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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그린수소
[편집장 레터]원소 주기율표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수소입니다. 원소 기호는 H, 원자 번호는 1입니다. 가장 가볍고 우주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합니다. 당장 바닷물을 전기분해하면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수소가 미래 청정 에너지원으로 부상하는 것은 놀랍고 반가운 일입니다.수소는 재생에너지 시대의 마지막 퍼즐로도 꼽힙니다. 재생에너지가 지닌 간헐성이라는 치명적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빛과 바람에 좌우되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은 조건이 좋을 때는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릴 만큼 전력을 생산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발전량이 급감합니다. 발전량이 치솟을 때 남는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해 저장해두고 부족할 때 활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양수발전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렇게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그린수소라고 부릅니다.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의 결합은 탈탄소 사회로 가는 가장 이상적인 해법입니다.수소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그린수소는 원유처럼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중요한 교역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린수소를 대량생산할 만큼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중동 국가들은 원유에 이어 그린수소 수출국이 될 가능이 높습니다. 사막의 풍부한 햇빛 덕분입니다.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에 비해 편중 현상이 덜해 새로운 자원 부국도 등장할 것입니다. 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그린수소 수입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청정 수소 해외 도입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입니다.물론 그린수소를 활용하는 데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전기에너지
2022.03.15 06:00 -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 나선 스타트업
[한경ESG] 이슈 브리핑여기어때, 부동산다이렉트, 컨티뉴, 루시드프로모, HLB, 인포보스, KCI.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유엔 글로벌콤팩트(이하 UNGC)에 가입한 곳으로, 그동안 대기업에 한정하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에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UNGC는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에 기업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2000년 창설한 세계 최대 기업시민 이니셔티브다. 환경, 인권, 노동, 반부패 등 4개 분야에 걸친 10대 원칙을 내걸고 있다. 2월 말 기준 165개국 1만5478개 기업이 가입했으며, 2007년 UNGC 한국협회가 설립돼 활동 중이다.ESG, 대기업 전유물 아냐 기업들은 ESG 경영 선언과 함께 글로벌 이니셔티브 가입을 선호한다. ESG 경영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최신 정보, 자문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말 UNGC에 가입했다. 여행·숙박 스타트업 중 처음이다. 여기어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UNGC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향후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저탄소 여행 촉진 프로젝트를 실천할 계획이다.김진성 여기어때 전략총괄은 “UNGC 가입을 계기로 여기어때 플랫폼 참여자들이 단순한 경제적 거래를 넘어 환경과 노동·인권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운영과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돕고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종이컵 사용하기나 에너지 줄이기 같은 캠페인성 활동을 넘어 서비스 전략에 ESG의 가치를 담는다는 목표다. 부동산 스타트업 중 최초로 UNGC에 가입한 부동산다이렉트 문지형 이
2022.03.15 06:00 -
“일회용컵 회수율 90% 이상 목표...불편함 줄여야죠”
[한경ESG] 인터뷰 - 정복영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이사장 오는 6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부활한다. 환경부와 협약을 맺은 전국 3만8000여 개 커피 전문점이나 제과점,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회용컵 1개당 300원의 보증금을 받고 컵을 반납한 소비자에게 이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지난 2002년 도입되었다가 저조한 회수율로 6년 만에 폐지된 이 제도의 성패는 회수율을 높이는 데 달려 있다.일회용기 보증금제도를 관장하게 된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정복영 이사장은 “이번엔 다르다”고 말한다. 지난 2월 24일 서울 인사동길에 자리한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서 만난 정 이사장은 “제도 안착을 위해 소비자와 매장 양쪽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어떻게 조화롭게 받아들이느냐가 근본적 문제”라며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미세먼지를 연구하면서 환경문제에 눈을 떴다고 들었는데요. “원래 전공은 정치외교였지만, 환경 분야가 좋아서 환경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미세먼지와 대기,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관심이 많았죠. 물, 폐기물 등 환경 분야 중에서도 대기는 어떤 형태로 화학반응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려워요. 저는 이 어려운 부분에 흥미를 느꼈어요. 세계 톱 환경기관인 캘리포니아환경청에서 근무한 뒤 환경 외길을 걷게 됐죠. 대통령실 환경행정관,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실, 주중국대사관 환경외교관을 거쳐 환경부로 복귀해 수도권 대기환경청장을 맡았고, 탄소중립위원회 전신인 국가기후환경회의에 몸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자원순환도 궁극
2022.03.15 06:00 -
‘SEE’가 ESG로 바뀐 이유
[한경ESG] 칼럼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원래 ‘SEE’였다. 2000년 초반 해리 허멜스를 위시한 학자들은 사회, 환경, 윤리(Social, Environmental, Ethical)인 ‘SEE’를 주창했다. 기업이 사회적책임을 지고 환경을 보호하며 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바로 SEE다. 그런데 기업이 윤리의식을 저버리고 분식회계 등 부도덕한 경영을 일삼는 사례가 나타나자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에 집단 압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E)과 사회(S)는 두고 윤리만 지배구조로 못 박았다.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시스템과 제도로 확정해두어야 기업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라도 ESG를 실행하리라고 본 것이다. 이후 G는 2가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기업 자체의 지배구조나 의사결정이 민주적이고 투명해야 한다는 의미와 기업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E와 S를 잘 실행해야 한다는 의미다.이 2가지를 위해 기업이 갖춰야 할 핵심 지배구조는 무엇일까. K-ESG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배구조(G) 항목은 17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 17개의 지배구조 항목은 매우 촘촘하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빠졌다. 바로 경영진의 ‘ESG 리더십’이다. 지배구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필요하다. 기존 지배구조제도가 하드웨어라면, ESG 리더십은 소프트웨어다. SEE는 제도적 기반 없이 경영자나 기업의 윤리의식에 의존하던 요소라 사라졌지만, 지금의 ESG는 반대로 경영자나 기업의 리더십을 몰각한 채 제도와 운영에 천착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모범 규준에는 ‘이사회 리더십’이라는 항목이 있지만, 역시 경영자 개인보다는 이사회 자체의 역할과 책임에 집중되어 있다.
