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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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음료와 스포츠 의류 등 운동 관련 제품 트렌드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배경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즐거움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헬시플레저’ 열풍과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으로 대표되는 SNS 운동 인증샷 열풍이 있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운동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마른 몸보단 복근 등 근육량이 있는 몸을 원하는 여성들이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단백질 제품의 여성 매출이 남성 매출을 크게 앞지르기도 하며 유통업계의 상품기획(MD)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MZ세대 PT 결제액 코로나19 이전 대비 373% 늘어

서울 마포의 한 헬스장./ 연합뉴스
서울 마포의 한 헬스장./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헬시플레저 분야 지출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지난달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MZ세대의 퍼스널트레이닝 (PT) 결제액이 지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3% 늘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같은 기간 테니스장(336%), 실내외 골프장(202%), 스포츠센터(150%)도 크게 늘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챙기는 것이 MZ세대에서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말했다.

SNS상에선 운동 인증샷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8일 SNS 인스타그램에서 ‘오운완’은 613만개, ‘바디프로필’은 473만개 이상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운동하는여자’ 게시글이 1827만개로 ‘운동하는남자’(1182만개)보다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젊은층에서 불고 있는 운동 열풍이 단순한 자기 관리 차원이 아닌 남들과 공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것이다.

단백질 제품 MD 전략 여성 중심으로 재편

한 여성 소비자가 오리고기 가슴살 제품을 고르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한 여성 소비자가 오리고기 가슴살 제품을 고르고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트렌드 변화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2030세대가 많이 찾는 편의점이다. 28일 세븐일레븐 따르면 1월부터 지난 26일까지 매출 분석 결과 단백질 제품의 여성 구매 비율은 55%였다. 지난해 같은기간엔 여성이 35%, 남성이 65%였던데 반해 올해는 단백질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절반 이상이 여성으로 성비가 뒤집힌 것이다. 이 기간 세븐일레븐의 단백질 제품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닭가슴살(90%), 프로틴 시리얼(60%), 프로틴 음료(60%) 크게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성들의 소비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편의점의 상품기획(MD) 전략도 여성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다양한 맛을 추구한다는 점이 반영됐다. 이 때문에 편의점 업계에선 프로틴 음료의 맛 종류를 늘리고 닭가슴살 대체 식품들을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29일 하림과 손잡고 오리고기 가슴살을 이용한 ‘세븐셀렉트 그릴치킨오리바’를 출시한다. GS25는 일반 요거트에 비해 당류가 낮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그릭요거트 제품을 크게 늘리고 있다. CU는 지난 20일 PB(자체브랜드) 제품군인 ‘더 건강한 간편식’ 시리즈의 시즌3 상품들을 닭가슴살과 계란 등 고단백 저칼로리로 구성했다.

상품 기획은 여성 소비자들이 높은 단백질 함량 등 기능에만 충실한 제품보단 제품의 맛과 종류의 다양성에 중시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김현정 세븐일레븐 간편식품팀 MD는 “지난 해부터 단백질 상품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남녀노소 건강을 중시하는 움직임과 SNS 운동 인증샷, 바디프로필찍기 등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해당 시장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