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은의 글로벌富'는 부(富)를 이루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전 세계 자산가들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사진=시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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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동산 업계의 '큰 누님'으로 불리는 우야쥔(吳亞軍·59)의 재산이 하루 1조4000억원 넘게 불었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24일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다음날부터 우야진이 이끄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룽후(龍湖·롱포·Longfor) 그룹 주가가 수직 상승하면서다.

룽후그룹 주가는 27일 홍콩 증시에서 전날보다 5.24% 오른 18.88홍콩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4일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다음 날 이 회사 주가는 하루 25.5% 뛰었다. 이날까지 사흘간 상승률은 28%에 육박한다.

이에 힘입어 룽후그룹 지분 40%를 보유한 우야쥔 회장의 재산도 크게 뛰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날 우 회장의 지분 가치는 25일 하루 새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 늘었다.

포브스 집계 기준 우야쥔의 재산은 26일(현지시간) 현재 91억달러(약 11조7000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 순위로는 238위다.

중국 공산당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앙정치국 회의를 지난 24일 열고 "부동산시장의 수급관계에서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 부동산 정책을 적시에 조정하고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진핑 국가 주석이 여러 차례 언급해 온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빠졌다.

노무라 증권의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최고위급 경제 회의에서 '주택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부동산 투기 과열 위험이 진정됐으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중앙정치국 회의 이후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주가가 대부분 반등했는데 룽후그룹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룽후그룹은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처럼 무리한 부채를 일으켜 사업을 확장하지 않았다. 이에 최근 몇 년 간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로 헝다나 완다 등 대형 업체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동산 개발 업체의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소재 투자은행인 샹송 앤코의 션멍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이 중국의 정책에 대한 큰 희망을 품고 있다"며 "그러나 침체된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활성화하고 부족한 수요를 확대하는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지침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우야쥔은 1984년 시베이공업대를 졸업한 후 충칭의 한 국영 측정기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4년 후엔 중국의 관영 매체인 중국스룽바오에 입사해 기자생활을 했다. 그는 건설부동산부에서 기자생활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1993년 룽후그룹의 전신인 충칭자전의 회장을 맡으며 사업가로 변신했다.

룽후그룹은 2009년 홍콩 증시에 상장하며 우야진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중국 여성 최고 부호 자리에 오른 그는 2012년 11월 이혼하면서 160억 위안(약 2조8600억원) 이상의 재산을 남편에게 분할했고, 중국 여성 부호 순위 2위로 밀렸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