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와 동반 침체 빠진 알루미늄…"2025년까지 안오를 것" [원자재 포커스]
알루미늄 가격이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세계 알루미늄의 절반 가까이를 소비하는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진 여파다. 동시에 중국 전력난이 해소되면서 알루미늄 생산량도 이전 수준을 대부분 회복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12% 하락한 톤(t)당 215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10일 이후 최저가다. 알루미늄 가격은 1달 새 2.62%, 전년 대비 13.58% 하락했다.
런던금속거래소 연간 알루미늄 가격 추이.  /인베스팅닷컴
런던금속거래소 연간 알루미늄 가격 추이. /인베스팅닷컴
알루미늄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중국 경기 부진과 글로벌 성장동력의 약화가 거론된다. 알루미늄은 건설 현장과 제조 공장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금속 중 하나다. 그런데 전 세계 알루미늄 소비량의 40~5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발생한 부동산 위기로 인해 신규 개발이 멈춰서자 알루미늄 수요도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중국 제조업이 부진한 영향도 컸다.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공업부문 기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5561억위안(약 101조1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광업은 21.0%, 제조업은 18.4% 줄어들며 이익 하락을 주도했다. 조사는 주력사업 연간 매출액이 2000만 위안 이상인 대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개발하고 있는 톈진의 지난 18일 주상복합 건물 건설 현장  /로이터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개발하고 있는 톈진의 지난 18일 주상복합 건물 건설 현장 /로이터
한풀 꺾인 중국의 폭염·가뭄도 알루미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지 중 하나인 원난성은 올해 초부터 가뭄이 들어 수력 발전량이 크게 줄었다. 이에 지난 3월부터 알루미늄 제련업체의 생산량을 일부 제한했다. 6월까지 지속된 전력난은 지난달 내린 폭우로 크게 개선됐다. 이날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원난성 주요 알루미늄 공장들이 생산을 재개하고 있으며 8월 말까지 약 49만t의 알루미늄을 생산할 계획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알루미늄 가격이 전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피치솔루션스의 BMI리서치는 "중국 본토의 원자재 집약적 부문의 더딘 회복과 글로벌 수요 전망이 최근 몇 달 동안 가격에 압력을 가했으며, 이는 2023년 남은 기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MI리서치는 올해 알루미늄 평균 가격 전망치를 t당 2500달러에서 2300달러에서 하향 조정했다. ING그룹의 ING싱크 연구소는 "유럽에서 알루미늄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만큼 2025년 전까지 획기적으로 알루미늄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경제와 동반 침체 빠진 알루미늄…"2025년까지 안오를 것" [원자재 포커스]
알루미늄 가격을 뒤흔들 대형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로 중국의 인도네시아 알루미늄 채굴 산업 진출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광산을 신속하게 장악했듯, 알루미늄 산업도 자국 공급망으로 편입하겠다는 획이다.

광물·금속 전문매체인 메탈마이너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총 1000만t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원난성의 불안정한 전력 수급 등 자국 알루미늄 생산능력이 한계치에 도달했기 때문에 보크사이트, 니켈, 구리 등 알루미늄 원료가 풍부한 인도네시아를 또 다른 생산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알루미늄 원료인 보크사이트 수출을 금지하는 등의 영향도 작용했다.

지난 6월 산동난산알루미늄은 인도네시아 빈탄섬에 연간 생산량 25만t 규모의 산화알루미늄 제련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정부가 화봉(华峰)그룹의 연간 200만t 규모의 산화알루미늄 정제소 건설을 승인하기도 했다. 화봉그룹은 이 정제소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2025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