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환매 중단액 최대 1.5兆…돈 묶인 투자자 4100명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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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모운용사 두 곳
CB 편법거래에 연루 포착
CB 편법거래에 연루 포착
국내 헤지펀드 1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규모가 예상보다 많은 최대 1조5000여억원에 달한다는 금융당국 분석이 나왔다. 환매 중단으로 돈이 묶인 투자자는 4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라임운용의 전환사채(CB) 편법 거래에 다른 사모운용사 두 곳이 연루된 정황도 포착됐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환매가 이미 연기됐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라임운용 소속 펀드를 최대 157개, 1조5587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라임운용이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1조3363억원보다 2200억원가량 늘어난 액수다.
해당 펀드에 돈을 넣은 투자자(계좌 수 기준)는 개인 3606명을 포함해 모두 4096명에 달하는 것으로 금감원은 집계했다. 앞서 대규모 손실이 확정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자(3243명)보다 많다.
금감원은 라임운용 검사 과정에서 포트코리아자산운용과 라움자산운용 등 두 곳이 라임운용과 ‘모자(母子)펀드’ 구조로 CB를 거래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라임운용은 이들 운용사가 만든 모펀드에 돈을 넣어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CB를 대신 인수하게 하는 방식으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파킹거래)’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라임과 메자닌 편법거래 운용사 2곳 더 있다"
금감원, 포트코리아·라움 조사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여파로 돈이 묶인 투자자 10명 중 9명은 개인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 전환사채(CB) 등과 같이 비유동성 장기 자산에 투자하면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나 만기가 짧은 단기 폐쇄형 펀드로 개인들에게 집중 팔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라임운용의 CB 등 메자닌(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편법 거래에 연루된 사모운용사 두 곳도 추가로 확인해 조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펀드 환매 중단 규모가 최대 1조50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투자 자금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임 피해자 ‘DLF 투자자’보다 많아
20일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금감원은 라임운용 소속 펀드 중 유동성이 부족해 투자자에게 제때 돈을 돌려줄 수 없는 펀드가 최대 157개(자펀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금감원은 이들 펀드에 묶인 돈이 1조5587억원, 투자자 수(계좌 수 기준)는 총 4096명(개인 3606명 포함)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면서 대규모 손실이 확정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자 수(3243명)보다 853명이 더 많다. 앞서 라임운용은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대 환매 중단 펀드 규모를 이미 환매가 중단된 사모채권·메자닌 펀드(6030억원)와 무역금융 펀드(2436억원) 등을 합쳐 1조3363억원으로 내다봤다.
라임운용은 유동성이 거의 없는 코스닥시장 CB에 투자하면서 개방형 구조로 펀드 투자자를 모았다. 환매 중단에 놓인 개방형 펀드 판매 규모는 2017년 1135억원, 2018년 2830억원 등 4891억원에 이른다. 폐쇄형 펀드도 만기가 6개월 안팎에 불과한 펀드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트코리아·라움운용도 검사
금감원은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사모운용사 두 곳이 라임운용의 메자닌 편법 거래에 연루된 정황도 포착했다. 신생 운용사인 포트코리아자산운용과 라움자산운용이 라임운용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CB 등을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운용은 이들 운용사가 만든 모(母)펀드에 돈을 넣어 상장사 CB 포트폴리오를 공동으로 구축했다.
포트코리아운용은 라임운용이 투자한 에프엔피월드, 동양네트웍스, 리드, 에스모머티리얼즈, 블러썸엠앤씨 등 상장사 메자닌을 인수해 대량 보유 공시(보유 비율 5% 이상)를 했다. 라움운용은 폴루스바이오팜, 에이스테크, 슈펙스비앤피 등에 라임과 함께 투자했다.
헤지펀드업계에서는 이들 운용사가 라임운용과 함께 메자닌 투자를 하면서 급격히 세를 불려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포트코리아운용은 작년부터 사모운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신생 운용사다. 이 회사 운용자산(AUM)은 지난달 말 기준 1조3746억원으로, 1년 새 8937억원(약 186%) 급증해 헤지펀드 업계 2위권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1조5578억원) 등과 견줄 수 있는 규모로 성장했다.
