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생활가전사업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실적 부진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생활가전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드는 데다 침체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 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200원(3.26%) 내린 6만5300원에 마감했다. 하반기 실적 우려로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7.65% 하락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화권 제조사들이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TV 가격을 내리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가격 공세가 프리미엄 TV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어 LG전자가 밀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확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17분기째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도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서 실적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어컨과 건조기 등 생활가전이 3분기부터 비수기에 진입한다”며 “올해 말까지는 주가를 상승시킬 모멘텀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날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내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0.8배 수준이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