2022.03.15 06:00 -
유망 기후 기술 기업 찾기
[편집장 레터]“전 세계에서 투자 대상을 찾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호에 인터뷰한 존 브라운 비욘드넷제로 회장의 말이다. 영국 BP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전설적 CEO인 그는 지난해 미국 사모펀드와 기후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비욘드넷제로를 만들었다. 옛 오일메이저 CEO의 변신이 놀랍지 않은 건 BP 현역 시절 ‘석유를 넘어’를 외치며 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브라운 회장은 여러 국가와 기업이 쏟아내는 넷제로 목표와 현실의 간극을 메우려면 기후 혁신에 산업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전례 없는 투자가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선 엄청난 투자 기회를 의미한다.글로벌 투자업계의 큰손들은 한발 앞서 유망 기업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IT 붐 이후 최대 기회’, ‘우리 생애 최대 기회’ 같은 표현에서 흥분이 느껴진다. 10여 년 전 클린 테크 바람이 불다 사그라든 적이 있지만, 이번엔 다르다. 투자자도, 소비자도, 국가도 기후변화가 목전에 임박한 위기라는 데 이견이 없다. 2050 넷제로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절대 명제다.커버 스토리에 함께 실은 보스턴 컨설팅 글도 주목할 만하다. 기후 기술은 스타트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기존 기업도 새로운 기술 솔루션과 비즈니스모델 찾기가 발등의 불이다. 기후 혁신에 성공한 다양한 기업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유니콘 기업으로 올라선 기후 기술 스타트업 분석도 흥미롭다. 아쉬운 점은 한국 기업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국내 기후 기술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소개할 예정이다. 기후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장승규 한경ESG 편집장 skjang@hankyu
2022.02.15 06:01 -
“전기보다 열에너지 무탄소화가 더 큰 과제”
[한경ESG] 인터뷰 - 김종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김종남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장은 36년간 연구원에서 에너지 기술 분야를 연구해온 내부 출신 원장이다. 2000년대 초부터 수소·암모니아 연구를 시작한 탄소중립 관련 1세대 연구자로 꼽힌다. 김 원장은 “탄소중립을 위해선 열에너지의 전기화가 중요한 과제”라며 “특히 태양광과 풍력에서 기술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에너지 기술 확보 전쟁은 기술 패권, 국가안보로 연결되는 핵심 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가 탄소중립과 탈석탄 및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1800년에서 2020년까지 세계 인구가 8배 증가하는 동안 에너지 소비는 30배 증가했어요. 이 중 온실가스를 내뿜는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가 84%를 차지합니다. 화석연료 사용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의 필수 조건입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산업용 연료 소비를 제외하면 최종 에너지의 25.2%는 전기, 나머지 74.8%는 열에너지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전기는 재생에너지발전, 원자력, 화력발전+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설비로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지만 열에너지는 대부분 화석연료로만 생산되어 왔습니다. 즉 CO2가 안 나오는 전기를 만드는 건 상대적으로 쉬운데, CO2가 안 나오는 열을 만드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열 부분을 전기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에너지 대전환의 핵심은 전기화라고 볼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화석연료로 만드는 열에너지를 무탄소
2022.02.15 06:01 -
기후변화, 시장 관점의 대응이 필요하다
[한경ESG] 칼럼2022년 저탄소 경제 전환 시대에 기업은 리스크 및 자산가치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폐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후 합의 채택에 실망한 관계자들은 “1.5℃가 살아 있지만 맥박이 약하다”(COP26 의장), “크나큰 모순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유엔 사무총장)이라며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기업들은 화석연료 사용 중단 압박에 다소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온실가스 감축 이행에 대한 글로벌 합의와 별도로, 자본시장은 미래 리스크를 현재가로 반영하므로 기후변화의 속도보다 빠르게 자본 배분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필연적으로 자본시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업의 전환 리스크(규제 및 정책 대응 비용)뿐 아니라 물리적 리스크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기술 역량에 따른 기회 측면을 포괄하는 정보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전환 리스크 측면에서는 기업의 수익과 기업가치 등 재무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의미하는 것이며 부도율, 회사채 금리, 은행 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 피해는 줄이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고탄소 산업의 자산가치 하락, 규제 대응 비용 증대 등 전환 리스크로 인해 재무 성과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 2040년 1.5°C 목표 기준 고탄소 산업과 저탄소 산업의 주가는 각각 51.4%, 7.3% 하락하고 부도율은 각각 9.8%, 0.1%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MG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업체 중 144개 기업 23개 업종의 2040년 기업가치
2022.02.15 06:00 -
‘사내 탄소세 도입’…기후변화 대응 보고서 낸 CJ제일제당
[한경ESG] 이슈 브리핑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및 제로웨이스트 실현’을 선언한 뒤 ‘기후변화 대응 보고서’를 발간했다. 식품업계로서는 최초다. 기후변화 대응을 선언함과 동시에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와 수단을 문서로 ‘공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고서에는 사업장 온실가스 저감 대책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직접 연관된 용수·폐기물 등에 대한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 위기가 아닌 글로벌 공동체가 당면한 중대 이슈다. 특히 자연에서 소비자 식탁으로, 그리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Nature to Nature’ 자연 선순환 체계를 지향하는 기업으로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보고서 발표는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만드는 글로벌 공동체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이자 약속”이라고 밝혔다.보고서 디자인 역시 CJ제일제당의 지향점인 ‘Nature to Nature’를 형상화한 뫼비우스의 띠를 활용했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추구하면서 최종 목표점인 선순환 체계까지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미주·유럽부터 100% 재생에너지 전환이번 보고서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의 정보공개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했다. TCFD 정보 공개는 기업이 보유한 잠재적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파악해 기후변화가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CJ제일제당은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와 기회를 정의해 그에 맞는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2050 탄소중립 및 제로웨이스트’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달성할 중장기 핵
