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후 강(强)달러 흐름 속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 주식과 채권을 사들인 결과다.

외국인, 국내 주식·채권 114억달러 베팅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지난달부터 이달 8일까지 2.6% 올랐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상승률(1.7%)을 웃도는 수치다. 4월 말 1337원70전이던 원·달러 환율은 8일 1303원70전으로 떨어졌다. 12일에는 1288원30전으로 마감하며 3월 23일(1278원30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달러 대비 유로는 2.2%, 영국 파운드는 0.1%, 일본 엔은 1.9%, 중국 위안은 3.0% 하락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과 원·위안 환율은 큰 폭으로 내렸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 회복 기대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114억3000만달러가 유입됐다. 전달(32억5000만달러) 대비 세 배를 넘고, 지난해 누적 유입액(56억달러)과 비교해도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주식 투자가 전달 9억1000만달러에서 24억8000만달러로, 채권 투자가 23억3000만달러에서 89억6000만달러로 늘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