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금융 불모지에 '한국형 자본주의' 이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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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 이젠 금융한류다 (1) 라오스·캄보디아
라오스
한국거래소 주도로 증권거래소 첫 설립
캄보디아
中·日 증권사 등 눈독…금융영토 확보전 치열
라오스
한국거래소 주도로 증권거래소 첫 설립
캄보디아
中·日 증권사 등 눈독…금융영토 확보전 치열
이들이 국영기업이나 고위 공무원 자리를 마다하고 동양증권에 들어온 것은 자본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증권거래소가 오는 3월 개설되면 캄보디아에도 자본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자본시장 불모지인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자본주의를 이식하고 있는 주역은 다름 아닌 한국거래소(KRX)와 동양증권 등이다.
▶‘한국형 증권시스템’도입
라오스증권거래소는 작년 1월 문을 열었다. 이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도운 기관이 KRX다. 모든 전산 거래 시스템도 한국형으로 구축했다. 49%의 지분까지 출자했으며 이사회에 2명의 이사를 파견해 놓고 있다.
KRX는 3월 동남아시아에서 또 하나의 성과를 얻는다. 캄보디아증권거래소 개설이 그것이다. 역시 45%의 지분을 투자하며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3명을 파견한다. 두 거래소 모두 KRX와 운영 및 거래 시스템이 똑같다.
KRX가 이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2006년 캄보디아 재정경제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단독 파트너십을 확보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KRX와 동양증권의 법률자문을 위해 현지사무소를 차린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유정훈 변호사는 “상법은 물론이고 주식회사 개념도 없는 상황에서 담당 공무원을 일일이 이해시키며 기업공개(IPO) 업무를 하다 보니 1호 기업의 상장에 차질이 발생했고 거래소 개설도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힘들게 개설됐지만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동양증권은 10년 전 개설해 상장 기업 수가 400개로 불어난 베트남증권거래소를 감안할 때 캄보디아거래소의 상장 기업 수는 매년 10여개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2개 기업이 상장된 라오스거래소의 시가총액은 개장 후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6%가량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이 7.5%를 웃돌고 있는 데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상장 기업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4개 기업이 추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증권사별 계좌 수도 개설 초기 4021개에서 8186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새로운 ‘금융격전지’로 부상
이렇다 보니 캄보디아와 라오스도 금융영토 확장의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캄보디아에는 7개 종합증권사를 포함해 15개 증권사가 라이선스를 받아서 영업을 준비 중이다. 동양증권과 함께 일본 SBI증권이 공기업 IPO를 추진 중이며 나머지는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인근 국가의 증권사가 대부분이다.
올초 카프타(CAFTA·중국-아세안 FTA)를 발효시킨 중국도 거대 자본을 앞세워 캄보디아 라오스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KRX 해외사업부 관계자는 “중국이 지분 요구 없이 공짜 출자를 제시해 캄보디아거래소와의 합작 추진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이 한국은 ‘푼돈’ 투자하는 데 비해 중국은 ‘뭉칫돈’을 들고 온다고 공공연히 비교한다”고 말했다.
KRX가 증권거래소 설립을 주도하면서 두 국가에 한국형 증권시스템을 깔아놨지만 앞으로 그 과실은 외국계 증권사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캄보디아에는 동양증권이 독자적으로 진출해 있다. 라오스에는 BCEL-KT(태국 라오스 합작)와 란상증권(베트남 라오스 합작법인)이 IPO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계 증권사 몇 개도 설립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IBK투자증권이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프놈펜·비엔티안=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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