2022.02.15 06:00 -
지난해 3000개 기업 도전…‘비콥 인증’이 뭐길래
[한경ESG] 이슈 브리핑 파타고니아, 유니레버, 더바디샵, 다논, 일리까페. 이들의 공통점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히며 모두 비콥(B Corp) 인증을 받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언론사 중에서는 영국 가디언이 비콥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3000개 기업이 인증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 중 1200여 개 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올 초 기준으로 세계 77개국에서 4500개가 넘는 기업이 비콥 인증을 획득했다. 비콥 인증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갖는 걸까?비콥을 이해하려면 먼저 ‘B’ 즉 베네핏(benefit)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베네핏은 그동안 수익과 이윤(profit) 위주의 기업과 달리 사회에 미치는 간접적 부분까지 포함한 총체적 혜택(benefit)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기업 모델이다. 즉 비콥 인증은 프로핏에만 몰두하지 않고 베네핏에 충실한 기업, 회사를 둘러싼 환경과 사회를 두루 고려하는 기업이라는 증표 역할을 한다. 기업평가의 새 기준, BIA비콥 인증은 2006년 스탠퍼드대 출신 창업자 3명이 만든 비영리기업 비랩(B-Lab)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기업 창업과 매각을 통해 주주가 바뀌면 기업의 미션이 바뀌는 것을 경험하면서 좋은 기업이 변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사람, 지구, 이윤이라는 3가지 성과 기준(triple bottom line)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수량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은 좋은 기업이 무엇인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 이해관계자를 인정하는 ‘법적 체계’, 이러한 개념을 세상에 퍼뜨릴 ‘집단적 의사표명’ 등 3가지 토대를 세웠다.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비랩은 2007년
2022.02.15 06:00 -
친환경 대체 연료 찾는 항공·해운사
[한경ESG] 이슈 브리핑항공·해운 등 수송 분야의 온실가스는 대부분 석유 기반 연료 사용에서 발생한다. 이에 따라 항공사와 해운 선사의 온실가스 감축에는 탄소를 덜 배출하는 대체 연료가 필수적이다. 항공사 모임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감축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감축분의 65%를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 사용을 통해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선사들이 소속된 국제해사기구(IMO)도 지속 가능한 연료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비행기나 선박은 폭발적인 추진력으로 무거운 동체를 띄워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비행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배출량의 2~3%를 차지하며, 2050년에는 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송 분야는 지속 가능한 연료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온실가스 저감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항공유 ‘SAF’ 혼합 의무화동식물의 바이오매스나 폐기물 등을 활용해 생산하는 지속 가능한 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SAF)가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다. SAF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자원이 아닌 대체 원료로 생산해 항공기 엔진을 변경하지 않고 기존 내연기관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항공유를 일컬으며 일반 항공유 대비 최대 80%까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SAF 원료는 크게 폐식용유나 미세 조류 등 동식물성 지방, 나무 같은 목질계 식물, 사탕수수·옥수수처럼 당이나 전분 등이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2030년까지 SAF 생산량을 2030년까지 연간 30억 갤런, 2050년까지 연간 350억 갤런으로 늘리겠다
2022.02.15 06:00 -
부동산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그린빌딩’
[한경ESG] 이슈 브리핑기후변화가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환경적 건물은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배출량 감축에 대한 높아진 관심 역시 원인이다. 지난해 12월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탄소배출량 중 38%가 건물 및 건설 산업에서 배출됐다. UNEP는 “2050년까지 건물의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탄소중립 노력을 5배 이상 증가시켜야 한다”며 관련 분야의 변화를 촉구했다. 실제로 뉴욕에서는 2019년 뉴욕시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기후 동원법(Climate Mobilization Act)을 제정했다. 기준치를 초과하는 탄소배출량 1톤당 268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EU는 지난해 12월 건물 에너지 성능 지침(EPBD)을 개정하고 2035년까지 에너지 성능에 관한 최소 기준을 모든 건물에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2030년부터는 모든 신축 건물의 탄소배출량과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공개해야 한다. 2027년부터는 환경 등급이 낮은 건물을 매각, 임대하기 위해서는 특정 에너지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는 조항도 추가된다. 녹색 등급 받아야 투자실제로 글로벌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는 ESG 점수에 따라 부동산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추세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CalPERS)과 네덜란드 공적연기금(ABP)은 부동산투자 시 에너지 효율성, 탄소배출량 같은 환경 요소를 포괄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투자사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지표는 대부분 환경성과를 기반으로 한다. 대표적 글로벌 환경 지표는 미국 녹색건축 인증제도(LEED)다. 미국 그린빌딩위원회에서 만든 거의 모든 건물과 건축 유형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지표다.
