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저임금이 올해 일본을 훌쩍 추월한 데 이어 내년에는 유럽 정상권인 프랑스를 넘보는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미 중위(中位) 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60%를 넘은 만큼 임금의 과도한 하락을 방지해 근로자 생활을 안정시킨다는 최저임금 제도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중소기업 전문 연구기관인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노동계 요구대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4.7% 인상(시급 1만2000원)할 경우 아시아에서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들 정도로 높은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올해 기준(9620원)만으로도 일본(961엔·약 8702원), 대만(176대만달러·약 7333원), 홍콩(40홍콩달러·약 6544원)을 압도한다.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등 미국 20개 주보다도 높다. 노동계 주장이 관철되면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보다 1만2000달러(약 1536만원)가량 높은 프랑스(11.27유로·약 1만5761원)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절대액뿐 아니라 소득 수준을 고려해도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의 중위 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2021년 이미 61.3%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중 한국보다 이 비율이 높은 곳은 콜롬비아, 튀르키예, 코스타리카, 칠레, 뉴질랜드, 포르투갈 등 6개국뿐이다. 미국(29.0%), 일본(44.9%)은 이 수치가 50%에도 못 미친다.

현재 시급만으로도 이미 최저한의 안전 보장 기능을 수행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올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주휴수당 포함)하면 201만580원에 이른다. 노동계 요구대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리면 월 250만8000원(연봉 3000만원)이 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