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서도…게임株, 이유있는 '상승질주'
게임주들이 5월 급락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 신작 게임들이 줄줄이 선보이는 게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기대도 높아졌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도입의 수혜주로도 거론되고 있다.

실적보다 중요한 신작 출시

엔씨소프트는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000원(1.79%) 오른 51만1000원에 마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의 요인으로 이날 코스피지수가 1.38% 하락한 가운데 엠게임(6.91%) 펄어비스(5.48%) 위메이드(3.63%) 등 상당수 게임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게임주들의 최근 상승세를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일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7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0% 급감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173억원보다 32.2% 적었다. 펄어비스의 1분기 영업이익도 55.3% 줄었다. 전문가들은 “게임주는 당장의 실적보다 신작 출시 등에 따른 미래 성장성이 투자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에서 흥행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사진)을 오는 29일 일본에 출시하는 게 기대를 키우고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360억원으로 1분기보다 71.1%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리니지2M’은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한동안 신작이 뜸했던 넷마블도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는 모바일게임 ‘BTS월드’의 글로벌 사전 등록을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인기 만화의 캐릭터와 스토리 등을 사용한 ‘요괴워치’ ‘일곱개의 대죄’를 내놓는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재 성인 한 명당 월 50만원에 묶여 있는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규제를 이달이나 늦어도 상반기에 폐지하겠다”고 지난 9일 밝혔다.
하락장에서도…게임株, 이유있는 '상승질주'
게임 ETF로 분산투자 가능

게임주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5세대 이동통신 기술 도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 소프트웨어를 서버에서 스트리밍(실시간 재생)해 즐기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기 성능에 상관없이 디스플레이 장치와 빠른 통신 서비스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게임산업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구글이 게임용 클라우드 서비스 ‘스태디아’를 발표하면서 게임주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3G와 4G 도입 때도 콘텐츠를 보유한 게임주들의 가치가 업그레이드됐다”며 “5G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내년에 시장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게임주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덜 받는 투자 대상으로도 꼽힌다. 코스피지수가 10.5% 급락했던 작년 10~11월에도 이런 요인이 부각되면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각각 15.7%, 13.5% 상승했다. 황준혁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음식료 등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를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에는 게임, 엔터테인먼트주처럼 내수비중이 크면서도 성장성을 함께 갖춘 주식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가 및 실적 변동성이 크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천차만별이라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국내 게임 관련 ETF로는 ‘KODEX 게임산업’ ‘KBSTAR 게임테마’ 등이 있다.

코스피200커뮤니케이션서비스지수를 추종하는 ‘TIGER 200커뮤니케이션서비스’도 게임주를 담고 있다. 엔씨소프트(15.23%) 넷마블(13.62%) 등을 편입하고 있어 분산투자에 적합하다. 글로벌 게임주에 투자하는 ETF로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EFTMG Video Game Tech’가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