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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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분 ‘명품 열풍’의 상징이던 백화점 ‘오픈런’(개점 전부터 줄을 서는 행위)이 경기 둔화 등으로 점차 사라짐에 따라 명품 브랜드들이 쇼핑 편의를 위해 도입한 개점 전 사전 등록제 등을 속속 폐지하고 있다. ‘롤렉스’에 이어 ‘샤넬’도 이달 초 사전 등록 제도를 없앴다.

31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지난 3일 국내 백화점들에 ‘개점 전 대기 등록 제도를 7월 10일부터 한시적으로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사전 대기 등록 제도는 백화점 개장 전부터 매장 앞에서 대기하는 고객들에게 대기번호를 주고, 개장 후 이들이 순서대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오픈런이 일상화하자 고객들의 줄서기 불편을 줄이기 위해 2020년 도입한 제도다.

이에 따라 백화점 명품 매장에선 개장 전 방문한 쇼핑객에게 대기번호를 부여하는 게 사라지고, 오픈 후 도착 순서대로 입장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다만 공문에 ‘한시적 중단’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만큼 오픈런 행렬이 길어질 경우 이 제도가 부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샤넬에 앞서 롤렉스도 7월 초 대기 제도를 없앴다. 롤렉스는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이 이런 조처를 하는 건 올해 들어 명품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예전에는 개장 전에 100명, 200명씩 줄을 서는 날이 많았는데, 요즘엔 그런 날이 거의 없다”며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때 뜨거웠던 명품 열기가 식었고, 오픈런 행렬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명품 가격이 감내하기 힘든 수준으로 오른 게 수요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지윤/이미경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