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출렁이는 시장…월가는 "걱정말라" [나수지의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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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 미국주식나이트리포트
오늘 미국 개장 상황 체크포인트
오늘 미국 개장 상황 체크포인트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휘청이는 증시
2일(현지시간) 미국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출발했습니다. 전일 장마감 후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한단계 내린 AA+로 조정한 영향이 컸습니다. 피티는 "앞으로 3년간 미국 재정 악화가 예상된다"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습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는 지난해 3.7%에서 올해 6.3%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게 피치의 전망입니다. 코로나 이후 미국 정부가 씀씀이를 크게 늘렸지만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감세 등이 이어지면서 세수는 늘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쓸 돈이 부족하니 국채를 찍어 시장에서 돈을 많이 빌렸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피치의 지적입니다. 20년동안 이어진 부채한도 상향 갈등도 문제로 짚었습니다. 단순히 미국 정부가 빚이 많은게 문제가 아니라 국가 거버넌스에 문제가 있다는겁니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건 2011년 8월 이후 12년만입니다. 당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떨어트렸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 지출이 늘면서 부채가 늘어난 점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당시 신용등급 강등 전후로 미국 S&P500 주가는 2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피치의 '기습' 강등에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은 자의적이며 구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있다"고 맞섰습니다. 월가의 시장전문가들도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걸로 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신용등급 강등 이후에도 대규모 국채 매도는 없을걸로 봤습니다. 기관들의 투자규정에는 미국 국채 투자에서 신용등급 관련 내용은 대부분 없다는겁니다. 신용등급이 내려갔다고 해도 기계적인 매도는 나오지 않을거라는 얘깁니다. 웰스파고 역시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2011년만큼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걸로 봤습니다. 2011년은 이미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었고, 유럽의 재정위기 등 다양한 대외변수 때문에 시장이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미국 경기가 튼튼한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는겁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 국채에 대한 신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마크 모비우스 모미우스캐피탈 회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비중을 축소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신흥국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 날 오전 하락폭을 계속 키웠습니다. 5개월 연속 랠리가 지속된데다, 3 4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가 계속 내려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게 시장의 불안감에 불을 지폈습니다.
여전히 뜨거운 미국 노동시장
이 날 오전에는 7월 ADP 비농업 고용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지난달 새롭게 추가된 일자리는 32만4000개로 전월의 45만5000건보다는 적었지만, 전망치인 18만9000건은 크게 웃돌았습니다. 계속된 고강도 긴축에도 노동시장은 아직 뜨겁다는 것을 뒷받침할만한 지표였습니다. 특히 서비스 관련 일자리가 30만4000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다만 긍정적으로 볼만한 지표도 있었습니다. 임금상승폭은 둔화했습니다. 7월 ADP 비농업 일자리 임금 상승률은 6.2%로 2021년 11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적었습니다. 고용시장은 탄탄하지만 임금 상승률은 진정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시장은 4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고용보고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