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반바지는 NO"…20년째 똑같은 '공무원 룩' [관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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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은 이달 초 모든 중앙행정기관에 ‘하절기 공무원 복장 간소화 지침’ 관련 협조공문을 보냈다. 무더운 여름철을 맞아 업무능률 향상 및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간소하고 단정한 복장을 착용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모든 공무원이 동참할 수 있도록 간부급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해달라고 강조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8조의 2에 따르면 ‘공무원은 근무 중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단정한 복장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범위 내에서 여름철뿐 아니라 연중 자유롭고 편안하게 복장을 착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인사처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직사회에선 정부의 이 같은 복장 간소화 지침이 허울뿐인 지침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장과 와이셔츠를 입지 않아도 될 뿐 실질적인 복장 간소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상당수 공무원의 설명이다. 대다수 민간 기업들이 여름철을 맞아 반바지까지 허용하는 등 직원들의 복장을 완전히 자율화한 와중에 공직사회만 지나치게 엄격한 복장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적지 않다.
인사처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간소하고 단정한 복장은 뭘까. ‘공무원 복장 간소화 지침’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상의는 노타이 정장, 콤비, 니트, 남방, 칼라셔츠 등이 권장된다. 하의는 정장 바지, 면바지 등이 허용된다. 넥타이는 계절과 관계없이 필요한 경우 외에는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 지침은 2000년대 초반에 작성된 이후 20여년간 똑같이 유지되고 있다.
인사처는 지나치게 개성적인 복장 착용으로 공무원 품위를 손상하거나 근무 기강이 해이해진 인상을 주면 안 된다고 주문하고 있다. 지침에서 슬리퍼나 반바지, 찢어진 청바지 등의 복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복장 사례로 제시했다. 과다하게 노출되거나 지나치게 화려한 복장도 사실상 금지된다. 특히 민원 담당 공무원은 단정하지 못한 복장으로 민원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사례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인사처 주문이다. 특히 중앙부처가 몰려 있는 정부세종청사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 비해 공무원 복장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입주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선 대부분의 남성 공무원들은 상의는 와이셔츠와 남방을 입고, 하의는 정장 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남성 공무원들이 워낙 자주 입기 때문에 ‘공무원 룩’으로 불리는 복장이다. 면바지를 입은 남성 공무원들도 가끔 목격된다. 하지만 20~30대 젊은 공무원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과장급 이상 간부 중에서 평일에 면바지나 티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공무원을 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기재부의 한 과장급 간부는 “회의나 보고 일정이 많기 때문에 면바지를 입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마저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복장 간소화 지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공무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청바지를 입은 사람 중 열에 아홉은 공무원이 아니라 부처 출입 기자나 대학생 아르바이트 직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20~30대 젊은 공무원들은 공직사회의 엄격한 복장 문화와 기준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여름철에 한해서라도 반바지 착용을 허용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선 몇 년 전부터 여름철에만 반바지 착용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중앙부처에선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시범 적용되지 않았다.
민간 부문은 어떨까.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민간 대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임직원 복장 자율제를 도입했다. 일반 직원들 뿐 아니라 임원들도 평소에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기도 한다. 대표이사에게 보고할 때도 이런 옷을 입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기업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공무원들은 복장 간소화를 위해선 장·차관 등 고위 간부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고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도 현 복장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정부 부처 사무관은 “국회 등 외부 일정이 없는 날만이라도 장·차관들이 편한 옷을 입는다면 다른 간부들도 자연스럽게 편하게 옷을 입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8조의 2에 따르면 ‘공무원은 근무 중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단정한 복장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범위 내에서 여름철뿐 아니라 연중 자유롭고 편안하게 복장을 착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인사처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직사회에선 정부의 이 같은 복장 간소화 지침이 허울뿐인 지침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장과 와이셔츠를 입지 않아도 될 뿐 실질적인 복장 간소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상당수 공무원의 설명이다. 대다수 민간 기업들이 여름철을 맞아 반바지까지 허용하는 등 직원들의 복장을 완전히 자율화한 와중에 공직사회만 지나치게 엄격한 복장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하소연이 적지 않다.
인사처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간소하고 단정한 복장은 뭘까. ‘공무원 복장 간소화 지침’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상의는 노타이 정장, 콤비, 니트, 남방, 칼라셔츠 등이 권장된다. 하의는 정장 바지, 면바지 등이 허용된다. 넥타이는 계절과 관계없이 필요한 경우 외에는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 지침은 2000년대 초반에 작성된 이후 20여년간 똑같이 유지되고 있다.
인사처는 지나치게 개성적인 복장 착용으로 공무원 품위를 손상하거나 근무 기강이 해이해진 인상을 주면 안 된다고 주문하고 있다. 지침에서 슬리퍼나 반바지, 찢어진 청바지 등의 복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복장 사례로 제시했다. 과다하게 노출되거나 지나치게 화려한 복장도 사실상 금지된다. 특히 민원 담당 공무원은 단정하지 못한 복장으로 민원인에게 불편함을 주는 사례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인사처 주문이다. 특히 중앙부처가 몰려 있는 정부세종청사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 비해 공무원 복장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입주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선 대부분의 남성 공무원들은 상의는 와이셔츠와 남방을 입고, 하의는 정장 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남성 공무원들이 워낙 자주 입기 때문에 ‘공무원 룩’으로 불리는 복장이다. 면바지를 입은 남성 공무원들도 가끔 목격된다. 하지만 20~30대 젊은 공무원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과장급 이상 간부 중에서 평일에 면바지나 티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공무원을 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기재부의 한 과장급 간부는 “회의나 보고 일정이 많기 때문에 면바지를 입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마저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복장 간소화 지침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공무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청바지를 입은 사람 중 열에 아홉은 공무원이 아니라 부처 출입 기자나 대학생 아르바이트 직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20~30대 젊은 공무원들은 공직사회의 엄격한 복장 문화와 기준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은 여름철에 한해서라도 반바지 착용을 허용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선 몇 년 전부터 여름철에만 반바지 착용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중앙부처에선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시범 적용되지 않았다.
민간 부문은 어떨까.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을 비롯한 민간 대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임직원 복장 자율제를 도입했다. 일반 직원들 뿐 아니라 임원들도 평소에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하기도 한다. 대표이사에게 보고할 때도 이런 옷을 입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기업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공무원들은 복장 간소화를 위해선 장·차관 등 고위 간부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고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도 현 복장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정부 부처 사무관은 “국회 등 외부 일정이 없는 날만이라도 장·차관들이 편한 옷을 입는다면 다른 간부들도 자연스럽게 편하게 옷을 입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