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생산을 감축한다는 소식에 국내 반도체주에 훈풍이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감산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결과가 반도체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 감산…반도체株 '훈풍'
삼성전자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800원(1.75%) 오른 4만6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1.89% 올랐다. 주성엔지니어링(4.37%), 원익IPS(4.29%), 에스티아이(4.33%) 등 코스닥시장의 반도체 설비 생산 업체들도 오랜만에 상승했다.

외국인투자자가 반도체주를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57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삼성전자 한 종목만 180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다른 종목까지 팔아서 삼성전자를 사들인 셈이다. 반도체주의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12.47포인트(0.59%) 오른 2134.32에 마감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13.34%), 웨스턴디지털(7.30%), 엔비디아(5.14%) 등 정보기술(IT)주가 강세를 보인 것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25일 장 종료 후 3~5월 실적을 발표했다.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생산량 감축 계획을 내놨다. 낸드플래시 메모리 감산을 종전 5%에서 10%로 늘리겠다고 했다. 이어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현저히 줄이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발표에 시사점이 많다고 봤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업계 전반의 감산이 공급 감소로 이어지며 국내 반도체 업체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말 G20 회의 중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더 중요한 변수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았다. 제이 신 아스트라자산운용 글로벌헤지운용본부장은 “시장 컨센서스는 미국과 중국이 다시 무역전쟁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스몰딜에 맞춰져 있다”며 “그 정도만 돼도 시장은 크게 반등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주가 가장 먼저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반대로 협상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최근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할 수 있다”고 했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액티브운용실장은 “아직 반도체 재고가 줄고 있지 않아 단기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클라우드·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금은 꾸준히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8106억원으로 작년보다 85.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낸드플래시 가격 안정화로 하반기부터 이익 감소세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