은 내년 10월까지 이어지지만, 올해 폐광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화순군은 완성되지 않은 초안이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예타 조사 기간만 수개월이 필요해 그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은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직장 잃은 광부들 생계는
폐광으로 직장을 잃게 된 270여명의 화순탄광 노동자의 재취업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한창 경제 활동이 필요한 40~50대 노동자들로 파악됐다.
남아있는 정년 일수에 따라 명예퇴직금 명목의 특별위로금과 전업 준비금이 지급되지만, 가정을 꾸려갈 생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각자도생해야 한다.
일부는 1~2년 후 폐광하는 강원 지역으로, 일부는 광해 방지 작업자로 재취업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마땅한 대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들을 위해 지난 2일 현대삼호중공업, 대한조선, 대불공단 등 도내 조선업 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최근 호황을 맞아 일손이 부족한 조선업에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광부들의 손이 보태지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도는 이 자리를 찾은 광부들에게 조선업의 근무환경과 구인·구직 실태를 안내했다.
또 오는 21일 열리는 '2023 조선업 취업 박람회'에도 참여해 볼 것을 권유했다.
화순광업소 손병진 노조지부장은 광산 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폐광 대체 산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정책에 따라 조기 폐광되면서 동료들은 한순간에 직장을 잃게 됐다"며 "대체 산업의 종류를 두고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폐광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