2022.01.17 06:01 -
늘어나는 ESG 보고서…제3자 검증 ‘발등의 불’
[한경ESG] 이슈 브리핑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를 알 수 있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보통 ‘제3자 검증의견서’가 들어가 있다. 보고서가 자의적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일정한 검증 기준에 맞춰 적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제3자의 인증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2021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국제 인증 기준인 ISAE3000, AA1000AS Type 2에 의거해 검증기관인 삼정KPMG가 이를 검증했다. SK(주)의 2021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AA1000AS v3 type 2 moderate 및 SRV1000을 적용해 한국경영인증원이 검증했다. SK(주)는 한국생산성본부로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가 검증 기준에 따라 정확하게 작성됐다는 인증을 별도로 받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들은 ESG 보고서를 내면서 작성 내용의 검증을 통해 정보의 신뢰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검증 조치를 하고 있다. 검증 표준과 방법, 범위 및 검증기관도 명시한다.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부터 지속 가능 정보 공시가 의무화됨을 고려하면 ESG 정보의 검증과 신뢰성은 매우 중요한 이슈다. 국내는 AA1000AS 기준 활용 많아주요 ESG 정보 검증 표준으로는 영국의 비영리단체 어카운터빌리티(AccountAbility)가 제정한 AA1000AS, AA1000AP와 국제회계사연맹(IFAC) 산하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IAASB)가 만든 ISAE3000이 있다. 국내에서는 AA1000AS가 많이 쓰인다. IFAC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인증을 받은 보고서 541건(92%)을 조사한 결과 회계법인이 인증한 30건 중 96%가 ISAE3000과 AA1000AS를 혼용했고, 회계법인 외 기관에서 인증한 511건 중 74%는 AA1000AS를 단독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A1000AS 기준은 포괄성, 중대성,
2022.01.17 06:01 -
디지털을 활용한 ESG 경영 ‘트윈 트랜스포메이션’
[한경ESG] 이슈 브리핑디지털 전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최근 기업이 직면한 메가트렌드다. 많은 기업이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두 분야 모두 전환 속도는 더딘 편이다. 일부 기업은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을 리스크로 보기도 한다. 전환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이런 가운데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을 결합하는 ‘트윈 트랜스포메이션(twin transformation)’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의 결합은 당연한 수순이며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디지털 기술 활용이 지속가능경영 추진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SG와 디지털을 연계한 트윈 트랜스포메이션ESG 경영을 추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기업 내 데이터 확보다. 기업 활동 전반에서 생산하는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재구성해 비즈니스 전략에 녹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ESG 정보 공시와 비즈니스 전환을 계획할 수 있다. 대기업은 협력사와 그룹사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중견·중소기업은 그러한 관리 체계에서 자사 ESG 경영을 점검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기후 행동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플라스틱이나 종이 사용을 줄이는 디지털 카드, 전자문서 등으로 탄소배출을 저감하고 데이터 확보를 통한 공급망 관리 등 ESG 리스크 대응에 디지털 전환을 활용할 수 있다. 양희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활용한 ESG 경영〉에서 “디지털 기술은 에너지나 원료의 최적화, 산업재해 방지 등 ESG 경영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일종의 도구”라
2022.01.17 06:01 -
2022년은 ESG 도약의 해
[한경ESG] 칼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용어는 이제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2020년, 2021년을 지나면서 어느덧 ESG는 기업경영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ESG가 비교적 단기간에 기업의 주요 경영 지표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의식과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의 중요성 부각, 세계경제 침체와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전 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지만, 우리나라는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해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기준으로 등장한 ESG에 대한 체감도가 다른 나라보다 클 수밖에 없다.그러나 거의 ‘광풍’ 수준인 국내 ESG 붐은 지구온난화 위기나 해외무역 의존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내생적으로 지닌 문제의식이 ESG라는 명확한 매개를 통해 한 번에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과열된 분위기가 ESG를 더 빠르게 정착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는 긍정적 면도 있지만, ESG의 이름으로 요구되는 경영계 전반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지속 가능 경영을 정착시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최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ESG’ 개념이 본격적으로 통합되었지만, E(환경)와 S(사회) 그리고 G(지배구조)는 각각 이미 오래전부터 각자의 필요성과 역사를 가지고 발전해온 개념이다. 각각의 개념에는 깊은 철학적 기반과 역사가 담겨 있다.이처럼 광범위한 ESG의 통합적 개념을 단기간에 정리해 규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단기간에 ESG가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작용하면서 워싱 논란이나 인증 기구의 남발, 평가 기준의 격차 발생 등 여러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2022.01.17 06:01 -
CES 2022 공통 키워드는 ‘친환경’
