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은희 작가가 밝힌 #킹덤 #장르물 #장항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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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킹덤' 시리그 집필 김은희 작가
국내 장르물 1인자
"피 튀기는 장면 보지 못해" 고백
김완선 백댄서 경력있지만…
국내 장르물 1인자
"피 튀기는 장면 보지 못해" 고백
김완선 백댄서 경력있지만…
솔직하고 센스있고, 그래서 그와의 대화는 즐거웠다. 국내 장르물의 1인자인 김은희 작가는 그런 사람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시즌2를 지난 13일 공개했다. '킹덤'은 조선시대에 창궐한 좀비와 이들을 척결하는 왕세자 이창(주지훈)의 사투를 그린 작품. 앞서 '유령', '세븐데이즈', '시그널' 등 장르물을 연속 히트시키며 대가로 인정받았던 김은희 작가는 '킹덤'을 통해 첫 사극, 첫 좀비물이라는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특히 '킹덤'은 조선시대라는 설정에도 불구, 해외에서도 탄탄한 전개와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호평받았다. 주지훈, 김성규, 김혜준 등 '킹덤'에 출연했던 주요 배우들도 "김은희 작가의 대본은 다르다"며 마르지 않는 칭찬을 보였다. ◆ "김은희 작가는 다 계획이 있구나"
'킹덤2'에서는 전작에서 '떡밥'으로 던져졌던 미스터리들이 하나씩 풀렸다. 좀비의 존재와 생사초에 대해 알고 있었던 안현(허준호), 꼭두각시인 줄 알았던 중전(김혜준)의 섬뜩한 욕망, 우리 편인지 나쁜 놈인지 헷갈렸던 영신(김성규)의 과거 등이 연이어 등장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포인트는 '생사초'였다. 이전까지 좀비물이 좀비가 퍼져나가면서 펼쳐지는 아비규환에 집중했다면, '킹덤'은 좀비가 왜 탄생하게 됐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킹덤'이 다른 좀비물과 달랐으면 했어요. 제가 평소에도 기생충에 관심이 많아요. 바이러스, 세균 이런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요.(웃음) 그런걸 참고해 생사초를 만들었어요. 기생충의 특성을 좀비와 결합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킹덤'에서 좀비가 탄생하게된 물리적인 원인은 생사초였지만, 근원적인 배경은 '배고픔'이었다. 배고픔에 지친 사람들이 생사초로 감염된 자에게 물려 죽은자의 인육을 먹으면서 '좀비'라는 역병이 시작되게 된 것. 특히 생사초로 살아난 좀비들은 타인을 감염시키지 않지만, 배고픔으로 인육을 먹었던 좀비들은 감염 능력이 있다는 게 큰 차별점이다.
그럼에도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운다는 '킹덤'의 메시지는 희망적이다.
"우리의 선한 의지가 있다면 미래는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그널'에서도 무전기라는 판타지를 넣었어요. '킹덤'에서도 좀비 자체는 탐욕을 더 처절하게 보여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죠."
시즌2에서 새롭게 등장한 전지현, 안재홍, 김강훈 등의 배우들도 잠깐의 카메오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시즌3를 위한 초석이었던 셈. 말 한 마디 없었지만 여진족의 여전사 같았던 전지현, 깔끔한 척 하지만 좀비떼를 피해 오물 속에 숨어 목숨을 건진 내시 안재홍, 그리고 좀비에 감염됐지만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어린 왕 김강훈까지 모두 김은희 작가의 '계획'이었다.
그럼에도 시즌3 제작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아직 시즌3는 넷플릭스와 계약이 돼 있지 않아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질의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은 게 저의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그렇게 하려고 논의를 진행 중이고요."
◆ "제가 장항준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요."
매 작품마다 새로운 이야기, 허를 찌르는 전개를 보여줬던 김은희 작가였다. 특히 '킹덤'에서는 그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를 확인시켜 줬다.
"작품을 쓰다보니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결국 책인거 같아요.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다 보지만 책에 대한 기억이 가장 많이 남아요. 소설이건, 인문 서적이건 일단 텍스트를 많이 봐요. 화장실이든, 침실이든 손이 닿는 곳에 책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놓아두고요."
