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위드의 김항기 대표는 벤처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타이트 파이낸스'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자금일보’를 기준으로 매일같이 회사의 현금 상황을 확인해야 하고, 일종의 초단기 대출인 '법인 신용카드'도 잘 활용하면 좋다고 조언합니다. 그가 경직된 투자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어떻게 자금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한경 긱스(Geeks)에 보내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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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를 맞아 소셜미디어, 커머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절대 강자들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소식이 됐다. 이들은 모두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필자는 스타트업을 ‘기술 기반의 혁신적 성장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이라 정의한다. 이들은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제조·판매하던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모델과 달리 온라인에 그들의 제조·판매 공간을 구축함으로써 기존 대비 압도적 성장 속도를 그려낸다.

이러한 특성은 곧 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사업 초기 집중적인 자본 투자에 대한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하며 엄청난 속도로 확대된 글로벌 현금 유동성을 발판 삼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자본 투자 시장도 활황을 보였다. 하지만 팬데믹 종식과 함께 높아진 기준금리 등에 투자 시장이 경색되자 국내외 많은 스타트업들에 현금 유동성 위기라는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그로스 파이낸스'에서 '타이트 파이낸스'로

활성화된 투자 시장을 바탕으로 기업에 대한 성장 중심의 평가, 그리고 과감한 투자가 이어졌다. 필자는 이 시기를 '그로스 파이낸스' 시대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타이트 파이낸스' 시대는 경직된 투자 시장을 바탕으로 기업의 현금흐름, 공헌 이익, 흑자 추정 등 생존 가능성을 철저히 평가하는 시대일 것이다.

고위드는 성장하는 혁신 스타트업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오프라인 담보 물건이 없고, 충분한 수익 창출 능력을 아직 구축하지 못한 스타트업의 경우 기존 금융기관에서는 대출 등 금융 서비스 고객이 되기 어렵다. 45일 초단기 무이자 대출이라 할 수 있는 법인 신용카드 또한 스타트업들이 발급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위드는 이러한 스타트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법인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사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국내 다수의 스타트업, 그리고 다양한 벤처캐피털(VC), 액셀러레이터(AC) 등과 잦은 소통과 교류를 꾸준히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타이트한 재무 관리를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가 스타트업에도 중요하다’는 시장 내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타이트한 재무 관리를 위해 지출을 최적화하는 데 필요한 방법과 도구 등 다양한 형태의 도움을 요청받고 있다.

타이트 파이낸스는 곧, 스타트업에는 경색된 투자 시장 속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이며 투자사들에는 ‘좋은 투자처’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위대한 기업들에도 언제나 위기는 있었다. 그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더 큰 걸음을 위해 일 보 후퇴하여 내실을 다졌으며, 비축한 리소스를 기회가 왔을 때 과감히 투자해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매일 같이 확인해야 할 '캐시 플로(Cash Flow)'

타이트 파이낸스라고 해서 모든 비용을 아끼고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타이트 파이낸스란 기업의 현금흐름을 명확히 알고, 현금 유동성을 개선·관리하는 과정을 통해 엄격하게 회사의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자는 개념이다. 즉, 타이트 파이낸스는 현금 중심 경영(Cash based Management)이라 할 수 있겠다.

통상 기업에 자산은 체격이고, 손익은 체력이며, 현금흐름을 혈액이라 한다. 경직된 투자 시장에서는, 아니 심지어 활성화된 투자 시장이라 하더라도 기업의 건강을 위해 가장 기본이 돼야 할 것은 현금흐름일 것이다.

회계적 관점에서는 비용과 수익의 시점을 일치시키고자 발생주의를 원칙으로 손익계산서를 작성하지만, 손익계산서만으로는 현재 시점의 현금을 정확히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회사의 월별 지출 및 현금 상황에 대해서는 사실상 ‘감’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자금일보’를 기준으로 매일같이 회사의 현금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자금일보를 통해 미수금, 미지급금 관리는 잘 되고 있는지, 필요 이상으로 새고 있는 비용은 없는지, 결과적으로 회사의 런웨이(현금 고갈 시점)는 언제일지 등을 매일 체크할 필요가 있다.

초단기 무이자 대출, 법인카드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

매일같이 회사의 현금 상황을 확인하는데 익숙해졌다면 이제는 회사의 현금 유동성을 개선할 수 있는 여러 방안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법인이 비용을 지출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계좌 이체, 법인 체크카드, 법인 신용카드가 그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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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신용카드는 부여된 한도를 기반으로 1개월간 사용한 대금을 다음달 15일에 납부하는 형태이며 사실상 45일짜리 초단기 무이자 대출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대금 지급 구조 덕분에 법인 신용카드를 활용하면 기업에는 45일간의 현금 유보 효과가 발생한다.

기업이 계좌이체 또는 체크카드로 지출 시 보유 현금이 즉시 빠져나가는 반면, 법인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45일간 유예 효과가 있는 현금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해당 현금을 매출 증진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가진 변동비 또는 설비 투자에 활용함으로써 같은 기간 더 높은 매출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새로운 금융, 기술을 통해 해결

매일같이 확인해야 할 회사의 현금흐름뿐만 아니라 법인 신용카드를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 등 타이트 파이낸싱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지만 스타트업이 법인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사업 초기 부족한 수익 창출 능력, 오프라인 담보 물건의 부재로 인해 기존 금융기관을 통해서는 대출은 물론, 법인 신용카드의 발급조차 어려운 것이다. 법인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 하더라도 충분한 한도를 부여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카드 사용에 따른 영수증 관리, 카드별 지출 정책 관리 등 카드 지출 관리라는 또 하나의 장벽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 사회의 새로운 중심이 될 혁신적 성장 기업, 즉 스타트업을 위해 새롭고 타당한 금융 기준을 제시한다는 목표로 고위드가 탄생했다. 고위드는 간편한 카드 발급, 타당한 한도 산출은 물론이고, 모바일 앱을 통한 카드 지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인 신용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의 스타트업 시장에는 혁신 성장 기업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이 필요하다. 타이트 파이낸싱의 중요도가 부각되고 있는 이 시점에 혁신 성장 모델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에 적합한 새로운 신용평가 표준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타트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적절한 시점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투자 혹한기를 견디지 못해 공들여 세운 탑을 무너트려야만 하는 스타트업이 점차 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도 혼자서는 무리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주축이 된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그들을 지원할 금융 또한 기술과 함께 새로워져야 한다.

스타트업 생존, 이젠 '타이트 파이낸스'가 열쇠다 [긱스]
김항기 | 고위드 대표
△ 2015~2020년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
△ 2011~2012년 쿼드자산운용 매니지먼트 디렉터
△ 2009~2011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