[한경ESG] 이슈 브리핑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2’를 관통하는 주제는 ‘친환경’이었다.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탄소중립 움직임과 ESG 열풍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속 가능한 일상’을 기조연설 주제로 잡았고, SK와 LG그룹은 친환경을 테마로 전시장을 꾸몄다. 올해 주요 기업이 선보인 신제품과 신기술 중에도 환경과 관련한 것이 유독 많았다.삼성전자의 파격…기조연설 주제로 ‘ESG’ 택해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기술을 통해 환경·사회문제 등을 해결해 ‘지속 가능한 일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제품 제조 과정에서 탄소와 폐기물을 줄이고, 다른 기업과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개막 하루 전인 4일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펼친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솔라셀 리모컨 등 친환경 기술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말했다.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 팔라조 볼룸에서 열린 기조연설에서 한 부회장은 기술이 나아가야 할 목표가 지속 가능한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 가능성을&n
2022.01.17 06:01 -
“재생에너지 사업자 급증…전력시장 경쟁 체제 피할 수 없죠”
[한경ESG] 인터뷰 -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 분야의 대표적 국책 싱크탱크다. 탄소중립 목표 실행에서 에너지 전환이 갖는 중요성을 감안하면 갈수록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을 만나 ‘2050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에너지 분야의 도전 과제에 대해 들었다. -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는데, 에너지 분야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입니까.“지난해 11월에 개최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의 결정문에 탈석탄이 직접 언급됐습니다. 우리나라도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석탄 발전 감축 계획과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우선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생기는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소할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석탄발전상한제와 에너지전환지원법을 상호보완적으로 병행 추진해 석탄 발전 사업자들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로 전환하는 등 발전 부문의 탈탄소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석탄발전상한제는 석탄발전기가 노후된 순서대로 퇴출 압력을 받는데, 그사이 전력 수급을 안정적으로 지속하는 제도입니다. 에너지전환지원법은 퇴출되는 사업자와 소속 노동자, 지역 경제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발전 사업 철회 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도시태양광발전, 해상풍력단지 조성, 전기자동차 육성, 건물 부문 열 수요 공급, 바이오매스 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빠른 보급을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선진국의 에너지 전
2022.01.17 06:00 -
“플라스틱 분해하는 바이오차, 국가 차원의 연구 나서야죠”
[한경ESG] 인터뷰 - 옥용식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옥용식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토양학을 기반으로 폐기물, 특히 플라스틱 저감과 관련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고려대 한국바이오차연구센터 센터장을 맡아 플라스틱 저감에 기여하는 바이오차(Biochar)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 최근 폐기물 관리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올 초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환경 이슈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절반 이상이 플라스틱(미세플라스틱 포함)을 꼽았습니다. 현재 환경 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가 플라스틱인 거죠. 11월 초 대한민국 패키징 포럼을 열기도 했는데 플라스틱의 절반 정도는 패키징, 즉 플라스틱 포장재입니다. 토양오염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플라스틱입니다. 토양을 파보면 플라스틱이 층을 이룰 정도예요. 특히 코로나19 이후 환경 이슈가 주목받으면서 지난해부터 환경 관련 세미나와 강연 요청이 많아졌습니다. 기업도 이제 환경 이슈가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한 것 같아요. 국내외 대학에서도 ESG MBA 과정이 생기는 등 환경과 비즈니스의 접목이 글로벌 트렌드가 된 것 같습니다.” - 최근 연구 주제는 무엇입니까.“주된 분야는 기후·환경·에너지 융합으로, 토양학을 기반으로 하는 중금속이나 토양오염, 바이오차와 관련한 연구입니다. 예를 들면 토양의 단면에서 플라스틱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이 플라스틱이 어디에서 온 건지, 어디까지 내려갔는지 분석하는 거죠. 토양에 묻은 플라스틱이 분해되는지,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이 실제 분
2021.12.15 06:02 -
토양은 탄소저장소...‘탄소농업’을 아십니까
[한경ESG] 이슈 브리핑 토양은 탄소저장소다. 식물이 광합성을 한 뒤 남은 탄소를 땅에 저장할 뿐 아니라 동식물의 사체와 분뇨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탄소저장도 하고 배출도 한다. 흙 속 탄소는 다양한 미생물을 키워내는 역할을 한다. 탄소농업(carbon farming)은 토양의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고 저장 능력을 극대화해 탄소저감에 기여하는 접근법이다.유엔식량기구(FAO)는 지난 2010년 기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농업을 일컫는 ‘기후 스마트 농업(Climate-smart agriculture)'이라는 개념을 내놓았다. 이후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토양의 탄소 저장 기능이 주목됐다. 이어 지난 2019년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 보고서’를 내고 “인간 활동 유발 온실가스 배출량 중 토지 이용의 비중이 23%”라며 “조림과 바이오에너지를 통합한 토지 기반의 기후변화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유엔의 지속 가능 개발 목표(SDGs)에도 토양(life on land)이 한 분야로 들어가 있다. 올해 지속 가능 개발 목표의 이행 수준을 놓고 165개 국가를 평가한 지속 가능 지수(SDG index) 스코어 세부 항목을 보면 국가 순위에서 한국은 165개국 중 28위지만, 다른 부분보다 토양 부문이 지난해보다 악화되어 가장 개선이 필요한 항목으로 꼽힌다. 토양과 토지 이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농업 분야의 지속 가능성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유럽 ‘유기농법’, 미국 ‘무경운 농법’ 주목 숲속의 나무를 모두 베어내 농경지화한 뒤 밭을 갈아엎고 화학비료를 넣는 농법은 식량 작물의 풍요와 인구의 증가를 불러왔다.