"남편 장항준 감독이 창작의 동지가 되진 않냐"고 묻자 김은희 작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전혀요"라고 답하며 웃었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 '박봉곤 가출 사건', '라이터를 켜라', 드라마 '싸인' 등을 연출했고, '북경반점', '드라마의 제왕' 등의 각본을 썼다. 김은희 작가의 첫 데뷔작 '위기일발 풍년빌라'도 장항준 감독과 함께 집필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장항준 감독은 '킹덤'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모니터를 하나도 안해줬어요. 옆에서 술 먹자고 꼬시기나 하지. (장항준 감독은) 책을 정말 안봐요. 그렇게 창작자 중에서 책을 안보는 사람은 처음봤어요. 저도 책을 많이 본다고 할 수 없지만, 무조건 장항준보다는 많이 본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면서도 장항준 감독이 예능에 출연해 "김은희 작가가 열심히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살림은 제가 한다", "아이를 낳자고 제가 졸랐지만, 정말 그렇게 하나도 안 볼줄 몰랐다" 등 살림, 육아에 대한 폭로는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예능도 팩트에 기반해야 하더라고요.(웃음) 전 정말 손하나 까딱 안해요. 설거지는 잘하는데, 청소를 정말 못해요. 전 치운다고 치우는데, 더 더러워지는 느낌이랄까요. 일리있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분이 살림을 잘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 부분에서는 억울했어요.(웃음)" ◆ "장르물이 주는 쾌감 있어"
'위기일발 풍년빌라'를 시작으로 김은희 작가는 10년째 장르물에 집중하고 있다. "멜로가 없는게 드라마냐"는 말이 나오던 시절부터, 허를 찌르는 사건과 촘촘한 전개를 선보이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피 튀기는 잔인한 장면을 보지 못해 '킹덤2'도 고함을 지르면서 봤다"고 고백한 김은희 작가지만, "장르가 주는 쾌감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자신만의 색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과거 김완선의 백업댄서로 무대에 올랐을 만큼 '발랄(?)'한 과거를 갖고 있었기에 "과거의 경험을 살린 음악 드라마나 로맨스물은 계획이 없냐"고 질문하자 "그런 능력이 없다"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김은희 작가는 장르물에 대해 "제가 재미를 느끼는 게 이 분야가 아닌가 싶다"며 "딱 이만큼이다"고 자신의 관심과 능력에 대해 진단했다.
"'킹덤' 시리즈의 회당 제작비에 대한 말이 나오는데, 사실 저도 구체적인 금액은 몰라요. 거대 자본이 투입돼 영상력이 좋아졌다는 평도 듣고 있지만,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자본이 좀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항상 있어요. 그래서 다음 작품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더 잘만들어야지', '더 욕심내야지' 하고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시즌2를 지난 13일 공개했다. '킹덤'은 조선시대에 창궐한 좀비와 이들을 척결하는 왕세자 이창(주지훈)의 사투를 그린 작품. 앞서 '유령', '세븐데이즈', '시그널' 등 장르물을 연속 히트시키며 대가로 인정받았던 김은희 작가는 '킹덤'을 통해 첫 사극, 첫 좀비물이라는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특히 '킹덤'은 조선시대라는 설정에도 불구, 해외에서도 탄탄한 전개와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호평받았다. 주지훈, 김성규, 김혜준 등 '킹덤'에 출연했던 주요 배우들도 "김은희 작가의 대본은 다르다"며 마르지 않는 칭찬을 보였다. ◆ "김은희 작가는 다 계획이 있구나"
'킹덤2'에서는 전작에서 '떡밥'으로 던져졌던 미스터리들이 하나씩 풀렸다. 좀비의 존재와 생사초에 대해 알고 있었던 안현(허준호), 꼭두각시인 줄 알았던 중전(김혜준)의 섬뜩한 욕망, 우리 편인지 나쁜 놈인지 헷갈렸던 영신(김성규)의 과거 등이 연이어 등장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포인트는 '생사초'였다. 이전까지 좀비물이 좀비가 퍼져나가면서 펼쳐지는 아비규환에 집중했다면, '킹덤'은 좀비가 왜 탄생하게 됐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킹덤'이 다른 좀비물과 달랐으면 했어요. 제가 평소에도 기생충에 관심이 많아요. 바이러스, 세균 이런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요.(웃음) 그런걸 참고해 생사초를 만들었어요. 기생충의 특성을 좀비와 결합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킹덤'에서 좀비가 탄생하게된 물리적인 원인은 생사초였지만, 근원적인 배경은 '배고픔'이었다. 배고픔에 지친 사람들이 생사초로 감염된 자에게 물려 죽은자의 인육을 먹으면서 '좀비'라는 역병이 시작되게 된 것. 특히 생사초로 살아난 좀비들은 타인을 감염시키지 않지만, 배고픔으로 인육을 먹었던 좀비들은 감염 능력이 있다는 게 큰 차별점이다.
