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금, 웅진코웨이 다시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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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은 지 석달 만에 매각 추진
자금난 우려 '선제적 구조조정'
자금난 우려 '선제적 구조조정'
▶마켓인사이트 6월 26일 오후 8시15분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다시 매물로 내놓는다. 지난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를 되사들인 지 3개월 만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웅진코웨이 매각 작업에 나섰다. 국내외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다.
웅진코웨이는 2013년 웅진그룹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MBK파트너스에 팔렸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10월 국내 대형 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서 올 3월에 되사는 데 성공했다. 웅진그룹이 불과 3개월 만에 코웨이를 다시 팔기로 한 건 자금 사정이 얼어붙고 있어서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되사는 데 약 2조원을 썼다. 이 가운데 1조6000억원을 빚으로 조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대출했고, 웅진씽크빅이 5000억원어치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빚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또 다른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여파로 그룹 지주회사인 (주)웅진의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에 경색 조짐이 나타났다.
시간을 끌다가 자금줄이 막혀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우려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이라고 말했다. 코웨이 인수금 2兆 중 1.6兆 빚으로 조달…"자금 악화 부메랑 될라" 선제적 구조조정
지난 3월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매각한 지 6년 만에 되사들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국내에 생활가전 렌털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며 ‘세일즈맨 성공 신화’를 썼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승부수였다.
웅진코웨이 인수로 웅진그룹 자산은 2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웅진씽크빅, 웅진렌탈의 방문판매 인력(1만3000명)과 코웨이 인력(2만 명)을 합쳐 3만3000명의 방문 판매망을 구축했다.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웅진은 코웨이 인수를 위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를 사들이는 데 들어간 자금은 1조7000억원. 여기에 3000억원가량을 추가 투입해 보유지분을 25.08%로 늘렸다.
코웨이 인수자금 2조원 가운데 웅진그룹의 자체 자금은 4000억원이었다. 나머지 1조6000억원이 모두 빚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인수금융(인수합병용 대출) 형태로 빌려줬고 웅진씽크빅이 전환사채(CB) 5000억원을 발행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웅진씽크빅 인수를 위한 펀드를 만들어 CB 5000억원을 인수할 예정이었다.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계획에 균열이 생겼다. 태양광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올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어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지난달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을 내리면서 웅진에너지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 여파로 그룹 지주회사인 (주)웅진의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등급인 ‘BBB-’로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룹 자금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
웅진그룹은 선택에 내몰렸다. 웅진코웨이를 끌어안고 가느냐, 파느냐의 기로에 섰다. 웅진의 선택은 ‘선제적 구조조정’이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은 6년 전인 2013년 계열사 매각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그룹 전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제적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를 팔면 웅진그룹이 부채를 갚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웅진코웨이를 팔아 1조6000억원 이상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서둘러 웅진코웨이를 매각해야 하는 사정을 감안하면 가격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인수작업을 함께 진행한 스틱인베스트먼트 및 한국투자증권과의 책임 분담도 쟁점으로 남는다.
웅진그룹 측 관계자는 “최근 웅진렌탈을 팔아 500억원을 마련한 데다 가격이 1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웅진북센도 매각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채를 갚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웅진코웨이의 새 주인은 PEF 운용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조(兆) 단위 렌털사업을 인수할 만한 대기업이 몇 안 되기 때문이다. SK그룹은 SK매직(옛 동양매직)을 인수해 렌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때 웅진코웨이 인수를 시도했던 GS그룹 정도가 PEF 외 잠재 인수후보로 꼽힌다.
정영효/이동훈 기자 hugh@hankyung.com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를 다시 매물로 내놓는다. 지난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를 되사들인 지 3개월 만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웅진코웨이 매각 작업에 나섰다. 국내외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웅진코웨이 지분 25.08%다.
웅진코웨이는 2013년 웅진그룹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MBK파트너스에 팔렸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10월 국내 대형 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서 올 3월에 되사는 데 성공했다. 웅진그룹이 불과 3개월 만에 코웨이를 다시 팔기로 한 건 자금 사정이 얼어붙고 있어서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되사는 데 약 2조원을 썼다. 이 가운데 1조6000억원을 빚으로 조달했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대출했고, 웅진씽크빅이 5000억원어치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빚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또 다른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여파로 그룹 지주회사인 (주)웅진의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에 경색 조짐이 나타났다.
시간을 끌다가 자금줄이 막혀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지는 것을 우려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선제적 구조조정”이라고 말했다. 코웨이 인수금 2兆 중 1.6兆 빚으로 조달…"자금 악화 부메랑 될라" 선제적 구조조정
지난 3월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매각한 지 6년 만에 되사들여 업계를 놀라게 했다. 국내에 생활가전 렌털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며 ‘세일즈맨 성공 신화’를 썼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승부수였다.
웅진코웨이 인수로 웅진그룹 자산은 2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웅진씽크빅, 웅진렌탈의 방문판매 인력(1만3000명)과 코웨이 인력(2만 명)을 합쳐 3만3000명의 방문 판매망을 구축했다.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웅진은 코웨이 인수를 위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를 사들이는 데 들어간 자금은 1조7000억원. 여기에 3000억원가량을 추가 투입해 보유지분을 25.08%로 늘렸다.
코웨이 인수자금 2조원 가운데 웅진그룹의 자체 자금은 4000억원이었다. 나머지 1조6000억원이 모두 빚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인수금융(인수합병용 대출) 형태로 빌려줬고 웅진씽크빅이 전환사채(CB) 5000억원을 발행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웅진씽크빅 인수를 위한 펀드를 만들어 CB 5000억원을 인수할 예정이었다.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계획에 균열이 생겼다. 태양광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올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어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지난달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을 내리면서 웅진에너지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 여파로 그룹 지주회사인 (주)웅진의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등급인 ‘BBB-’로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룹 자금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
웅진그룹은 선택에 내몰렸다. 웅진코웨이를 끌어안고 가느냐, 파느냐의 기로에 섰다. 웅진의 선택은 ‘선제적 구조조정’이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웅진그룹은 6년 전인 2013년 계열사 매각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그룹 전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제적 구조조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를 팔면 웅진그룹이 부채를 갚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웅진코웨이를 팔아 1조6000억원 이상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서둘러 웅진코웨이를 매각해야 하는 사정을 감안하면 가격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인수작업을 함께 진행한 스틱인베스트먼트 및 한국투자증권과의 책임 분담도 쟁점으로 남는다.
웅진그룹 측 관계자는 “최근 웅진렌탈을 팔아 500억원을 마련한 데다 가격이 1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웅진북센도 매각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채를 갚는 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웅진코웨이의 새 주인은 PEF 운용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조(兆) 단위 렌털사업을 인수할 만한 대기업이 몇 안 되기 때문이다. SK그룹은 SK매직(옛 동양매직)을 인수해 렌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때 웅진코웨이 인수를 시도했던 GS그룹 정도가 PEF 외 잠재 인수후보로 꼽힌다.
정영효/이동훈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