2021.12.15 06:02 -
글로벌 ESG 공시 기준 나온다…국내 준비위도 출범
[한경ESG] 이슈 브리핑국제회계기준(IFRS)재단이 지난 11월 3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설립을 공식화했다. 재단에 따르면, 2022년 6월까지 ISSB는 통일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지금까지 ESG 관련 정보 공시는 통일된 기준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비교 가능성이나 일관성 면에서 문제점이 지적되곤 했다. 이번 ISSB 설립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 2025년부터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도 글로벌 통합 공시기준 제정 움직임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통합의 깃발 든 ISSB현재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ESG 공시기준은 3가지 정도가 있다. 처음 만든 것은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다. 1990년대 유엔환경계획(UNEP)와 미국의 환경단체 등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비영리기구인 GRI는 2016년 최초의 글로벌 지속 가능성 보고 기준인 ‘GRI 표준’을 제시했다. GRI는 경제 분야 6개, 환경 분야 8개, 사회 분야 19개 등 주제별 영향 보고를 위한 세부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 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는 기후변화에 특화한 재무 공개 지침이다. 지난 2015년 G20 국가들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협의체인 금융안정위원회(FSB)가 TCFD를 만들었고, 2017년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보공개 권고안을 내놓았다. 권고안은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관리, 측정지표와 목표 등 4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ESG 분야 중 가장 측
2021.12.15 06:02 -
넷제로 핵심 동력으로 부상한 ‘기후 금융’
[한경ESG] 이슈 브리핑기후 위기 대응에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기술, 투자 등이 요구된다. 특히 자금을 공급하는 ‘기후 금융(climate finance)’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기후 금융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흡수원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부정적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인간 및 생태 시스템의 취약성을 줄이고 회복력을 유지 및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금융’으로 정의한다. 지난 10월 말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유엔 기후변화 특사인 마크 카니 전 영국은행 총재는 파이낸셜 타임즈(FT)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기후 위기 대응에서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카니 특사는 “베스트 프랙티스, 과학 기반 전환 계획 등 넷제로에 초점을 맞춘 금융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신흥국, 개발도상국의 탄소중립 자금 지원 및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금융, 2050년 6조 달러 규모 전망실제 시장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기후 싱크탱크 ‘기후 정책 이니셔티브’의 분석에 따르면 2019~2020년 기후 금융 글로벌 자금 규모는 6320억 달러로 추정된다. 2050년에는 관련 시장이 6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광열 연세대 기후금융학 겸임교수는 “현재 기후 금융의 큰 축은 기후채권과 탄소배출권 거래제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유럽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자연스럽게 유로화가 기축통화인 국제질서를 형성했다.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지난 11월에 열린 COP26 역시 기후 금융을 핵심 의제로 삼았다. 지난 4월에 출범해 COP26에서 이름을 알린 글래스고 넷제로 금융연합(GFANZ)에
2021.12.15 06:01 -
“개척할 영역은 넓다”…글래스고에서 본 기회
[한경ESG] 이슈 브리핑 - COP26 참관기지난 11월 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렸다. 코로나19로 회의가 열리지 못한 2020년을 제외하고는 1995년부터 매년 개최해왔는데, 신한금융그룹은 이번 공식 행사에 처음 초청을 받아 아시아 민간 금융사 최초로 직접 참석하는 기회를 얻었다.비가 많이 내리고 우중충한 날씨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글래스고는 회의 기간 내내 따뜻하고 청명해 마치 전 세계에서 참석한 사절단과 초청 인사를 환영하는 듯했다. 글래스고는 모스크바와 비슷한 위도에 위치하지만, 멕시코만류의 영향으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온화한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의 기후 위기가 계속돼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 해수의 밀도 차이로 발생하는 걸프 스트림 혜택은 사라지겠구나’ 하는 걱정이 뒤를 이었다.당사국총회는 각국의 정상이 참석해 1997년 교토의정서, 2015년 파리협약 등 굵직한 기후 관련 협의를 도출하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회의로 자리매김했다. 그 위상을 증명이라도 하듯,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려면 도보로 10여 분 떨어진 곳에서부터 네 번의 보안 체크(security check)를 통과해야 했는데, 다양한 나라에서 온 환경단체들이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액션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파이낸스 데이’ 행사 참석해이번 COP26 공식 행사 중 하나인 마라케시 파트너십에 참석한 것은 지난 11월 3일로, 이날은 탄소중립을 위한 금융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파이낸스 데이’였다. 파이낸스 데이 행사에는 전 영국 중앙은행 총재이
2021.12.15 06:00 -
ESG 경영 2.0 시대의 조건
[한경ESG] 칼럼‘ESG를 실천하겠습니다’, ‘ESG에 앞장서겠습니다’. 페이스북을 보다가 어느 기업의 홍보 글이 눈에 들어왔다. 무심코 지나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이상한 말이다. ‘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실천하겠습니다?’ 어색하지 않은가. 사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고 있다. 각 분야에서 지구를 보호하고 착한 기업이 되겠다는 뜻일 것이다. 무의식적으로 ESG 분야의 경영철학이나 전략을 윤리와 규범의 프레임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한경ESG 독자라면 잘 알겠지만, ESG는 2006년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이 주도한 유엔 책임투자원칙(PRI)에서 처음 언급한 용어다. 총 6가지 원칙으로 구성돼 있는데, 골자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환경, 사회, 거버넌스 이슈를 고려’한 책임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ESG 이슈를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할 수도 있고, ESG 리스크를 회피하도록 투자 대상 기업에 개입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에게 ESG 투자 원칙은 단순히 윤리나 규범에 따라 투자하라는 것은 아닌 듯하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경영에서 당연히 윤리나 규범을 고려해야겠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는 만큼 경영전략 차원에서 ESG 이슈에 접근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해 보인다.# 지속 가능성과 성장의 균형. 균형은 영어로 밸런스(balance)이며, 저울이라는 뜻도 들어 있다. 저울의 한쪽에 아주 무거운 것을 올리면 균형은 깨지기 마련이다. 한쪽엔 코끼리가, 다른 한쪽엔 어린아이가 올라가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균형이 심하게 깨질 것이다. 코끼리가 발을 떼지 않는 이상 어린아이는 땅에 내려올
