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한달새 16% 급등…1년 반만에 최대 상승 [오늘의 유가]
WTI, 3거래일째 상승
4월 이후 최고치 경신
브렌트유도 7월 14% 올라


미국 원유의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7월 한 달간 16% 급등했다. 월간 상승률 기준으로 1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장보다 1.51%(1.22달러) 오른 배럴당 81.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3거래일 연속 올라 배럴당 81달러를 돌파, 지난 4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WTI 가격은 7월 한 달간에만 15.8%(11.16달러) 상승했다. 월간 기준 2022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국제 유가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WTI의 두 달 간 상승률은 20.14%에 달한다.

글로벌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9월물 가격이 0.7%(57센트) 오른 배럴당 85.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7월 한 달간 14.02% 상승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주간 기준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2분기 들어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상승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크게 완화되고 있다. 경기가 좋으면 통상 원유 수요가 늘어나고 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반면 산유국의 감산이 이어지며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7~8월 단행했던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9월까지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우디는 국제유가를 80달러 이상으로 떠받치길 원하고 있다. 8월엔 러시아도 보조를 맞춰 원유 생산량을 50만배럴 줄이기로 했다.
WTI 한달새 16% 급등…1년 반만에 최대 상승 [오늘의 유가]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글로벌 리서치를 담당하는 로비 프레이저는 "전 세계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에 대응해 미국이 공급을 확대하길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 생산자들이 서두르지 않고 있다"며 "많은 소비 지표와 여론조사가 경제 상황의 개선을 보여주고 있고, 이는 휘발유 및 제트 원료 등의 수요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기대를 밑돌고 있어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78만6000배럴 감소한 2억176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추정치인 170만배럴 감소보다 더 적게 줄어든 것이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수주 내 휘발유 재고 감소세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유가가 배럴당 80달러~83달러에 있는 올해 저항선을 넘어서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