그럼에도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운다는 '킹덤'의 메시지는 희망적이다.
"우리의 선한 의지가 있다면 미래는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그널'에서도 무전기라는 판타지를 넣었어요. '킹덤'에서도 좀비 자체는 탐욕을 더 처절하게 보여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죠."
시즌2에서 새롭게 등장한 전지현, 안재홍, 김강훈 등의 배우들도 잠깐의 카메오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시즌3를 위한 초석이었던 셈. 말 한 마디 없었지만 여진족의 여전사 같았던 전지현, 깔끔한 척 하지만 좀비떼를 피해 오물 속에 숨어 목숨을 건진 내시 안재홍, 그리고 좀비에 감염됐지만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어린 왕 김강훈까지 모두 김은희 작가의 '계획'이었다.
그럼에도 시즌3 제작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아직 시즌3는 넷플릭스와 계약이 돼 있지 않아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질의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은 게 저의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그렇게 하려고 논의를 진행 중이고요."
◆ "제가 장항준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요."
매 작품마다 새로운 이야기, 허를 찌르는 전개를 보여줬던 김은희 작가였다. 특히 '킹덤'에서는 그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를 확인시켜 줬다.
"작품을 쓰다보니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결국 책인거 같아요.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다 보지만 책에 대한 기억이 가장 많이 남아요. 소설이건, 인문 서적이건 일단 텍스트를 많이 봐요. 화장실이든, 침실이든 손이 닿는 곳에 책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놓아두고요."
"남편 장항준 감독이 창작의 동지가 되진 않냐"고 묻자 김은희 작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전혀요"라고 답하며 웃었다.
장항준 감독은 영화 '박봉곤 가출 사건', '라이터를 켜라', 드라마 '싸인' 등을 연출했고, '북경반점', '드라마의 제왕' 등의 각본을 썼다. 김은희 작가의 첫 데뷔작 '위기일발 풍년빌라'도 장항준 감독과 함께 집필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장항준 감독은 '킹덤'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모니터를 하나도 안해줬어요. 옆에서 술 먹자고 꼬시기나 하지. (장항준 감독은) 책을 정말 안봐요. 그렇게 창작자 중에서 책을 안보는 사람은 처음봤어요. 저도 책을 많이 본다고 할 수 없지만, 무조건 장항준보다는 많이 본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면서도 장항준 감독이 예능에 출연해 "김은희 작가가 열심히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살림은 제가 한다", "아이를 낳자고 제가 졸랐지만, 정말 그렇게 하나도 안 볼줄 몰랐다" 등 살림, 육아에 대한 폭로는 부인하지 않았다.
"결국 예능도 팩트에 기반해야 하더라고요.(웃음) 전 정말 손하나 까딱 안해요. 설거지는 잘하는데, 청소를 정말 못해요. 전 치운다고 치우는데, 더 더러워지는 느낌이랄까요. 일리있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분이 살림을 잘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 부분에서는 억울했어요.(웃음)" ◆ "장르물이 주는 쾌감 있어"
'위기일발 풍년빌라'를 시작으로 김은희 작가는 10년째 장르물에 집중하고 있다. "멜로가 없는게 드라마냐"는 말이 나오던 시절부터, 허를 찌르는 사건과 촘촘한 전개를 선보이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피 튀기는 잔인한 장면을 보지 못해 '킹덤2'도 고함을 지르면서 봤다"고 고백한 김은희 작가지만, "장르가 주는 쾌감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자신만의 색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과거 김완선의 백업댄서로 무대에 올랐을 만큼 '발랄(?)'한 과거를 갖고 있었기에 "과거의 경험을 살린 음악 드라마나 로맨스물은 계획이 없냐"고 질문하자 "그런 능력이 없다"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김은희 작가는 장르물에 대해 "제가 재미를 느끼는 게 이 분야가 아닌가 싶다"며 "딱 이만큼이다"고 자신의 관심과 능력에 대해 진단했다.
"'킹덤' 시리즈의 회당 제작비에 대한 말이 나오는데, 사실 저도 구체적인 금액은 몰라요. 거대 자본이 투입돼 영상력이 좋아졌다는 평도 듣고 있지만,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자본이 좀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항상 있어요. 그래서 다음 작품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더 잘만들어야지', '더 욕심내야지' 하고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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