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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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의 뒤를 이어 ‘시가총액 3조달러 돌파’의 주인공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경쟁에 앞서 나가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MS 시가총액은 약 2조532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49달러(1.64%) 오른 340.5달러에 마감했다. 올 3월 2조달러를 돌파한 뒤에도 주가가 21% 이상 증가하며 세계 시가총액 1위인 애플(3조510억달러)을 바짝 뒤쫓고 있다.

경쟁사의 주가 흐름은 정체된 상태다. 나스닥종합지수가 16,000선을 넘으며 최고가를 경신한 2021년 11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긴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알파벳 시가총액은 당시보다 22%가량 쪼그라들어 1조5300억달러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28.7% 감소한 1조3370억달러를, 메타는 23.5% 줄어든 7354억달러로 집계됐다.

MS의 주가가 홀로 치솟은 것은 생성형 AI 개발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19년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MS는 지난 1월 100억달러를 들여 지분 49%를 확보했다. 이후 챗GPT를 검색엔진 빙 등 MS 제품에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구글 등 경쟁사를 따돌리고 있다는 평가다.

MS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순이익은 작년보다 9% 늘었다. AI 기술을 애저(Azure) 등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매출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1%가량 늘어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7% 증가했다.

AI 열풍에 힘입어 MS가 장기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는 사실도 최근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와 관련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벌이는 법적 분쟁 과정에서 제출된 메모를 통해서다. 그간 장기 전망을 내놓지 않은 MS 경영진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연방법원에 제출된 15쪽 분량의 메모에 따르면 MS는 2030년까지 매출 5000억달러를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매출(1982억달러)의 두 배를 웃돈다.

미 월가도 MS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JP모간은 지난달 투자자 서한에서 “AI 열풍이 MS 제품 수요를 늘리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315달러에서 3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MS에 대한 월가의 투자의견에서 매수 비율은 83%에 달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