2021.12.15 06:00 -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페널티’ 아닌 ‘인센티브’”
[한경ESG] 이슈 브리핑“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1월 10일 서울 광장동에 위치한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21’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팬데믹, 기후변화 등으로 기업의 역할과 경영에 새로운 원칙과 근본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ESG 경영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최 회장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업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최 회장은 “탄소중립이라는 총론에는 너도나도 동참하는 모습이지만, 어떻게 시행할지에 대한 각론에서는 동상이몽 상황이 벌어진다”며 “궁극적 목표는 같으면서도 이슈별, 세대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결국 어떠한 실행도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최 회장은 “기업들이 2030 탄소감축 목표인 40%에 대해 ‘어렵지만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주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그는 “특히 화학·철강·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사업은 수십 년간 유지해온 비즈니스모델 자체의 근간에 위협이 되고, 이와 연계된 서플라이 체인 전반마저 흔들릴 우려가 있다”면서 “저탄소·탈탄소 전환을 위해서는 설비와 공정 전반에 대한 혁신적 신기술을 도입해야 하고 막대한 투자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를 감당할 제도적 뒷받침과 지원은 매우 부족한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속 가능한 사회가 없으면 지속 가능한 기업이 있을 수 없다”는
2021.11.15 13:25 -
공유지의 비극과 ESG
[한경ESG] 칼럼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세계인이 기대한 대로 결실을 맺고 온실가스 감축을 본궤도에 올려놓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총회 전만 해도 모든 것이 후끈 달아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5550억 달러의 기후변화 예산을 중추로 하는 ‘Build Back Better Framework’을 공개하며 당사국총회의 분위기를 띄웠고, 우리나라만 해도 2018년 대비 40% 감축이라는 너무나 야심 찬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속전속결로 채택하고 국제사회의 우호적 평가를 기대하며 나아갔다. 그런데 유럽의 LNG와 중국의 석탄 수요가 급증하고 에너지 가격이 요동치면서 불길한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이탈리아 로마에 모인 G20 정상회의도 탄소중립의 구체적 방안 합의에 실패했다. COP26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운 것이다.이런 상황을 보며 ‘공유지의 비극’이 떠올랐다. 미국의 생태학자 개릿 하딘이 만든 유명한 이 모형은 구성원의 이기심과 환경문제를 쉽고 간결하게 설명해준다. 우린 공유지의 비극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정부의 개입이나 시장 메커니즘 활용, 지역공동체의 자치 등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긴 했다.아무래도 가장 강력한 방식은 정부의 개입이다. 문제는 기후변화 같은 지구환경 문제를 해결할 ‘세계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사 세계정부의 역할을 위해 설치한 것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다. 당사국총회에서 꼭 필요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이는 무기력한 식물 정부와 다를 바 없다. 이래서는 정부 개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다음으로 시장 메커니즘의 활용을 생
2021.11.15 11:20 -
경영진 보상과 ESG 성과 연계 효과는
[한경ESG] 이슈 브리핑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ESG와 경영진의 성과 평가 연계 여부다. 이미 유럽을 비롯한 해외 주요 기업은 기업의 ESG 성과를 경영진의 보상 체계에 도입하고 있다. ESG 성과와 경영자 보상을 연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영진이 ESG 활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직접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SG 성과에 따른 경영자 보상은 경영자의 행동을 기업의 ESG 경영 활동과 동일한 방향으로 이끄는 효과적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가치 향상에도 영향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미국·캐나다·호주 등의 6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속 가능 경영의 일환으로 ESG 성과 지표를 경영진 보상 체계에 반영하는 기업은 2020년 말 기준 18.7%로, 2018년(9.3%)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전통적 경영진 보상 규모는 기업의 시장가치나 매출·수익성 등 재무적가치를 중심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재무적 지표로 설명되지 못하는 경영진의 노력을 반영하기 위해서 비재무적 지표까지 활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대 공동연구팀이 진행한 ESG와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성과를 반영하는 경영자 보상 계약에 대한 연구에서는 ESG·CSR 연동 계약이 실제로 기업가치 제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서 2013년 사이 S&P 500 기업의 24%가 경영 보상에 ESG·CSR 지표를 반영했고, 이것이 기업가치를 최대 3.1%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PwC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FTSE 100 기업의 45%가
2021.11.15 11:00 -
쿤밍 생물다양성협약 총회, 새 프레임워크 초안 공개
[한경ESG] 이슈 브리핑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사무국이 지난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쿤밍에서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주제로 생물다양성협약 제15차 당사국 1차 총회(COP-15)를 개최했다. 중국 쿤밍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이 회의는 전 세계 196개국과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 등이 참여했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채택된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라 2년마다 당사국총회를 열고 있다. 총회에서는 생물다양성협약 및 2가지 의정서, 즉 생물 안정성에 대한 ‘카르타헤나의정서’ 10차 회의와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에 대한 ‘나고야의정서’ 제4차 회의를 통해 두 의정서의 지속적 운영을 결의하고 필수 의제 항목을 다뤘다. 2022년 4월경에 열리는 2차 총회에서는 CBD의 196개 당사국이 최종 확정한 ‘포스트-2020 글로벌 프레임워크’ 협정이 제시될 예정이다. 엘리자베스 마루마 므레마 CBD 사무총장은 “종과 유전적 다양성의 지속적 손실과 생태계 파괴를 막는 도전을 해결하는 것이 다음 세대 인류의 번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생물다양성 기금 조성 나서이날 총회에서는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 대한 공식 초안이 공개됐는데, 2010∼2020년까지 제안된 아이치 생물다양성 목표(Aichi Biodiversity Targets)를 기반으로 4개 목표와 21개 세부 실천 목표를 제안했다. 구체적 내용은 ▲생물다양성에 기여하는 전 세계 육지 및 바다 지역의 30% 보전 ▲침입 외래종의 도입 비율 50% 이상 감소 혹은 근절 ▲살충제를 최소 3분의 2로 줄이고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 제거 ▲연간 최소 10GtCO2e(10억 이산화탄
2021.11.15 09:52 -
친환경의 역습? 그린플레이션
