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사우디아라비아 선박용 엔진공장을 착공했다. 자체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엔진을 제조해 기술 로열티도 받는다. 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 제조업체에서 로열티를 받는 라이선스업체로 거듭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사우디아람코개발회사, 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와 공동 설립한 엔진 합작사 마킨이 엔진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 엔진공장은 사우디 동부 주베일 인근 라스알헤어 지역의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 15만㎡ 규모로 설립된다.

2025년 4분기부터 생산되는 엔진은 HD한국조선해양, 사우디아람코개발회사, 사우디 국영 해운사 바흐리 등이 합작한 사우디 조선소 IMI 등 글로벌 조선소에 납품될 예정이다. 500만㎡ 면적의 IMI는 올해 말 준공되는 중동 지역 최대 조선소다.

이 공장은 연 최대 선박용 대형엔진 30대, 중형엔진 235대, 선박용 펌프 160대를 생산할 수 있다.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두 가지 연료를 쓸 수 있는 이중연료(DF) 엔진 생산도 검토 중이다. 엔진 제조에 필요한 부품 상당수를 한국에서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에선 HD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중형엔진인 ‘힘센엔진’을 해외에서 처음으로 생산하게 된다. HD현대의 첫 라이선스 사업으로 선박용 엔진 시장의 해외 거점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외 진출을 한 과거와 달리 기술 수출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 것이다.

힘센엔진은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 40여 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선박용 중형엔진 가운데 세계 점유율 40% 이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은 “해외 선박용 엔진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