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다른 신약개발에 악영향"
한미약품은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올무티닙’을 기술수출했다. 올무티닙은 임상 3상까지 갔으나 실패했다. 2016년 12월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 3개 중 지속형 인슐린의 계약도 해지됐다. 올해 1월에는 미국 릴리에 기술수출한 류머티즘관절염 치료 관련 BTK 억제제가 기술 반환됐다.
이번에 기술 반환받은 HM12525A는 2015년 얀센에 9억1500만달러(약 1조원)를 받기로 하고 기술수출한 한미약품의 최대 성과였다. 이 물질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두 건의 임상 2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인 체중 감소 목표치에는 도달했지만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의 혈당 조절에선 기준치에 미달했다. 한미약품의 전체 파이프라인 중 8억1000만달러(약 8140억원)가 사라지게 됐다. 기술수출 당시 받은 계약금 1억500만달러는 반환하지 않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권리 반환으로 비만·당뇨 치료제 관련 물질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당뇨병 치료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용화 성공, 추가 기술수출 등으로 연구개발에 대한 신뢰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올해도 2000억원에 가까운 연구개발 비용을 집행할 전망인데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은 260억원에 불과하고 순차입금은 5000억원을 넘어서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기술수출과 같은 성과가 따르지 않으면 현재 기업가치는 정당화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고윤상/전예진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