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앞으로의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23일(현지시간) 회계연도 2분기(5∼7월) 135억1000달러의 매출과 주당 2.70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이 16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또한 시장의 예상치 126억 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정규장에서도 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엔비디아의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500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1000달러에 이를 것이란 예상도 내놓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컨설턴트 피터 코핸 또한 이날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엔비디아의 주가가 1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빠르게 성장하는 (AI와 같은) 대규모 산업을 타깃으로 하며 계속해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때 엔비디아는 미국의 반도체 및 관련 장비를 중심으로 한 대중국 무역 규제로 인해 분기별 매출에서 4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용 칩 판매량 중 약 20~25%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날 실적발표에서 엔비디아의 재무 책임자인 콜레트 크레스는 회사가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 제한에 즉시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의 강점을 감안할 때 데이터 센터 GPU에 대한 (중국 관련) 추가 수출 제한이 채택될 경우에도 재무상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가는 엔비디아가 2024 회계연도에 445억 4000만 달러의 매출에 주당 8.29달러의 수익을 예상한다. 2023 회계연도의 269억 7000만 달러보다 71% 증가한 수치다. 이 중 324억 1000만 달러가 데이터센터 매출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적 발표 직후 로페즈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마리벨 로페즈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클라우드 회사가 AI 서비스를 판매하는 동안 엔비디아는 매출과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눈에 띄는 둔화 없이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는 24~26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예정된 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긴축 기조와 관련한 강경한 발언을 해도 엔비디아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Fed의 강경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올해 남은 기간 기술 랠리를 이어갈 엔진의 연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다니엘 모건은 엔비디아가 “엔비디아가 반도체 관련 전체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