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길 열렸다…비트코인 7% 급등 [나수지의 뉴욕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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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그레이스케일과의 소송서 패배
항소 않으면 사실상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항소 않으면 사실상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비트코인 현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길이 열렸다. 미국 연방법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을 기각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상장을 재검토해야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비트코인은 장중 7%가까이 급등했다.
네오미 라오 판사는 "SEC가 유사한 상품(비트코인 선물 ETF)과 비트코인 현물 ETF의 다른 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며 "그레이스케일의 상장 신청을 거부한 것은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은 받아들이면서도 현물 ETF 상장만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판결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7% 이상 급등했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폐쇄형 사모펀드인 GBTC는 그간 거래 불편성, 폐쇄성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보다 20~30% 낮게 거래됐지만, 그레이스케일의 승소 소식이 알려진 직후 18% 가까이 급등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자금이 들어오면 ETF 자산운용사는 그만큼의 비트코인을 매수해서 보관해야한다. 때문에 시장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2004년 금 현물 ETF인 GLD가 최초로 상장하면서 금 투자 기반이 넓어지고, 이후 금가격이 꾸준히 우상향해 4배 이상올랐는데, 코인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코인 상승론자의 논리다.
그레이스케일 외에도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TF 브랜드 아이셰어즈를 보유한 블랙록을 비롯해 피델리티 인베스코 글로벌X 등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해 둔 상태다. 한 이사는 "블랙록을 제외하면 과거에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했다가 반려당한 경험이 있는 운용사들"이라며 "SEC가 자산운용사간 순서를 두지 않고 한 번에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
새롭게 알려진 점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SEC가 그레이스케일이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부당하게 거부했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6월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폐쇄형 사모펀드인 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하는 신청서를 SEC에 제출했다. SEC는 비트코인 선물 ETF의 상장은 승인했지만,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ETF 상장 신청은 반려했다. 상장을 반려한 이유는 △ 비트코인 시세 조작 가능성 △ 코인 가격 산정의 어려움 △ 투자자 보호 취약성 등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레이스케일은 SEC의 상장 거부가 부당하다며 지난해 7월 소송을 제기했다.네오미 라오 판사는 "SEC가 유사한 상품(비트코인 선물 ETF)과 비트코인 현물 ETF의 다른 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며 "그레이스케일의 상장 신청을 거부한 것은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SEC가 비트코인 선물 ETF 상장은 받아들이면서도 현물 ETF 상장만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판결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7% 이상 급등했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폐쇄형 사모펀드인 GBTC는 그간 거래 불편성, 폐쇄성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보다 20~30% 낮게 거래됐지만, 그레이스케일의 승소 소식이 알려진 직후 18% 가까이 급등했다.
코인 현물ETF 상장이 중요한 이유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그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기다려왔다. 비트코인이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해 코인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다양한 코인 거래소 설립으로 코인 투자가 쉬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주식 채권 원자재 등 기존 자산군은 ETF를 통해 주식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데 반해 가상자산 투자는 코인 거래소에 별도로 계좌를 연결해야하는 등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하면 비트코인도 주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ETF를 통해 시장에서 매수할 수 있다. 코인 거래소의 신뢰도 문제 등으로 투자를 꺼렸던 기관투자가나 개인 자금이 추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비트코인 현물 ETF에 자금이 들어오면 ETF 자산운용사는 그만큼의 비트코인을 매수해서 보관해야한다. 때문에 시장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2004년 금 현물 ETF인 GLD가 최초로 상장하면서 금 투자 기반이 넓어지고, 이후 금가격이 꾸준히 우상향해 4배 이상올랐는데, 코인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코인 상승론자의 논리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SEC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인다면 그레이스케일이 제출한 비트코인 ETF 신청서류를 재검토 해야한다. 재검토 과정에서 상장을 승인할 수도 있고, 기존에 제시하지 않았던 다른 반려 이유를 내세울 수도 있다. 반면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SEC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법원의 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글로벌X 아시아전략담당 이사는 "SEC가 항소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보통 ETF를 상장할 때는 승인에서 상장까지 한 달 가량 걸리지만, 그레이스케일은 과거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절차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레이스케일 외에도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TF 브랜드 아이셰어즈를 보유한 블랙록을 비롯해 피델리티 인베스코 글로벌X 등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해 둔 상태다. 한 이사는 "블랙록을 제외하면 과거에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했다가 반려당한 경험이 있는 운용사들"이라며 "SEC가 자산운용사간 순서를 두지 않고 한 번에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