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엠반도체, 전기차 BMS 시장 도전

강소기업 탐구

나혁휘 대표 신사업 비전
"BMS, 배터리 폭발 위험 줄여
연내 기술개발 모두 끝낼 것"

2차전지 보호회로 부문 강자
북미 로봇업체에 부품 공급도
"2025년 매출 1조 달성 주력"

나혁휘 아이티엠반도체 대표가 31일 충북 청주 본사에서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청주=최형창 기자

“전기차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 개발을 연내 마치고 내년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2차전지 보호회로가 주력 사업인 아이티엠반도체의 나혁휘 대표는 “전기차 신사업이 곧 가시화된다”며 31일 이같이 밝혔다. 전기차용 BMS는 선제적으로 전압과 전류 등을 조절해 배터리 폭발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체계다.

아이티엠반도체가 생산하는 2차전지 보호회로는 세계 ‘빅2’ 스마트폰과 이어폰, 무선청소기 등에 장착된다. 이 기술력을 응용해 내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각오다. 다양한 기업이 2차전지 신사업에 진출하는 가운데 아이티엠반도체는 2000년부터 2차전지 한 우물을 파온 기업이라는 점이 다르다는 평가다.

효성 출신인 나 대표는 2차전지 산업의 미래를 밝게 보고 1999년 회사를 나와 창업했다. 그는 “당시에도 미래 산업이라고 해서 주요 대기업이 전부 뛰어들었지만 성과를 내기 어려워 대부분 철수했다”며 “그때 배터리뿐 아니라 폭발 방지용 보호회로도 일본에서 수입했는데, 2000년에 창업한 뒤 보호회로를 국산화해 가격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현재 나이스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상태지만 나 대표가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2차전지 보호회로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인 아이티엠반도체 기술력의 핵심은 ‘경박단소(輕薄短小)’다. 가벼우면서 얇고 작다는 의미로, 이를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가 기술력을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아이티엠반도체는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반도체 칩 하나로 2차전지 BMS를 구현했다.

나 대표는 “기존 보호회로는 개방형인 데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컸는데 아이티엠반도체가 ‘원칩화’에 성공해 크기를 반으로 줄이고 칩을 밀봉해 탁월한 방수기능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2차전지 보호회로 기술력을 토대로 로봇 사업과 전자담배 기기 등 새 먹거리를 확보했다. 로봇 사업은 지난 5월 로봇 개 생산에 참여하며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나 대표는 “3년 전부터 로봇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기회가 닿아 북미 최대 로봇 생산업체와 손을 잡았다”며 “로봇의 파워 구동 모듈 핵심 부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연간 3억 개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전자담배 기기는 확실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2월부터 KT&G의 전자담배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용되는 카트리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규 전자담배 기기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양산해 공급하며 꾸준히 실적을 올리고 있다.

줄곧 성장해온 아이티엠반도체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중국 봉쇄 등의 여파로 최근 3년 실적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은 약 6334억원으로 역대 최고였지만 161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나 대표는 “보호회로 수요가 회복하고 있고 2차전지, 로봇, 전자담배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2년 후엔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청주=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