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해 봤자 본전"…김윤진, 맨손으로 '종이의 집' 잡은 이유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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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선우진 경감 역 김윤진 인터뷰
"전 세계에 작품 소개, 배우로서 소중한 기회"
"원작과 달리 빠른 전개가 가장 큰 매력"
선우진 경감 역 김윤진 인터뷰
"전 세계에 작품 소개, 배우로서 소중한 기회"
"원작과 달리 빠른 전개가 가장 큰 매력"
2004년 미국 ABC의 글로벌 히트작 '로스트'로 시작해 2013년 '미스트리스'까지 '월드 스타'로 입지를 다져온 김윤진이 넷플릭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으로 돌아왔다. 1999년 '쉬리'를 통해 대종상 신인여우상과 다수의 상을 휩쓸며 스타덤에 올랐던 그는 미국 활동과 함께 한국 영화 '하모니', '심장이 뛴다', '이웃사람', '국제시장' 등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로 변신해왔다. '종이의 집'에서 그는 대한민국 경기경찰청 소속 위기협상팀장 선우진 경감을 맡았다. TF 본부에서는 누구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이끌어가면서도 현장 밖에서는 딸과 엄마 그리고 여자로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 '역시 김윤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최근 공개된 '종이의 집' 파트1은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3위(플릭스 패트롤 집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해외 비평사이트에서는 혹평이 잇따르고 있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 반응에 대해 김윤진은 "100% 예상을 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28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김윤진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다른 배우들도 같은 감정이었을 것"이라며 "전개가 좀 빠르지 않은가?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작품이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도 교수 역의 유지태와 '잘 해봤자 본전'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많은 팬이 있는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죠.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도 맨손으로 이 작품을 잡은 이유는 원작의 팬으로 이야기의 힘을 믿었고, 류용재 작가의 대본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김홍선 감독의 '손 the guest', '보이스'를 재밌게 본 시청자로서 함께 작업을 하고 싶었고, 넷플릭스 플랫폼에 깔린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김윤진은 100개국 이상에서 방영이 된 '로스트'를 떠올리며, 전 세계에 작품이 소개된다는 것이 배우로서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가 K-콘텐츠에 집중할 때 한국말로 한국 배우, 감독과 한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은 꿈 같은 현장이었다"며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김홍선 감독은 김윤진에게 영화 '시카리오'의 에밀리 블런트와 같은 느낌으로 선우진 캐릭터를 연기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윤진은 "어떻게 따라 하지?라고 생각하며 유튜브에 있는 짧은 영상들을 수없이 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김윤진은 한국판 '종이의 집'에 대해 몰입감이 느껴지는 빠른 전개가 좋았다고 꼽았다.
"넷플릭스에 공개되기 전 파트1을 먼저 봤어요. TF팀 내에서 제 분량에 대한 느낌은 알고 있었지만, 조폐국 안의 상황은 몰랐죠. 강도단과 인질들, 교수의 신들이 재밌었습니다. 빠른 속도를 좋아하는 20대 관객들에게 특히 재밌게 다가가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연기한 부분은 좀 집중하지 못했고요, 처음 볼 때는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일정이 끝나고 차분히 다시 보고 싶어요."
원작과 한국판 '종이의 집'의 매력에 대해 김윤진은 "저희는 시즌 1, 2를 압축해 12부작으로 만들었다"며 "캐릭터 소개와 감정이 쌓이는 부분은 많이 보여드릴 수 없었고, 원작을 좋아하는 분들은 아쉬울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파트 2에서는 상황이 더 긴박해지고 모든 캐릭터의 감정이 폭발한다. 늘 당하는, 교수 손안에서 놀아나는 제가 답답하게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수의 정체를 너무 빨리 알면 드라마가 너무 빨리 끝나는 거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원작의 팬 중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이야기의 구성이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리메이크만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100% 예상을 한 부분이에요. 원작을 사랑하는 팬으로 이런 반응은 분명히 나올 거라고 생각했죠. 아무래도 저희는 시즌 1, 2를 압축해 보여드리다 보니 디테일적으로 차곡차곡 쌓이는 감정을 섬세하게 못 보여드렸어요. 하지만 2022년에 맞는 빠른 전개에 맞는 호흡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죠."
한국판 '종이의 집'은 공개된 후 한국을 비롯해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폴,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윤진은 "동남아 지역에서 원작을 못 본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 이 좋은 원작을 못 봤으면 한국 리메이크작에서 조금 더 익숙한 동양인의 얼굴로 이야기를 전달하면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관심이든, 나쁜 관심이든 관심 자체는 감사한 일"이라며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지면 허무하고 아쉽다. 애정이든, 애증이든 이 뜨거운 열기가 파트2 가 공개될 때까지 이어가서 관심이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종이의 집' 김윤진 "유지태, 어떤 공 던지든 잘 받아주는 파트너"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