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동홍'만 나와도 월급 더 받는다…"아버지 학력도 중요"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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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열이 임금 결정
'서연고 서성한 중경외시 건동홍….'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대학 이름의 앞글자를 딴 이 순서는 고등학생들 사이에선 주기율표 이상으로 익숙하다는 일종의 대학 서열표다. 서열 줄세우기가 활발한 만큼 한 단계라도 더 좋은 대학에 가기위한 입시 경쟁도 치열하다. 어느 대학을 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출신대학이 큰 의미를 지닌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같은 통념이 실제 임금 격차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과 서울대 경제학부 박사과정 이지영 씨가 함께 쓴 논문에서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대학 서열에 따라 최대 50%까지 임금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서 분류한 최상위 그룹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 16개 대학(전체 명단은 최하단 첨부)이다. 최하위 그룹에는 가야대 광주대 대불대 동신대 등 49개 대학이 포함됐다.
학과별 서열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인 1998~2000년 3년간의 대학 학과별 수능 점수를 활용해 그룹을 나눴다. 의학계열은 제외했고, 본교와 분교도 구분했다. 1980년대 초반 출생자에게 적합성이 높은 방식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서울대 등 최상위 대학 졸업자들은 입사 시기인 25~29세부터 최하위 그룹 졸업자에 비해 24.61% 많은 임금을 받기 시작했다. 30~34세엔 33.64%, 35~39세엔 45.94%로 차이가 벌어지고 40~44세 구간에서 50.53%라는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50대 이후엔 10% 미만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상위 두번째 그룹도 이와 흐름이 유사했다. 이 그룹에는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등 소위 '건동홍' 대학이 포함돼있다. 이들은 25~29세 때 9.53%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40~44세 때 39.65%로 최대 격차를 기록한 후 50대 이후 격차가 크게 축소됐다. 55세 이후엔 오히려 역전현상도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는 두가지 가설이 제시된다. 대학서열이 인적자본의 차이를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말하자면 애초에 우수한 사람이 좋은 대학에 간다는 것이다. 반면 대학 입학 후 좋은 교육을 받은 영향과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입사 시의 학벌효과가 계속 이어진다는 반론도 있다.
논문에서는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대학 입학 이전의 요인인 아버지의 학력과 대학 이전에 형성한 능력, 그리고 입학 후 요인인 대학교육과 네트워크 효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두가지 요인이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자들은 다만 "이같은 임금 격차를 설명하는 경로는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며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맺었다.
*그룹 1~5가 기본 분석에 사용, 1~10은 세분류
그룹1 (49개)
-1 (10개) 가야대학교, 광주대학교, 대불대학교, 동신대학교, 서남대학교, 우석대학교, 위덕대학교, 중부대학교, 초당대학교, 호원대학교
-2 (11개) 건양대학교, 경산대학교, 경주대학교, 관동대학교, 밀양대학교, 삼척대학교, 선문대학교, 영산대학교, 전주대학교, 한서대학교, 호남대학교
-3 (13개) 경남대학교, 경일대학교, 고신대학교, 대전대학교, 목원대학교, 상지대학교, 서원대학교, 세명대학교, 용인대학교, 원광대학교, 진주산업대학교, 천안대학교, 평택대학교
-4 (15개) 강릉대학교, 군산대학교, 남서울대학교, 대구대학교,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목포대학교, 배제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순천대학교, 순천향대학교, 여수대학교, 충주대학교, 한라대학교, 협성대학교, 호서대학교
그룹2 (29개)
-5 (15개) 건국대학교 충주캠퍼스, 경성대학교,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진대학교, 동서대학교, 동의대학교,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신라대학교, 안동대학교, 청주대학교, 한남대학교, 한림대학교, 한신대학교
-6 (14개) 강남대학교, 경상대학교, 계명대학교, 공주대학교, 금오공과대학교, 동명정보대학교, 삼육대학교, 수원대학교, 안양대학교, 울산대학교, 인제대학교, 조선대학교, 한밭대학교, 홍익대학교 조치원캠퍼스
그룹 3 (33개)
-7 (17개) 강원대학교,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경원대학교,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동아대학교, 명지대학교 용인캠퍼스, 서울산업대학교,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영남대학교, 전북대학교,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창원대학교, 총신대학교, 충북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용인캠퍼스, 한성대학교
-8 (16개) 가톨릭대학교,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 광운대학교, 국민대학교, 단국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 명지대학교, 부경대학교, 상명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인천대학교, 전남대학교, 청주교육대학교, 충남대학교, 한국해양대학교
그룹 4 (16개)
-9 (16개) 건국대학교, 경북대학교, 경희대학교, 공주교육대학교, 동국대학교, 부산대학교, 세종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숭실대학교, 인천교육대학교, 인하대학교, 전주교육대학교, 진주교육대학교, 춘천교육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홍익대학교
그룹 5 (16개)
-10 (16개) 고려대학교, 광주교육대학교, 부산교육대학교, 서강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서울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아주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양대학교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대학 이름의 앞글자를 딴 이 순서는 고등학생들 사이에선 주기율표 이상으로 익숙하다는 일종의 대학 서열표다. 서열 줄세우기가 활발한 만큼 한 단계라도 더 좋은 대학에 가기위한 입시 경쟁도 치열하다. 어느 대학을 가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출신대학이 큰 의미를 지닌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같은 통념이 실제 임금 격차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과 서울대 경제학부 박사과정 이지영 씨가 함께 쓴 논문에서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대학 서열에 따라 최대 50%까지 임금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벌 따라 최대 50% 임금 격차
11일 한국경제학회 학술지 경제학연구 2023년 2호에 게재된 논문 '대학서열과 생애임금격차'에 따르면 대학 서열 최상위 그룹 졸업자들은 최하위 그룹 졸업자들에 비해 평생 24.6% 많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노동패널 1998~2017년 자료를 이용해 출신 대학별로 생애임금을 추적한 결과다.논문에서 분류한 최상위 그룹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 16개 대학(전체 명단은 최하단 첨부)이다. 최하위 그룹에는 가야대 광주대 대불대 동신대 등 49개 대학이 포함됐다.
