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라면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연합뉴스
라면,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올해 1분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3배를 웃돌았다.

26일 연합뉴스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399만1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4%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연금, 사회보험을 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을 뜻한다.

이에 비해 가공식품과 외식의 물가 상승률은 9.9%와 7.5%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2.9배, 2.2배였다

가공식품의 경우 세부 품목 73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품목이 87.7%인 64개에 달했다. 이 중 치즈(32.8%), 드레싱(29.1%), 식용유(28.8%) 등 8개 품목은 물가 상승률이 20%가 넘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자주 찾게 되는 식품인 빵(14.3%)과 스낵 과자(13.1%), 라면(12.4%), 아이스크림(11.8%), 파이(11.0%) 등은 10%가 넘었다.

라면은 올해 1분기 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14.7%) 이후 15년 만에 최고였고, 아이스크림도 2009년 2분기(14.5%) 이후 가장 높았다.

빵은 지난해 4분기 15.3%로 2008년 4분기(17.8%) 이후 정점을 찍었다가 올해 1분기 소폭 하락했고, 스낵 과자는 지난해 4분기 14.1%로 2008년 4분기(18.2%) 이후 최고였다가 올해 1분기 소폭 내려왔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외식 물가는 더 팍팍하다. 올해 1분기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단 2개를 제외한 37개(94.9%)의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음식점 등에서 마시는 소주(외식)의 물가 상승률이 10.7%에 달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3.1배였고, 맥주(외식)도 10.2%로 3배였다.

피자(10.5%)와 라면(외식)(10.4%), 김밥(10.4%), 떡볶이(10.0%), 돈가스(10.0%) 등 평소 서민들이 자주 즐기는 외식 품목도 10%가 넘었다.

소득 증가 폭이 작은 저소득층은 먹거리 부담이 더 크다. 소득 하위 20%(1분위)의 1분기 처분가능소득은 85만8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1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7.6배, 5.8배였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는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4.7%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각각 2.1배, 1.6배에 그쳤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