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 영상 캡처
/사진=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 영상 캡처
배우 백일섭이 9억 원의 빚을 작품 하나로 청산했다고 밝혔다.

3일 방송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김용건과 백일섭의 과거 에피소드와 백일섭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드라마 '아들과 딸'의 명대사 "홍도야" 탄생 비화 및 김수미와 백일섭의 '썸' 여부 등에 대해 토크가 이뤄졌다.

백일섭은 "과거 가장 후회됐던 일"이라며 MBC에 약 20년간 출연하지 않았던 사연을 밝혔다. 백일섭은 백일섭은 과거 '수사반장', '전원일기' 등을 연출했던 MBC 이연헌 PD와 돈독했던 사이였지만, 그가 공개적으로 핀잔을 주자 자존심이 상해 대본을 던지며 '수사반장' 출연을 거부해 관계가 틀어졌다고 말했다. 이후 20년 동안 MBC 작품에 출연하지 않았다는 것.

이후 이연헌 PD가 제작국장으로 승진한 상황에서 MBC 드라마 '아들과 딸' 섭외 요청을 받았고, 담당 PD가 이연헌 국장을 찾아가 설득해 드라마 백일섭의 출연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백일섭은 당시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았지만, '아들과 딸'의 성공으로 부채 9억 원을 청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들과 딸'은 1992년10월부터 1993년 5월까지 MBC에서 방영된 작품. 남아선호사상이 깊게 뿌리내린 집에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를 담아 사랑받으면서 최고 시청률 61%를 기록하기도 했다.

백일섭은 "홍도야, 울지마라"라는 전설의 애드리브에 대해서는 대본에 있던 '아버지 술 한잔 걸치고 노래하신다'라는 단 한 줄의 지문으로 시작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날 함께 출연한 배우 이계인도 "'아들과 딸'에 김희애가 다니던 공장의 공장장 역을 맡았는데, 김희애가 공장을 그만두면서 2회 만에 하차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백일섭과 김용건의 53년 인연도 공개됐다.

당시 '전원일기'를 유심히 보던 백일섭은 "딱 두 사람이 눈에 걸린다"면서 그중 한 명으로 김용건을 지목했다. 김용건이 농촌 드라마인 '전원일기'에서 의상까지 도시 남자 스타일로 입고 나왔다고. 이에 김용건은 당시 의상을 직접 골라야 했던 고충을 토로하자 백일섭이 "의상을 네가 아니라 내가 골랐어야 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점심 식사 후에는 간식을 만들어 먹기 위해 김용건이 장작 패기에 나섰다. 과거 '힘의 상징'이었던 백일섭은 듬직하고 남성미 가득한 강한 이미지로 자양강장제 메인 모델로 활동했었는데, 당시 김용건은 감기약 모델로 백일섭과 상반되는 이미지였음을 고백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온 일용이네는 건강한 모습의 백일섭을 보자 반가움과 놀람으로 서로 부둥켜안고 인사하며 안부를 물어 감동을 전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김수미와 백일섭은 김수미의 첫 영화 '화순이'에서 상대역으로 만났던 추억을 회상, 백일섭은 당시의 귀엽고 예뻤던 김수미의 모습을 기억하며 애정을 드러냈고 김수미 또한 영화가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다그치지 않고 늘 칭찬해 주었던 백일섭을 오랜만에 만나 가슴이 설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에 김용건이 "그 당시에 썸은 없었어?"라고 물어 '화순이' 촬영 당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73세에 '졸혼'을 선언한 백일섭은 "이제는 프로 혼밥러가 되었지만 잘 못 만드는 음식들이 있다"고 이야기하자 김수미가 "주소 보내"라고 통 큰 모습을 보여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