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를 활용하라"…LF의 역발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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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철수한 브랜드
자사몰·무신사서만 유통
'일꼬르소' 매출 2배 껑충
자사몰·무신사서만 유통
'일꼬르소' 매출 2배 껑충
‘닥스’ ‘헤지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메이저 패션기업 LF가 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와의 적극적인 협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외면받아 철수했던 브랜드를 자사몰과 무신사에만 유통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해 극적 반등에 성공하는 사례 등이 나오고 있다. 국내 패션업계에서 D2C(소비자 직접 판매)가 대세로 떠오른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움직임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19일 LF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20년부터 자사몰과 무신사에서만 유통하는 남성복 브랜드 ‘일꼬르소’는 입점 직전 해인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130%에 달했다. 일꼬르소는 LF가 2012년 출시했다가 고객들을 사로잡는 데 실패해 2016년 백화점에서 전면 철수한 브랜드다.
이후 LF는 일꼬르소를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로 전면 재단장해 2020년 무신사에 입점시켰다. 작년에는 ‘무신사 전략 브랜드’로 노선을 확실히 틀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일꼬르소는 무신사 입점 당시 경쟁 브랜드인 A 남성복 브랜드 매출의 절반밖에 안 됐는데, 지금은 A 브랜드보다 훨씬 매출이 많다”고 설명했다.
LF의 사내벤처로 2019년 시작한 여성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도 마찬가지다. 자사몰에 의존하기보다 출시 첫해부터 무신사를 비롯해 29CM 등 2030 고객 비중이 높은 외부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입점했다. 지금은 무신사에서 인기 브랜드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고정 소비층을 확보했다.
무신사에서만 파는 단독 상품도 늘리고 있다. LF의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최근 선보인 영화 ‘범죄도시3’와의 컬래버레이션 상품인 ‘마석도 바람막이’를 무신사스토어에서 단독으로 선발매됐다.
패션업계에서 매출 2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패션기업이 이처럼 자발적으로 무신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건 이례적이다. 무신사가 패션업계 유통채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마당에 ‘쿠팡 종속’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식품업계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LF의 이런 움직임이 주력 브랜드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확장성이 다소 약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본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기업들이 2030에 어필할 수 있는 해외 브랜드 수입으로 활로를 찾는 것과 달리 LF는 무신사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가격대의 브랜드를 내놔 젊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전략적 주안점을 뒀다는 얘기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19일 LF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20년부터 자사몰과 무신사에서만 유통하는 남성복 브랜드 ‘일꼬르소’는 입점 직전 해인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130%에 달했다. 일꼬르소는 LF가 2012년 출시했다가 고객들을 사로잡는 데 실패해 2016년 백화점에서 전면 철수한 브랜드다.
이후 LF는 일꼬르소를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로 전면 재단장해 2020년 무신사에 입점시켰다. 작년에는 ‘무신사 전략 브랜드’로 노선을 확실히 틀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일꼬르소는 무신사 입점 당시 경쟁 브랜드인 A 남성복 브랜드 매출의 절반밖에 안 됐는데, 지금은 A 브랜드보다 훨씬 매출이 많다”고 설명했다.
LF의 사내벤처로 2019년 시작한 여성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도 마찬가지다. 자사몰에 의존하기보다 출시 첫해부터 무신사를 비롯해 29CM 등 2030 고객 비중이 높은 외부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입점했다. 지금은 무신사에서 인기 브랜드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고정 소비층을 확보했다.
무신사에서만 파는 단독 상품도 늘리고 있다. LF의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최근 선보인 영화 ‘범죄도시3’와의 컬래버레이션 상품인 ‘마석도 바람막이’를 무신사스토어에서 단독으로 선발매됐다.
패션업계에서 매출 2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패션기업이 이처럼 자발적으로 무신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건 이례적이다. 무신사가 패션업계 유통채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마당에 ‘쿠팡 종속’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식품업계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LF의 이런 움직임이 주력 브랜드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확장성이 다소 약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본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기업들이 2030에 어필할 수 있는 해외 브랜드 수입으로 활로를 찾는 것과 달리 LF는 무신사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가격대의 브랜드를 내놔 젊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전략적 주안점을 뒀다는 얘기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