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는 액화수소선"…K조선, 기술표준 선점 속도
조선업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액화수소 운반선의 핵심인 화물창 기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수소가 탄소중립 시대의 필수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며 각국에서 수소 운반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서다. 액화수소 화물창은 수소를 영하 250도로 액화해 부피를 줄인 뒤 선박에 보관하는 설비다.

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 GTT는 일본선급으로부터 지난 25일 대형 수소운반선용 화물창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받았다. AIP는 개발 초기 단계에 기술적합성, 안정성 등을 인정받는 절차다. 지난해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AIP를 받은 뒤, 기술을 또 인증받았다. AIP를 받은 이후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 1~2년이다. 다만 액화수소 화물창은 새로 개발하는 설비인 만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GTT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화물창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한국 조선사들로부터 LNG선 한 척당 매출의 5%를 수수료로 떼가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LNG 화물창 기술에선 GTT에 열세였지만, 미래 선박인 액화수소 운반선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GTT 의존도를 낮추면 수익성이 높아지는 데다 국내 조선 기자재 업체도 방벽, 보랭재 등 관련 부품을 제조할 수 있어 낙수 효과가 크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부터 미국선급협회, 유럽 산학연 14개 기관과 컨소시엄으로 대형 액화수소 화물창(16만㎥급)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27년 이 화물창을 상용화하기 위해 인증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중형 규모의 액화수소 화물창도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영국선급인 로이드로부터 액화수소 화물창에 대한 AIP를 받았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