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외식 등 적자사업 개선 안되면 정리…시장 오해 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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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에스엠 총괄사장
라이크기획과 합병 불가능
법인 아닌 이수만 개인사업자 형태
프로듀싱 과정 李총괄PD 손 거쳐
인세 지급비율 개선방안은 고민
라이크기획과 합병 불가능
법인 아닌 이수만 개인사업자 형태
프로듀싱 과정 李총괄PD 손 거쳐
인세 지급비율 개선방안은 고민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스엠)에 대한 증권가 관심이 뜨겁다. 중심에는 창업자 이수만 회장(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이 있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프로듀싱을 명목으로 라이크기획을 통해 최근 10년간 에스엠으로부터 816억원을 받아갔다.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4대 주주 KB자산운용은 “주주들과 이해관계가 상충한다”며 라이크기획의 흡수합병을 요구했고 에스엠은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가세해 지분을 늘리면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사태가 커지자 에스엠은 김영민 총괄사장(사진)을 등판시켰다. 이 총괄프로듀서의 신임이 두터운 김 사장은 2005년 대표이사에 올라 에스엠을 세계적인 연예기획사로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7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7월 말 복귀해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 사장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오해를 풀고 싶다”며 “주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반성한다”고 했다.
▷지난 3년간 라이크기획에 영업이익의 46%를 인세로 지급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다. 라이크기획의 합병 요구를 거절한 이유는 뭔가.
“우선 라이크기획은 법인이 아니라 이 총괄프로듀서의 개인사업자 형태이기 때문에 합병이 불가능하다. 프로듀싱 비용이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많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본사 매출 원가를 기준으로 보면 5~8% 수준이다. 에스엠은 가수 인세로 40~45%, 음반 제작비로 20~25%를 지출하고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적정하게 지급돼 왔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세 지급 비율과 방식에 대해서는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보겠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에스엠 내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박진영 JYP엔터 창의성총괄책임자(CCO)나 양현석 전 와이지엔터 대표처럼 사내이사로 들어와 회계처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지금까지 에스엠이 이뤄낸 글로벌 성과는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에서 나왔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현재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비전을 만들어 낸 선구자다. 프로듀싱은 작곡만 포함하는 개념이 아니다. 곡 선곡부터 인재 발굴, 안무, 스타일링 하다못해 아이돌들이 무대에서 인사하는 방식까지 그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박 CCO나 양 전 대표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차이가 있다. K팝이 세계적인 위상을 얻게 된 만큼 이 총괄프로듀서가 다른 국가 아티스트의 프로듀싱을 해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에스엠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기관들은 주주 서한에 대한 에스엠 답변이 지나치게 적대적이었다고 반응한다. 내년 주총에서 표 대결도 감안하고 있는가.
“의도적으로 적대적인 것은 아니고 우리 방식대로 최대한 진정성을 담아내고 싶었다. 그동안 주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은 반성한다. 다만 레스토랑, 리조트, 와이너리 등 전략적으로 접근한 사업들에 대해 기관들이 ‘이수만 개인의 취향이 반영됐다’고 언급한 부분에 상처를 받았다. 에스엠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 SM C&C를 인수하고 여행업을 잘 키워온 것처럼 엔터산업과 연계해 외식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회사 비전이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것이 있는지 이번 기회에 더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레스토랑, 리조트, 와이너리 등 적자 사업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문화 사업, 외식업, 여행업, 관광업은 서로 시너지가 큰 사업이다. 하지만 누적 순적자 사업을 방관할 수는 없다. 외식업 부흥 개선안을 확정하고 여러 계열사에 산재한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하나의 회사로 통합해 최종적인 개선 기간을 부여할 것이다. 적자를 더 이상 발생시키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말까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어떻게든 조정해보겠다. 매각안도 포함된다.”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 하반기와 내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올해는 회사의 프로젝트가 하반기에 쏠려 있다. 음반 판매량이 전반기에 127만 장인데, 7~8월에만 그 수치를 넘어섰다. 하반기에 엑소, NCT, 레드벨벳 등의 정규 앨범이 나오면 연간 매출 증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내년에는 신규 남녀 아이돌그룹을 각각 내놓을 것이다.”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연예기획사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에스엠의 일본 매출은 전체의 15~20%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콘서트인데 올해 말까지 잡혀 있는 콘서트 일정은 변화가 없다. 아직까지 취소 등의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한·일 관계가 이대로 계속 악화된다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에스엠의 비전은 무엇인가.
