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오는 7월부터 상장회사 주식 매각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외국인 대주주 범위를 ‘지분율 25% 이상 보유자’에서 ‘5% 이상 보유자’로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이어 영국 지수 산출업체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도 24일 ‘셀 코리아’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본지 1월22일자 A1·12면 참조
FTSE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 전략이 늘어나고 있어 해외 대형 자산운용사가 한국 기업들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FTSE지수를 따라가는 운용사 사이에서 한국의 세법 개정안에 대해 우려가 많다”고 밝혔다.
FTSE는 “투자자들이 ‘한국을 제외한(exKorea)’ 지수로 벤치마크(기준)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준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금을 배정하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들이 한국 주식을 내다 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투자지표인 MSCI지수를 발표하는 MSCI도 21일 “세법 개정안이 한국 증시의 접근성을 떨어뜨려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10조달러(약 1경700조원)가 넘는 글로벌 자금의 투자지표인 세계 양대 주가지수 산출업체가 잇달아 외국인 이탈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한국 증시에 심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세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데 도대체 무슨 형평성을 얘기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을 대주주로 보고 매각 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는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해 한 외국계 증권사 대표는 이처럼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수 증대 효과는 없이 시장에 대혼란만 줄 것”이라는 업계 의견에도 기획재정부가 “조세조약 미체결국만 해당돼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외국 투자자 역차별하는 제도
기재부가 지난해 8월 처음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입법 취지는 국내 납세자와의 형평성이다. 국내 법인은 상장 주식을 1%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로 보고 과세하는 데 비해 외국인 투자자는 지분율 25% 이상 대주주만 매각 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물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형평성은커녕 역차별”이라고 주장한다. 현행 세법은 투자자가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공모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 지분에 대해선 대주주 지분율 합산에서 제외해주는데 해외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펀드는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국내 투자자는 자진신고 납부를 통해 세금을 내는 데 비해 외국인은 원천징수한다는 점도 외국인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내국인은 A종목에 투자해 수익을 냈어도 B종목에서 손실을 봤으면 순수익에 대해서만 신고해 세금을 내면 된다. 하지만 외국인은 두 종목을 합쳐 손실을 본 경우에도 A종목에서 돈을 벌었으면 차익에 대해 원천징수를 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외국인에 대해서도 자진신고 납부 제도를 활용하기 때문에 손실을 보고도 세금을 낼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향 적다” 반복하는 정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기재부가 “조세조약 적용을 받는 외국인 투자자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한 것에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조세조약을 맺은 나라 중 홍콩 싱가포르 호주 브라질 등은 이중과세방지 협약에서 양도소득세 조항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국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국가가 외국인의 전체 상장주식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달한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해당 국가에서 현재 지분율 5%이상 대주주 투자액은 21조원으로 전체 외국인투자금의 3.5%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원천징수 의무를 지는 증권사들이 주식을 매도하는 투자자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 △취득원가가 얼마인지 △조세조약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나중에 가산세를 물지 않기 위해 매각 금액의 11%를 무조건 원천징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세법은 매도금액의 11%나 매각차익의 22% 중 적은 금액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김지택 금융투자협회 세제지원부장은 “조세조약을 체결한 국가에 거주하는 투자자도 거래 주문 후 이틀 안에 거주국에서 발행하는 증명서가 딸린 면세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수백, 수천 명에 달하는 펀드 투자자의 국적을 일일이 찾아내 서류를 제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소형주에 피해 집중될 것”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도 24일 내놓은 성명에서 “증권사들은 매각 금액의 11%를 무조건 원천징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들이 한국을 제외한(exKorea) 지수를 벤치마크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삼성전자 등 대형주보다는 중형주가 주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리 큰 자산운용사라고 하더라도 삼성전자처럼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 지분은 5% 이상 보유하기 힘들지만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는 충분히 5% 이상 보유가 가능하다”고 했다.
“해외 자산운용사들은 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한국 주식 지분율을 무조건 5% 이하로 낮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가 육성하려고 하는 중견·중소기업에 피해가 집중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고액 자산가와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가 조선주를 대거 사들였다. 최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하락했지만 오히려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다.16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이용하는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가 지난주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HD한국조선해양이었다. 한화오션도 주간 순매수 상위 3위에 올랐다.조선주는 이달 들어 급락을 거듭했다. HD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이달 고점(25만1000원) 대비 14.74% 하락했고, 한화오션도 1일 대비 12.69% 내렸다.최근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감소하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iM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84만 CGT(표준선 환산 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65% 급감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 물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신규 선박 발주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투자 고수들은 이번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휘두르는 '관세 칼날'이 증시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 업종은 관세 정책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관세 무풍지대'로 꼽히는 점이 이유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 계좌의 평균 잔액이 10억 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들도 조선주를 대거 사들였다. 한화오션(3위)과 HD한국조선해양(8위)을 각각 40억 원, 27억8000만 원어치 순매수했다.고액 자산가들의 지난주 순매수 1위 종목은 올릭스였다. 총 81억4000만 원어치를 사들였다. 올릭스는 지난달 7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최대 6억3000만달러(약 9116억원) 규모의 대
코스피지수가 한 주간 변동성 장세를 나타낸 끝에 전주 종가 수준인 2560선으로 되돌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도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NH투자증권은 이번주(3월17~21일) 코스피지수 주간 예상 범위로 2500~2650선을 제시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콘퍼런스인 'GTC 2025'로 반도체·AI 관련주의 강세가 기대되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증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수 있단 분석이다.16일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관세와 경기 침체 우려로 AI 모멘텀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과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 이후 AI 투자 모멘텀(상승동력)이 지속된 사례가 있다"면서 "이번 기조연설도 반도체와 AI 관련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오는 17~21일 예정된 엔비디아 GTC 2025에선 하반기 출시 예정인 AI 칩 '블랙웰 울트라'와 차세대 그래픽카드 '루빈'에 대한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행사 둘째 날에는 젠슨 황 CEO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AI와 가속 컴퓨팅 기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상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도 주목할 증시 재료로 꼽혔다. 지난 13일 이사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게 골자인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증권가에선 이를 배당 정책 등 주주환원책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과거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했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있는 가치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나 연구원은 "가치주 성향이 있
미쉐그룹이 상장 이후 2배 이상 뛰었다. 최근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초저가 음료를 판매하는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PO 대흥행...공모가 대비 '따블' 16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쉐그룹의 주가는 지난 14일 3.84% 급등한 406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홍콩 증시에 입성한 이 기업은 상장 이후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날까지 공모가(202.5홍콩달러) 대비 100.50%에 달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531억홍콩달러(약 29조원)를 돌파했다. 동종 업계 기업들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등 부진했던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흥행 성적이다. 올해 상장 기업 가운데 독보적인 기업공개(IPO) 성과를 보였다. 1997년 설립된 미쉐그룹은 버블티·아이스크림 체인점인 '미쉐빙청'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 음료인 레모네이드를 800원, 아이스크림을 400원으로 책정하는 등 초저가 가격 정책을 내걸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 수요로 최근 급성장했다. 소비 부진에 대응해 중국 당국의 강력한 내수 진작 정책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IPO를 진행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홍콩 개인투자자들이 IPO에 쏠리면서 공모주 청약을 위한 차익 대출 신청 규모가 사상 최대인 1조8000억홍콩달러(약 338조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연매출 3.7조 넘어...불황 속 고성장미쉐빙청은 매장 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총 4만6000개(지난해 말 기준)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체인점 맥도날드(4만3477개)와 스타벅스(4만199개)보다 매장 수가 더 많다. 아시아·호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