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정태원 대표 "호박죽 사주며 메간 폭스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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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간 폭스 마음 사로 잡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국뽕 오해 벗어 좋아"
직접 밝힌 촬영 뒷이야기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국뽕 오해 벗어 좋아"
직접 밝힌 촬영 뒷이야기
영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포화속으로', '인천상륙작전'을 잇는 한국전쟁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다. 평균 나이 17세, 훈련 기간 2주에 불과했지만 인천상륙작전 위장 전투를 벌이기 위해 경북 영덕 장사리 해안가로 향했던 772명의 학도병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태원 대표는 이들 작품을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와 드라마 '아이리스' 시리즈 등을 제작한 곳. '반지의 제왕' 등 800여 편이 넘는 외화를 수입하며 강력한 입지를 보유한 제작사로 꼽힌다. 연출자인 곽경택 감독과는 '사랑',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김태훈 감독과는 '아이리스' 시리즈를 함께했고,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서 학도병들을 이끄는 이명준 대위와 류태석 역의 김명민, 김인권 역시 '물괴'로 먼저 인연을 맺은 곳이다.
태원의 수장 정태원 대표는 제작보고회 등 행사 무대에 직접 올라 작품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인물이다. 홍보 뿐 아니라 캐스팅 및 기획 과정에서도 아이디어를 내고, 섭외에도 두 팔 걷고 나선다.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25일 개봉을 앞두고 정태원 대표에게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제작 뒷이야기를 들었다. ▲ 시사회 후 '포화속으로', '인천상륙작전'과 다르다는 평이 많다. 제작자로서 영화를 어떻게 보았나.
시사회 전에 이미 100번 넘게 영화를 본 거 같다. 이전과 달리 남북관계도 변화했고, 영화라는 게 시류에 맞춰야 하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같이 평양냉면을 공수해서 먹고, 대기업 총수들이 백두산을 방문했다. 여전히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간혹 경색되는 분위기를 만들긴 하지만 예전에 비해 전쟁의 위험과 걱정이 많이 없어진 거 같았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반전'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 '포화속으로' 차승원, '인천상륙작전' 이범수 등 인민군을 이끄는 대장도 등장하지 않는다.
곽경택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처음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시나리오가 만들어졌을 때와 지금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저 역시 이전 작품들에서 안보를 말하고 싶었던 건데, 그걸 강조하면 '국뽕', '신파'라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인천상륙작전'을 공부하면서 장사리 전투를 알게 됐고, 관련 다큐멘터리도 보게 됐다. 인천상륙작전과 장사리 전투가 하루 차이로 진행됐기에 기념 행사도 같은날 이뤄진다. 국방부 주요 인물들이 참석해 화려하고 성대하게 진행되는 인천상륙작전 기념 행사와 달리 장사리 전투는 전우들만 참석해 장사 해변에 세워진 비석에 찾아가더라. 그런 모습이 안타까웠고,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보수 정권 시절 '친정권 성향'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청와대와 끈이 있다"는 지라시도 들었다.(웃음)
전혀 그렇지 않다. 이번에도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같이 봐도 좋은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만든 거고. 왜 다들 '국뽕'을 폄하하고, 보수 정권과 결부시켜 매도하는지 모르겠다. '포화속으로'가 포항여중 사건을 다뤘다는 이유로 이명박 전 대통령 홍보 영화라고 하더라. 속상했다. '인천상륙작전' 역시 우리 역사에 중요한 사건 아닌가. 그런데 이념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엔 그렇게 치우치지 않는 방법을 곽경택 감독과 함께 많이 고민했고, 그래서 희생하는 학도병들의 모습에 포커스를 맞췄다.
▲ '인천상륙작전' 리암 니슨에 이어 이번엔 메간 폭스다. 할리우드 배우들을 직접 캐스팅했다고 하더라.
