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좨송합니다" 사장님 댓글 '반전'…재주문율 뛰었다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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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좨송하다'의 파워
사장님의 '친절 댓글' 재주문율 6.5배
배민 등 배달앱이 음식점 빈부 격차 줄인다
적은 광고비로 매출 증가 효과
배달플랫폼 활용하면 월평균 193만원 매출 올라
사장님의 '친절 댓글' 재주문율 6.5배
배민 등 배달앱이 음식점 빈부 격차 줄인다
적은 광고비로 매출 증가 효과
배달플랫폼 활용하면 월평균 193만원 매출 올라
‘좨송합니다’. 서울 동작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노부부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달린 혹평 리뷰에 일일이 사과하며 사용한 이 말이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주인장의 진심이 전해지면서 분식집 앞에 화환이 쇄도할 정도다.
이 장면은 2010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출시 이후 배달앱이 음식 자영업의 세계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 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구전 효과의 중요성이다. 30일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모든 리뷰에 ‘사장님’이 댓글을 달며 고객과 소통하는 가게는 오픈 1개월차에 비해 4개월차의 재주문율이 6.5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의 등장은 외식업계의 마케팅·광고 방식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전단지를 뿌리고 쿠폰북을 만들어 배포하는 아날로그 방식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온라인 광고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비대면 음식 주문으로 전환 속도가 빠를수록 ‘친절’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배민외식트렌드에 따르면 특히 음식점 주인이 자필로 적은 감사 메모를 보낸 경우 재주문 확률이 높았다. 이용자의 64.3%가 다시 주문하고 싶어진다고 응답했다.
배달앱이 대형 프랜차이즈의 위세에 눌려 있는 영세 독립 음식점들에 활로가 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한국경제학회에 발표된 논문 ‘누가 음식 배달 플랫폼의 수혜를 받는가: 외식 매출에 대한 플랫폼의 이질적 영향’에 따르면 음식점이 배달플랫폼 이용 시 음식점당 월 매출액이 약 193만1556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제학회는 배달앱의 효용성이 소규모 음식점에 더 크다고 분석했다. 1분위 소규모 음식점의 매출액 증가율은 97.6%로, 10분위 대규모 음식점의 매출액 증가율(8.6%)에 비해 약 11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비는 평균 27%(일반 ‘배달’, 치킨·피자·중식 등 기존 배달 업종 기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전에 비해 광고비는 줄이고 매출 증대 효과는 극대화한 것이다.
유튜브에서 '1인배달 전문점 혼자서 일 매출 100만 찍는 고등학생' 영상이 200만 클릭으로 화제를 모은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 학생은 학업과 배달 전문 가게를 병행하며 일 매출 100만원, 월 1000만 원을 달성했다. 배달앱 관계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본인이 세운 전략에 따라 누구든 외식업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식업 경력 12년차로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상권에서 50석 규모의 한식주점 ‘만경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조용환씨는 코로나19로 사실상 홀 영업이 어려웠던 2021년에 재빨리 배달 장사로 전환해 기사회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조 사장은 “장사가 너무 안 돼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실한 마음으로 배달앱을 시작했다”며 “과거 하루 두세 건이던 배달주문이 현재 평일 40여 건, 주말에는 100건까지 들어온다”고 말했다.
2019년 말 배달의민족 연간 주문수는 4억 건, 입점 가게는 14만 개 수준이었으나, 지난 2022년 말 기준 주문수는 연간 11.1억 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입점가게는 31만여 개로 2배 증가했다.
배달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등장한 후 배달원 고용 등 과거 배달에 소요되는 고정비 부담으로 배달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없었던 다수 음식점들이 배달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온라인 광고와 배달의 외주화를 통해 조리에만 집중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영업형태를 갖출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이 장면은 2010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출시 이후 배달앱이 음식 자영업의 세계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 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구전 효과의 중요성이다. 30일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모든 리뷰에 ‘사장님’이 댓글을 달며 고객과 소통하는 가게는 오픈 1개월차에 비해 4개월차의 재주문율이 6.5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 13년이 바꾼 음식점 디지털 마케팅
배민 등장 이후 13년, IT(정보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누군가에겐 위기였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가 됐다. 매장 판매에만 몰두하던 식당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한 식당들은 거꾸로 큰 기회를 맞을 수 있었다.배달앱의 등장은 외식업계의 마케팅·광고 방식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전단지를 뿌리고 쿠폰북을 만들어 배포하는 아날로그 방식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온라인 광고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비대면 음식 주문으로 전환 속도가 빠를수록 ‘친절’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배민외식트렌드에 따르면 특히 음식점 주인이 자필로 적은 감사 메모를 보낸 경우 재주문 확률이 높았다. 이용자의 64.3%가 다시 주문하고 싶어진다고 응답했다.
배달앱이 대형 프랜차이즈의 위세에 눌려 있는 영세 독립 음식점들에 활로가 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월 한국경제학회에 발표된 논문 ‘누가 음식 배달 플랫폼의 수혜를 받는가: 외식 매출에 대한 플랫폼의 이질적 영향’에 따르면 음식점이 배달플랫폼 이용 시 음식점당 월 매출액이 약 193만1556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제학회는 배달앱의 효용성이 소규모 음식점에 더 크다고 분석했다. 1분위 소규모 음식점의 매출액 증가율은 97.6%로, 10분위 대규모 음식점의 매출액 증가율(8.6%)에 비해 약 11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 점포일수록 배달앱 이용 효과 높아
소규모 음식점일수록 배달앱의 효용성이 큰 것은 디지털 구전의 힘 덕분이다. 입소문만 잘 나면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도 매출이 확 뛴다는 의미다. 경희대학교 산하 연구기관인 H&T애널리스틱센터와 비즈니스 분석 기업 ㈜베타브레인에서 연구·발표한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의 사회적기여 측정’을 보면, 배민에 입점한 식당들의 매출은 입점 전에 비해 평균 27.4% 늘었다.광고비는 평균 27%(일반 ‘배달’, 치킨·피자·중식 등 기존 배달 업종 기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전에 비해 광고비는 줄이고 매출 증대 효과는 극대화한 것이다.
유튜브에서 '1인배달 전문점 혼자서 일 매출 100만 찍는 고등학생' 영상이 200만 클릭으로 화제를 모은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 학생은 학업과 배달 전문 가게를 병행하며 일 매출 100만원, 월 1000만 원을 달성했다. 배달앱 관계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본인이 세운 전략에 따라 누구든 외식업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식업 경력 12년차로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상권에서 50석 규모의 한식주점 ‘만경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조용환씨는 코로나19로 사실상 홀 영업이 어려웠던 2021년에 재빨리 배달 장사로 전환해 기사회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조 사장은 “장사가 너무 안 돼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실한 마음으로 배달앱을 시작했다”며 “과거 하루 두세 건이던 배달주문이 현재 평일 40여 건, 주말에는 100건까지 들어온다”고 말했다.
2019년 말 배달의민족 연간 주문수는 4억 건, 입점 가게는 14만 개 수준이었으나, 지난 2022년 말 기준 주문수는 연간 11.1억 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입점가게는 31만여 개로 2배 증가했다.
배달앱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등장한 후 배달원 고용 등 과거 배달에 소요되는 고정비 부담으로 배달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없었던 다수 음식점들이 배달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온라인 광고와 배달의 외주화를 통해 조리에만 집중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영업형태를 갖출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