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수목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이 지난 12월 2일 방송된 16화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매주 손에 땀을 쥐는 전개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안방을 사로잡았던 ‘너를 닮은 사람’에서 정희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고현정은 마지막 화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며 여운 가득한 엔딩으로 시청자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폭풍 같았던 정희주와 서우재(김재영 분)의 이야기는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잘못된 집착으로 정희주를 벼랑 끝까지 몰았던 서우재는 결국 죽음이란 결말을 맞이했다. 서우재의 목을 찌른 이는 정희주의 딸 리사(김수안 분)였지만, 정희주는 리사 대신 서우재의 시신을 처리하고 딸을 안심시켰다.
화가이자 에세이작가로서 남부러울 것 없는 커리어, 다정한 남편과 부족할 것 없는 경제력을 갖췄던 정희주. 늘 꿈꿔왔던 삶을 지켜내기 위해 애썼던 정희주는 결국 발목을 잡았던 과거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됐다. 가족들에게 어떤 것도 알리지 않고, 커리어도 직장도 전부 내려 놓은 채 모두의 곁을 떠나는 것을 택했다.
16화 내내 치열했던 ‘너를 닮은 사람’이었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오로지 ‘정희주’의 시선에서 잔잔히 흘러갔다. 극 막바지 정희주는 다시 요양 보호사의 삶으로 돌아가 찬란했던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봤다. 자신을 불행 속으로 떠밀었던 구해원(신현빈 분)의 개인 전시회 포스터를 지켜보며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는 듯 처연한 정희주의 모습에선 안타까움이 묻어나기도.
극 대부분의 엔딩을 책임졌던 고현정의 존재감은 마지막화에서도 빛났다. 이날 마지막 씬에서 정희주는 힘들 때마다 향했던 저수지를 다시 찾아갔다. 자신이 없이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의 사진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웃는 듯 우는 듯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모든 이야기를 끝냈다. 고현정은 어느 때보다 슬프고도 쓸쓸한 엔딩으로 16회를 함께 해준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너를 닮은 사람’은 2년 만에 안방 극장으로 돌아온 고현정의 복귀작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고현정은 매 회차마다 다채로운 ‘정희주’의 감정선을 오가며 자신을 기다렸던 대중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