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 "세월호 정치적 이용했다면 출연 안해…자식 잃은 어머니 감정 이입에만 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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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개봉 '생일' 주연 맡은 전도연
“세월호 사건 유가족의 슬픔에 관한 이야기지만,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위로받고 힘을 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밀양’(2007)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46·사진)이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로 숨진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았다. 생일 모임에서 각자의 추억을 나누는 순간, 깊은 슬픔이 정화된다. 전도연은 ‘밀양’의 신애처럼 아들을 잃은 엄마 순남 역을 다시 해냈다. 25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전도연을 만났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세월호 영화’와 달라요. 사건의 내막을 다루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자극적일 것이라고 우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랬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거예요. 세월호 사건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어서 조심스러웠어요. 이 작품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세월호’라는 소재가 처음에는 무서워서 다가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시기적으로 지금이 맞는 것인지도 고민했다고 했다.
“‘밀양’의 신애 역 이후 자식을 잃은 엄마 역을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순남은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엄마예요. 남들과 아픔을 공유하지도 않고, 스스로 아들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인물이죠. 저는 감히 (유가족의 슬픔에) 다가간다거나 흉내내기보다는 시나리오에만 집중하려고 했어요.”
실제 아이 엄마이기도 한 전도연은 자신의 감정이 순남의 슬픔을 넘어서지 않도록 절제하는 데 신경 썼다.
“아이를 잃었을 때 엄마의 마음, 또 여자의 마음이 어떨지 너무나 잘 알겠더군요. 이것이 제가 느끼는 슬픔인지, 순남이 느끼는 감정인지 헷갈렸어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더 감정적으로 앞서나갈 수도 있을까봐 많이 검열하면서 연기했어요.”
신애를 연기할 때와 연기 자세도 달랐다고 한다. 순남 역을 할 때는 스스로 엄마이기 때문에 더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면, 신애 역을 할 때는 엄마의 감정을 몰랐기 때문에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유가족을 만나는 것도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거절했다. 그들은 앞으로 살아가야 하지만 적당한 위로의 말을 찾기 힘들었다고 했다.
“시사회 후 만난 유가족이 직접 수를 놓은 지갑을 주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해왔어요. 그때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밀양’(2007)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46·사진)이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에 출연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로 숨진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았다. 생일 모임에서 각자의 추억을 나누는 순간, 깊은 슬픔이 정화된다. 전도연은 ‘밀양’의 신애처럼 아들을 잃은 엄마 순남 역을 다시 해냈다. 25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전도연을 만났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세월호 영화’와 달라요. 사건의 내막을 다루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자극적일 것이라고 우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랬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거예요. 세월호 사건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어서 조심스러웠어요. 이 작품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세월호’라는 소재가 처음에는 무서워서 다가설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시기적으로 지금이 맞는 것인지도 고민했다고 했다.
“‘밀양’의 신애 역 이후 자식을 잃은 엄마 역을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순남은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엄마예요. 남들과 아픔을 공유하지도 않고, 스스로 아들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인물이죠. 저는 감히 (유가족의 슬픔에) 다가간다거나 흉내내기보다는 시나리오에만 집중하려고 했어요.”
실제 아이 엄마이기도 한 전도연은 자신의 감정이 순남의 슬픔을 넘어서지 않도록 절제하는 데 신경 썼다.
“아이를 잃었을 때 엄마의 마음, 또 여자의 마음이 어떨지 너무나 잘 알겠더군요. 이것이 제가 느끼는 슬픔인지, 순남이 느끼는 감정인지 헷갈렸어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제가 더 감정적으로 앞서나갈 수도 있을까봐 많이 검열하면서 연기했어요.”
신애를 연기할 때와 연기 자세도 달랐다고 한다. 순남 역을 할 때는 스스로 엄마이기 때문에 더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면, 신애 역을 할 때는 엄마의 감정을 몰랐기 때문에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유가족을 만나는 것도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거절했다. 그들은 앞으로 살아가야 하지만 적당한 위로의 말을 찾기 힘들었다고 했다.
“시사회 후 만난 유가족이 직접 수를 놓은 지갑을 주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해왔어요. 그때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