학과별 서열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인 1998~2000년 3년간의 대학 학과별 수능 점수를 활용해 그룹을 나눴다. 의학계열은 제외했고, 본교와 분교도 구분했다. 1980년대 초반 출생자에게 적합성이 높은 방식이라고 논문은 설명했다.
서울대 등 최상위 대학 졸업자들은 입사 시기인 25~29세부터 최하위 그룹 졸업자에 비해 24.61% 많은 임금을 받기 시작했다. 30~34세엔 33.64%, 35~39세엔 45.94%로 차이가 벌어지고 40~44세 구간에서 50.53%라는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50대 이후엔 10% 미만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상위 두번째 그룹도 이와 흐름이 유사했다. 이 그룹에는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등 소위 '건동홍' 대학이 포함돼있다. 이들은 25~29세 때 9.53%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40~44세 때 39.65%로 최대 격차를 기록한 후 50대 이후 격차가 크게 축소됐다. 55세 이후엔 오히려 역전현상도 나타났다.
○아버지 학력도 중요
대학 서열에 따라 일자리의 형태도 달랐다. 근속연수, 대기업 종사 확률, 임금근로자로 일할 확률 등을 살펴본 결과 상위그룹일수록 대기업에 입사해 임금근로자로 일할 확률이 높지만 50세 이후에는 이른 은퇴 등으로 대기업 종사 확률이 낮아지고, 임금 격차도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현상에 대한 설명으로는 두가지 가설이 제시된다. 대학서열이 인적자본의 차이를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말하자면 애초에 우수한 사람이 좋은 대학에 간다는 것이다. 반면 대학 입학 후 좋은 교육을 받은 영향과 노동시장의 경직성 때문에 입사 시의 학벌효과가 계속 이어진다는 반론도 있다.
논문에서는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대학 입학 이전의 요인인 아버지의 학력과 대학 이전에 형성한 능력, 그리고 입학 후 요인인 대학교육과 네트워크 효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두가지 요인이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자들은 다만 "이같은 임금 격차를 설명하는 경로는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며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맺었다.
○(참고) 대학 서열표
분석에 사용된 대학 서열 분류는 아래와 같다.*그룹 1~5가 기본 분석에 사용, 1~10은 세분류
그룹1 (49개)
-1 (10개) 가야대학교, 광주대학교, 대불대학교, 동신대학교, 서남대학교, 우석대학교, 위덕대학교, 중부대학교, 초당대학교, 호원대학교
-2 (11개) 건양대학교, 경산대학교, 경주대학교, 관동대학교, 밀양대학교, 삼척대학교, 선문대학교, 영산대학교, 전주대학교, 한서대학교, 호남대학교
-3 (13개) 경남대학교, 경일대학교, 고신대학교, 대전대학교, 목원대학교, 상지대학교, 서원대학교, 세명대학교, 용인대학교, 원광대학교, 진주산업대학교, 천안대학교, 평택대학교
-4 (15개) 강릉대학교, 군산대학교, 남서울대학교, 대구대학교,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목포대학교, 배제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순천대학교, 순천향대학교, 여수대학교, 충주대학교, 한라대학교, 협성대학교, 호서대학교
그룹2 (29개)
-5 (15개) 건국대학교 충주캠퍼스, 경성대학교,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진대학교, 동서대학교, 동의대학교,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신라대학교, 안동대학교, 청주대학교, 한남대학교, 한림대학교, 한신대학교
-6 (14개) 강남대학교, 경상대학교, 계명대학교, 공주대학교, 금오공과대학교, 동명정보대학교, 삼육대학교, 수원대학교, 안양대학교, 울산대학교, 인제대학교, 조선대학교, 한밭대학교, 홍익대학교 조치원캠퍼스
그룹 3 (33개)
-7 (17개) 강원대학교,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경원대학교,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동아대학교, 명지대학교 용인캠퍼스, 서울산업대학교,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영남대학교, 전북대학교,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창원대학교, 총신대학교, 충북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용인캠퍼스, 한성대학교
-8 (16개) 가톨릭대학교,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 광운대학교, 국민대학교, 단국대학교, 덕성여자대학교, 명지대학교, 부경대학교, 상명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인천대학교, 전남대학교, 청주교육대학교, 충남대학교, 한국해양대학교
그룹 4 (16개)
-9 (16개) 건국대학교, 경북대학교, 경희대학교, 공주교육대학교, 동국대학교, 부산대학교, 세종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숭실대학교, 인천교육대학교, 인하대학교, 전주교육대학교, 진주교육대학교, 춘천교육대학교, 한국항공대학교, 홍익대학교
그룹 5 (16개)
-10 (16개) 고려대학교, 광주교육대학교, 부산교육대학교, 서강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서울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아주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양대학교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