제가 미국 에이전시에 프로듀서로 소속이 돼 있는데, 리암 니슨, 메간 폭스 모두 같은 에이전시다. 리암 니슨이 맥아더 장군과 닮아 캐스팅한 것처럼 메간 폭스도 전설적인 종군 기자 마가렛 허긴스와 닮아서 시나리오를 전달하게 됐다. 메간 폭스도 섹시한 역할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고. 마가렛 하긴스는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도 받았던 유명 인물이었다. 원래 '포화속으로'를 찍을 때도 마가렛 허긴스를 모티브로 한 인물을 넣었는데 '친미' 지적을 받고 삭제됐다. 유명 배우를 쓰면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고, 메간 폭스와 함께 조지 이즈까지 캐스팅하게 됐다. ▲ 호박죽으로 메간 폭스를 캐스팅했다는 말도 있다.
메간 폭스를 미국에서 처음 만났을 때 한정식 집에 갔는데 코스로 나왔던 호박죽을 맛있게 먹더라. 자긴 처음 먹어보는 거라면서 다음에도 계속 찾기에 한인타운에 호박죽을 파는 곳을 수소문해서 보내줬다. 호박즙도 보내주고. 그걸 그렇게 좋아하더라.
▲ 메간 폭스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제작보고회에 참석부터 3박4일 일정에 예능 프로그램에 3개나 출연했더라. 꽉 찬 내한일정이었다.
메간 폭스가 착하다. 저도 그들에게 잘하고.(웃음) 배우 뿐 아니라 주변 스태프들에게도 잘한다. 예전에 미국에서 생활했던 적도 있어서 그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제가 하는 부탁이라고 하면 들어주는 분위기였다. 사실 몇몇 스케줄은 미리 협의되지 않았다. 할리우드 배우들은 그런 돌발 상황을 굉장히 꺼려하는데, 메간 폭스는 다 들어줬다. 고맙다. 이번에 미국에서 개봉하게 되면 다같이 보기로 했다. ▲ 사단이라고 불릴 만큼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는 계속 이어가는 것 같다. 김명민, 김인권 배우도 지난해 선보인 '물괴'에 출연했었고.
친해서 같이 하는 건 아니다. 맞아야 하는 거다. 이명준 대위도 김명민 배우와 딱 맞았던 역할이었고. 김인권 배우도 류태석이란 역할을 정말 잘 살려줬다. 제작하는 입장에서 두 사람이 함께 연이어 나오는 게 걱정이 안 된 것은 아니었지만, 워낙 다르게 잘 연기해주더라. 반응도 좋고.
▲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이 이전까지 태원에서 선보인 전쟁 영화와 다른 분위기이기 때문에 '연출자들과 갈등이 있었던 건 아닌가'라는 반응도 있었다. 제작자와 연출자는 항상 대립한다고 하는데, 다툰 적은 없었나.
싸웠다기 보단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개인적인 취향인데, 저는 인서트나 클로즈업 하는 화면을 좋아한다. 그런데 곽경택 감독은 그렇게 안 찍더라. 나중에 편집본을 보니 곽 감독 말대로 특정인이 주인공이 아닌 사실적인 모습이 거기에서 나오더라. 멋을 부리기보다는 현실을 담았구나 싶었다. ▲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을 잇는 한국전쟁 시리즈가 또 나올까.
서울 수복을 다루고 싶다. 인천상륙작전은 하루만에 성공했지만, 서울을 수복하기까지 13일이 걸렸다. 그만큼 치열했다는 거다. 원래 '장사리:잊혀진 영웅들'과 동시에 하고 싶었는데, 이것 먼저 하게 됐다. 그런데 지금 준비 중인 것들이 많아서 뭐가 나와야 하는 거다.(웃음)
▲ 영화 제작, 해외 영화 수입, 공연 중계에 이어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리메이크까지 했다. 할리우드 작품을 직접 제작하겠다고 발표도 했더라.
내가 먼저 길을 뚫는 것에 대해 두려움보다는 의욕이 앞선다. 남들이 하지 않은 도전이 재밌다. 틀에 박힌 대로 가는 건 별로다. 그래서 다 제가 직접 손을 대는 스타일이다. 요즘은 하나의 콘텐츠를 국가에 따라 배우만 다르게 출연하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기획을 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와 손잡고 웹툰 '편의점 샛별이'를 한국과 중국 버전으로 2개를 만들기로 했고, 영화 '죠스'처럼 상어가 나오는 작품을 한국과 중국, 할리우드 버전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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