“한류 시장은 중국 일본에서 미국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그만큼 기회가 많아졌다. 처음 대표가 됐을 때 에스엠이 아주 잘되면 미국이나 일본의 유명 레코드사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바일과 디지털이라는 전혀 다른 세상이 오면서 연예기획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졌다. 외국에서는 이를 ‘360도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유튜버들이 다양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연예기획사가 보유하고 있는 ‘셀러브리티’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4대 주주 KB자산운용은 “주주들과 이해관계가 상충한다”며 라이크기획의 흡수합병을 요구했고 에스엠은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가세해 지분을 늘리면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사태가 커지자 에스엠은 김영민 총괄사장(사진)을 등판시켰다. 이 총괄프로듀서의 신임이 두터운 김 사장은 2005년 대표이사에 올라 에스엠을 세계적인 연예기획사로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7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지난 7월 말 복귀해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 사장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오해를 풀고 싶다”며 “주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반성한다”고 했다.
▷지난 3년간 라이크기획에 영업이익의 46%를 인세로 지급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다. 라이크기획의 합병 요구를 거절한 이유는 뭔가.
“우선 라이크기획은 법인이 아니라 이 총괄프로듀서의 개인사업자 형태이기 때문에 합병이 불가능하다. 프로듀싱 비용이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많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본사 매출 원가를 기준으로 보면 5~8% 수준이다. 에스엠은 가수 인세로 40~45%, 음반 제작비로 20~25%를 지출하고 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적정하게 지급돼 왔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세 지급 비율과 방식에 대해서는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보겠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에스엠 내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박진영 JYP엔터 창의성총괄책임자(CCO)나 양현석 전 와이지엔터 대표처럼 사내이사로 들어와 회계처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지금까지 에스엠이 이뤄낸 글로벌 성과는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에서 나왔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현재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비전을 만들어 낸 선구자다. 프로듀싱은 작곡만 포함하는 개념이 아니다. 곡 선곡부터 인재 발굴, 안무, 스타일링 하다못해 아이돌들이 무대에서 인사하는 방식까지 그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박 CCO나 양 전 대표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차이가 있다. K팝이 세계적인 위상을 얻게 된 만큼 이 총괄프로듀서가 다른 국가 아티스트의 프로듀싱을 해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에스엠과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기관들은 주주 서한에 대한 에스엠 답변이 지나치게 적대적이었다고 반응한다. 내년 주총에서 표 대결도 감안하고 있는가.
“의도적으로 적대적인 것은 아니고 우리 방식대로 최대한 진정성을 담아내고 싶었다. 그동안 주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은 반성한다. 다만 레스토랑, 리조트, 와이너리 등 전략적으로 접근한 사업들에 대해 기관들이 ‘이수만 개인의 취향이 반영됐다’고 언급한 부분에 상처를 받았다. 에스엠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 SM C&C를 인수하고 여행업을 잘 키워온 것처럼 엔터산업과 연계해 외식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회사 비전이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것이 있는지 이번 기회에 더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레스토랑, 리조트, 와이너리 등 적자 사업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문화 사업, 외식업, 여행업, 관광업은 서로 시너지가 큰 사업이다. 하지만 누적 순적자 사업을 방관할 수는 없다. 외식업 부흥 개선안을 확정하고 여러 계열사에 산재한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하나의 회사로 통합해 최종적인 개선 기간을 부여할 것이다. 적자를 더 이상 발생시키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말까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어떻게든 조정해보겠다. 매각안도 포함된다.”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 하반기와 내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올해는 회사의 프로젝트가 하반기에 쏠려 있다. 음반 판매량이 전반기에 127만 장인데, 7~8월에만 그 수치를 넘어섰다. 하반기에 엑소, NCT, 레드벨벳 등의 정규 앨범이 나오면 연간 매출 증가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내년에는 신규 남녀 아이돌그룹을 각각 내놓을 것이다.”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연예기획사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에스엠의 일본 매출은 전체의 15~20%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콘서트인데 올해 말까지 잡혀 있는 콘서트 일정은 변화가 없다. 아직까지 취소 등의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한·일 관계가 이대로 계속 악화된다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에스엠의 비전은 무엇인가.
“한류 시장은 중국 일본에서 미국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그만큼 기회가 많아졌다. 처음 대표가 됐을 때 에스엠이 아주 잘되면 미국이나 일본의 유명 레코드사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바일과 디지털이라는 전혀 다른 세상이 오면서 연예기획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졌다. 외국에서는 이를 ‘360도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유튜버들이 다양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연예기획사가 보유하고 있는 ‘셀러브리티’들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