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근한 노동시장 보여준 7월 고용보고서

식어가는 노동시장…시장은 다시 '환호' [나수지의 미나리]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을 보여줬습니다. 7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보다 18만7000건 늘었습니다. 월가 예상치인 20만건을 밑돈 수치입니다. 그간 시장에서는 7월 신규 일자리가 예상치인 20만건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주 초반 발표된 ADP 고용 보고서에서 신규 일자리 개수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7월 신규 일자리는 예상치를 하회했고, 전월인 6월 신규 일자리도 기존 20만9000건에서 18만5000건으로, 5월 비농업 일자리도 30만6000건에서 28만1000건으로 수정 보고됐습니다. 지나고 보니 6월과 7월 두 달 연속 비농업 신규 일자리가 20만건아래로 떨어졌던 겁니다.
식어가는 노동시장…시장은 다시 '환호' [나수지의 미나리]
다만 시장의 걱정을 살만한 수치도 나왔습니다.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월대비 0.4%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상치인 0.3%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전년 대비로 시간당 임금을 따지면 4.4% 올랐습니다. 예상치인 4.2%를 넘었습니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도의 수준을 시장에서는 3.5%정도로 봅니다. 아직 미국의 임금상승률이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마존 실적에 환호하는 시장

전일 장 마감 후에는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두 기업 모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엇갈렸습니다. 애플은 2분기 주당순이익(EPS)을 1.26달러로 발표했습니다. 월가 예상치인 1.19달러보다 높습니다. 매출 역시 예상치인 817억달러를 넘어선 818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전분기보다 매출이 2% 줄어들면서 3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애플은 2020년 코로나 이후 실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앞으로의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도 회사의 공식적인 실적 가이던스는 없었습니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애플에 부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이 날 애플 주가는 장중 한 때 4%이상 떨어졌습니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가 전분기 대비 2%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맥 매출은 7%, 아이패드 매출은 20% 떨어지면서 경기침체로 인한 하드웨어 제품 판매가 부진했습니다.

반면 서비스 부문은 성장이 가팔랐습니다. 구독 보증 뮤직 애플페이 등 사업부가 포함된 서비스부문은 지난분기 대비 매출이 8% 성장했습니다. 애플의 사업부문 가운데 하드웨어부문의 매출총이익은 35.4%, 서비스 부문의 매출총이익은 70.5%입니다. 애플은 이 점을 근거로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부문의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더 많은 고객을 애플의 서비스로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마존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분기 아마존 주당순이익(EPS)은 0.65달러로 전망치인 0.35달러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아마존은 호실적을 발표한 배경으로 비용절감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실적이 저조한 사업부를 축소하고, 2만7000여명을 해고하면서 비용이 크게 줄었다는겁니다. 장사도 잘 했습니다. 클라우드 사업부문인 AWS의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AWS 부문 영업이익은 아마존 전체의 70%를 차지합니다. 이 날 시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클라우드 부문 실적 호조에 긍정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아마존 주가는 이 날 장중 한 때 9%이상 올랐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