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밀크티 브랜드 '공차', 美 사모펀드에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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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슨캐피탈, 3500억 규모
▶마켓인사이트 7월 30일 오후 4시20분
유니슨캐피탈이 보유한 밀크티 브랜드 공차가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TA어소시에이츠에 팔린다. 국내 PEF가 해외 프랜차이즈 본사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하는 첫 사례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 지분 100%를 TA어소시에이츠에 매각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 공차코리아 지분은 유니슨캐피탈과 공차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온 김여진 전 공차코리아 대표의 남편 마틴 에드워드 베리 씨가 각각 76.9%와 23.1%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매각가격은 약 3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유니슨캐피탈은 물론 유니슨이 운용하는 펀드에 출자한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공제회들도 투자 5년 만에 다섯 배가량의 차익을 남기는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유니슨캐피탈은 2014년 10월 김 전 대표 부부로부터 대만 밀크티 브랜드 공차의 한국 사업권을 사들였다. 2017년에는 로열티타이완(RTT) 본사를 인수해 세계 17개국에 1044개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로 키웠다.
유니슨, 5년 만에 5배 차익 거둬
국내 사모펀드(PEF)업계에서 식음료(F&B) 프랜차이즈는 ‘PEF의 무덤’으로 불린다. 투자 성공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니슨캐피탈이 공차 한국사업부와 대만 본사를 각각 인수한 2014년과 2017년은 밀크티의 인기가 한풀 꺾이던 시기였다. 업계에서는 성공 여부를 불투명하게 봤다.
유니슨은 가맹점을 늘려 외형을 확장하는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투자 전략과 반대로 갔다. 2016년부터 신규 출점을 자제하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한국 일본 대만 등의 직영점과 16개국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나오는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고 가맹점 매출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공차코리아 매출은 2016년 770억원에서 지난해엔 134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153억원에서 32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매출과 EBITDA는 각각 1800억원과 5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유니슨이 지난 5년간 공차에 투자한 금액(원금기준)은 약 600억원이다. 이번 매각 가격은 약 3500억원으로 지난해 공차코리아 EBITDA의 11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달 중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을 마무리하면 유니슨 펀드에 참여한 국민연금, 행정공제회, 공무원연금, 한국성장금융, 수출입은행, 서울보증보험, KB손해보험 등 국내 연기금·공제회와 보험사들도 연간 50%에 가까운 내부수익률(IRR)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차코리아에 투자한 유니슨 1호 펀드는 전부 국내 기관투자가의 토종자본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거래는 국내 PEF업계에서 해외 본사를 단독으로 사들인 뒤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내 PEF의 해외 본사 인수 사례로는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로 유명한 아퀴시네트와 글로벌 커피전문점 ‘커피빈’ 등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PE는 휠라코리아와 아퀴시네트를 공동 인수한 뒤 상장(IPO)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미래에셋PE는 또 커피빈 미국 본사를 인수하는 데도 2대주주로 참여해 최근 필리핀 프랜차이즈 졸리비에 지분을 매각했다.
공차코리아를 인수하는 TA어소시에이츠는 1968년 설립된 미국계 PEF다. 운용자산 규모(AUM)는 325억달러(약 38조4150억원)에 이른다. 세계 500여 곳의 기술, 의료, 금융, 소비재 기업에 투자했다. 한국에 투자하는 건 처음이다. 골드만삭스와 법무법인 율촌이 매각을 주관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인수를 자문했다.
유니슨의 이번 매각은 PEF의 F&B 프랜차이즈 투자금 회수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PEF가 소유한 프랜차이즈로는 커피 전문점 할리스커피(IMM PE)와 투썸플레이스(앵커PE), 스테이크 전문점 아웃백(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프리미엄 쇠고기 전문점 창고43(엘리베이션PE), 부대찌개 전문점 놀부(모건스탠리 PE) 등이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유니슨캐피탈이 보유한 밀크티 브랜드 공차가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TA어소시에이츠에 팔린다. 국내 PEF가 해외 프랜차이즈 본사를 인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하는 첫 사례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 지분 100%를 TA어소시에이츠에 매각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하고 있다. 공차코리아 지분은 유니슨캐피탈과 공차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온 김여진 전 공차코리아 대표의 남편 마틴 에드워드 베리 씨가 각각 76.9%와 23.1%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매각가격은 약 3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유니슨캐피탈은 물론 유니슨이 운용하는 펀드에 출자한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공제회들도 투자 5년 만에 다섯 배가량의 차익을 남기는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유니슨캐피탈은 2014년 10월 김 전 대표 부부로부터 대만 밀크티 브랜드 공차의 한국 사업권을 사들였다. 2017년에는 로열티타이완(RTT) 본사를 인수해 세계 17개국에 1044개 매장을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로 키웠다.
유니슨, 5년 만에 5배 차익 거둬
국내 사모펀드(PEF)업계에서 식음료(F&B) 프랜차이즈는 ‘PEF의 무덤’으로 불린다. 투자 성공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유니슨캐피탈이 공차 한국사업부와 대만 본사를 각각 인수한 2014년과 2017년은 밀크티의 인기가 한풀 꺾이던 시기였다. 업계에서는 성공 여부를 불투명하게 봤다.
유니슨은 가맹점을 늘려 외형을 확장하는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투자 전략과 반대로 갔다. 2016년부터 신규 출점을 자제하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한국 일본 대만 등의 직영점과 16개국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나오는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고 가맹점 매출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공차코리아 매출은 2016년 770억원에서 지난해엔 134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153억원에서 32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매출과 EBITDA는 각각 1800억원과 5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유니슨이 지난 5년간 공차에 투자한 금액(원금기준)은 약 600억원이다. 이번 매각 가격은 약 3500억원으로 지난해 공차코리아 EBITDA의 11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달 중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을 마무리하면 유니슨 펀드에 참여한 국민연금, 행정공제회, 공무원연금, 한국성장금융, 수출입은행, 서울보증보험, KB손해보험 등 국내 연기금·공제회와 보험사들도 연간 50%에 가까운 내부수익률(IRR)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차코리아에 투자한 유니슨 1호 펀드는 전부 국내 기관투자가의 토종자본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거래는 국내 PEF업계에서 해외 본사를 단독으로 사들인 뒤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국내 PEF의 해외 본사 인수 사례로는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로 유명한 아퀴시네트와 글로벌 커피전문점 ‘커피빈’ 등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PE는 휠라코리아와 아퀴시네트를 공동 인수한 뒤 상장(IPO)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미래에셋PE는 또 커피빈 미국 본사를 인수하는 데도 2대주주로 참여해 최근 필리핀 프랜차이즈 졸리비에 지분을 매각했다.
공차코리아를 인수하는 TA어소시에이츠는 1968년 설립된 미국계 PEF다. 운용자산 규모(AUM)는 325억달러(약 38조4150억원)에 이른다. 세계 500여 곳의 기술, 의료, 금융, 소비재 기업에 투자했다. 한국에 투자하는 건 처음이다. 골드만삭스와 법무법인 율촌이 매각을 주관했다. 법무법인 태평양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인수를 자문했다.
유니슨의 이번 매각은 PEF의 F&B 프랜차이즈 투자금 회수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PEF가 소유한 프랜차이즈로는 커피 전문점 할리스커피(IMM PE)와 투썸플레이스(앵커PE), 스테이크 전문점 아웃백(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프리미엄 쇠고기 전문점 창고43(엘리베이션PE), 부대찌개 전문점 놀부(모건스탠리 PE) 등이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