[한경ESG] 이슈 브리핑최근 유럽 지역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은 9월 말 기준 연초 대비 322.5%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천연가스 가격은 5배나 올랐다. 이는 천연가스가 최근 이상기온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풍력발전의 대체재로 각광받은 데다 친환경 정책에 따른 수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천연가스와 함께 석탄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친환경 정책으로 석탄 생산량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발전용 석탄 수요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가격 폭등을 ‘그린플레이션’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이상기온이 부른 도미노 현상그린플레이션이란 그린(gree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전기차나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경제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친환경과 관련한 원자재의 비용 상승을 발생시켜 경제 전반의 물가 오름세를 이끌어내는 현상을 의미한다. 다만 최근 천연가스·석탄 가격의 급등은 친환경 정책으로 인한 과도적 인플레이션의 연장선상이기도 하지만, 풍력에너지의 조달 어려움이 원인이 되는 등 기상에 민감한 신재생에너지의 태생적 한계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진종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 기술 등의 발전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신재생에너지 시대의 물가 변동성 확대 및 그린플레이션은 고질적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유럽은 올해 무더위로 전력 발생의 16%를 차지하는 북해 풍력발전량이 크게 줄었고, 천연가스 수요의 35%를 공급하는 러시아 국영기업이 공급량을 동결하며
2021.11.15 09:50 -
‘지속 가능한 관광’ 고민하는 여행업계
[한경ESG] 이슈 브리핑코로나19 이후 관광업계가 주목하는 키워드는 ‘지속 가능성’이다. 팬데믹 이전 전 세계 주요 관광지는 환경과 지역사회에 부담을 주는 ‘과잉 관광’으로 고통받았다. 대표적 예가 이탈리아 베네치아다. 1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규모 도시 베네치아에 매년 24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것이다. 쓰레기로 인한 환경문제뿐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관광시설로 바뀌면서 지역사회가 파괴되기도 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펼쳐진 지역 간 이동 및 외국인 입국 제한 등의 정책은 여행의 지속 가능성을 논의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교통량, 대기오염 등이 모두 감소한 탓이다. 주요 관광지를 보유한 국가들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광정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자 비율이 높아지며 여행 제한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관광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항공연료부터 대체 시작유럽여행위원회(ETC)는 지난 9월에 발표한 핸드북에서 코로나19 이후 관광 트렌드는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ETC가 정의한 지속 가능한 관광이란 관광이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정적 영향에는 경제적 유출, 환경파괴, 인구 과밀화 등을 의미한다. 반대로 일자리 창출, 문화유산 보존, 야생동물 보호 등이 잘 이루어지는 관광은 긍정적 영향이다.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해 가장 먼저 논의된 것은 이동 수단의 탄소배출량 감소다. NGO 서스테이너블 트래블 인터내셔널의 조사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2021.11.15 09:29 -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더 다양해진다
[한경ESG] 이슈 브리핑 기업들이 펴내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가 달라지고 있다. 우선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와 기후변화 관련 재무 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지속 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ASB) 등 국제 정보공개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보고서가 많아졌다. 또한 기존 통합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뿐 아니라 인권, 광물, 공급망 관리 등 세부 이슈별 보고서를 추가로 발간하는 기업이 나타나면서 내용도 한층 풍성해졌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대기업 중 수출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영위하거나 지분 구조상 해외 투자 비중이 높은 곳은 보고서 발간이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이 의무화된다. 보고서에 담긴 CEO 메시지 분석해보니 대신경제연구소 책임투자센터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2020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상장기업은 94개사로, 2019년 보고서 전체 발간 기업 106개사의 88.7%에 육박했다. 특히 30대 그룹 소속 상장기업은 전년도(57건)보다 많은 수(61건)를 기록했다. 작년에 2020년 보고서를 발간했으나 올해는 아직 내지 않은 9개사를 추가하면 최소 70개사로 이미 전년 대비 22.8% 증가한 셈이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데이터 취합과 인증 등을 거쳐 통상 이듬해 발간하는 곳이 많다. 특히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 소속 상장기업의 보고서 발간율은 60%에 달한다. 이는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그룹 차원의 관심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30대 그룹 소속 상장기업 중 2020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가장 많이 발간한 그룹은 삼성그룹(11건)이며, 가
2021.10.15 06:06 -
ESG와 층류(層流)사회
[한경ESG] 칼럼 ‘미드나이트 스카이’, ‘히든 피겨스’. 주요 포털 검색창에 ‘ESG 영화’라는 검색어를 넣으면 나오는 제목이다. 많은 분야에 ESG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든다.굳이 ESG 관련 영화를 꼽으라면 〈다운사이징〉과 영국 드라마 〈블랙미러〉(그중에서도 핫샷과 추락)가 떠오른다.영화 〈다운사이징〉은 경제적으로 보다 넉넉한 삶(의식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을 위해 소인의 삶을 택하고 지구는 대규모 환경오염 위기에 직면하는 내용이다. 영위하고 소비하는 자원이 적기 때문에 ‘세금’ 문제의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다.영국 드라마 〈블랙미러-핫샷〉은 특별하지 않은 어떤 젊은이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들이 주로 하는 일은 자전거를 타면서 세상의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자전거 페달을 통한 전기 생산은 친환경적이다). 이는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 된다. 계층의 이동은 파행적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사람들로부터 얻은 평판은 곧 권력이자 사회적 혜택을 의미한다. 항공권 좌석 등급이나 대출금리 조건을 결정한다. 마치 문명과 비문명사회(혹은 교양과 야만사회)로 나뉘는 듯한 기준은 각자가 얻게 되는 별점(평판)이며, 일상의 삶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필자는 수년 전 ‘층류사회(層流社會, Laminar Society)’라는 새로운 단어를 생각했다.전 세계의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있으며, 단기 변동을 고려하지 않으면 저금리 기조는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혹자는 지난 700년 동안 금리는 추세적으로 하락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금리는 일반적으로 할인율(비용)보다는 성장률의 대용치라고 믿기 때문에
2021.10.15 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