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용 반도체 희소성 높아지자…'엔비디아 반도체' 담보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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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클라우드 스타트업 코어위브가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담보 삼아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올 들어 AI용 반도체가 품귀현상을 빚게 되자 이를 고액 자산처럼 활용한 것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코어위브는 마그네타 캐피털, 블랙스톤, 블랙록, 핌코 등으로부터 23억달러를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투자기관에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엔비디아의 AI용 반도체인 H100을 담보로 설정했다.
반도체 재고가 부동산과 지분 증권과 같은 자산으로 활용된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AI용 반도체가 지닌 위상과 AI열풍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마이클 인트레이터 코어위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얼마나 많은 반도체를 담보로 설정하고, 감가상각 일정과 보상 등에 대해 투자자들과 논의했다"며 "자산을 담보로 차입하는 것은 회사채 시장에 접근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설립된 코어위브는 당초 암호화폐 채굴에 주력했다. 이를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을 개발했다. 대량 확보한 GPU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하며 기업가치를 키웠다. AI, 머신러닝, 시각효과·렌더링 등의 서비스를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기업이 확장하면서 빅테크의 관심도 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 코어위브에 향후 수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엔비디아가 코어위브의 투자 라운딩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엔비디아는 코어위브와 지난달 파트너십을 맺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등을 코어위브에 우선 제공하겠다는 게 골자다. 아마존, MS 등이 자체적으로 AI용 반도체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데 따른 대응이다. 반사이익을 본 코어위브는 안정적으로 반도체를 수급할 수 있게 됐다.
코어위브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데이터 센터를 증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GPU를 더 주문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지어질 16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용 데이터 센터에 이어 연말까지 미국 내에서 14개를 더 신축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