포트코리아운용 역시 라임운용과 마찬가지로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부서(델타원솔루션)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대출을 일으켜 메자닌을 인수했다. 이 회사가 운용하는 포트코리아런앤히트3호펀드는 라임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직전인 지난달 95% 이상 손실을 입었다.
이에 금감원은 사모펀드 전반의 유동성 현황 및 자산 구성, 운용 구조, 판매 형태 등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환매가 이미 연기됐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라임운용 소속 펀드를 최대 157개, 1조5587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라임운용이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1조3363억원보다 2200억원가량 늘어난 액수다.
해당 펀드에 돈을 넣은 투자자(계좌 수 기준)는 개인 3606명을 포함해 모두 4096명에 달하는 것으로 금감원은 집계했다. 앞서 대규모 손실이 확정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자(3243명)보다 많다.
금감원은 라임운용 검사 과정에서 포트코리아자산운용과 라움자산운용 등 두 곳이 라임운용과 ‘모자(母子)펀드’ 구조로 CB를 거래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라임운용은 이들 운용사가 만든 모펀드에 돈을 넣어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CB를 대신 인수하게 하는 방식으로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파킹거래)’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라임과 메자닌 편법거래 운용사 2곳 더 있다"
금감원, 포트코리아·라움 조사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여파로 돈이 묶인 투자자 10명 중 9명은 개인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 전환사채(CB) 등과 같이 비유동성 장기 자산에 투자하면서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나 만기가 짧은 단기 폐쇄형 펀드로 개인들에게 집중 팔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라임운용의 CB 등 메자닌(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편법 거래에 연루된 사모운용사 두 곳도 추가로 확인해 조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펀드 환매 중단 규모가 최대 1조50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투자 자금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임 피해자 ‘DLF 투자자’보다 많아
20일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금감원은 라임운용 소속 펀드 중 유동성이 부족해 투자자에게 제때 돈을 돌려줄 수 없는 펀드가 최대 157개(자펀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금감원은 이들 펀드에 묶인 돈이 1조5587억원, 투자자 수(계좌 수 기준)는 총 4096명(개인 3606명 포함)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면서 대규모 손실이 확정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자 수(3243명)보다 853명이 더 많다. 앞서 라임운용은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대 환매 중단 펀드 규모를 이미 환매가 중단된 사모채권·메자닌 펀드(6030억원)와 무역금융 펀드(2436억원) 등을 합쳐 1조3363억원으로 내다봤다.
라임운용은 유동성이 거의 없는 코스닥시장 CB에 투자하면서 개방형 구조로 펀드 투자자를 모았다. 환매 중단에 놓인 개방형 펀드 판매 규모는 2017년 1135억원, 2018년 2830억원 등 4891억원에 이른다. 폐쇄형 펀드도 만기가 6개월 안팎에 불과한 펀드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트코리아·라움운용도 검사
금감원은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 과정에서 사모운용사 두 곳이 라임운용의 메자닌 편법 거래에 연루된 정황도 포착했다. 신생 운용사인 포트코리아자산운용과 라움자산운용이 라임운용과 코스닥시장 상장사 CB 등을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운용은 이들 운용사가 만든 모(母)펀드에 돈을 넣어 상장사 CB 포트폴리오를 공동으로 구축했다.
포트코리아운용은 라임운용이 투자한 에프엔피월드, 동양네트웍스, 리드, 에스모머티리얼즈, 블러썸엠앤씨 등 상장사 메자닌을 인수해 대량 보유 공시(보유 비율 5% 이상)를 했다. 라움운용은 폴루스바이오팜, 에이스테크, 슈펙스비앤피 등에 라임과 함께 투자했다.
헤지펀드업계에서는 이들 운용사가 라임운용과 함께 메자닌 투자를 하면서 급격히 세를 불려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포트코리아운용은 작년부터 사모운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신생 운용사다. 이 회사 운용자산(AUM)은 지난달 말 기준 1조3746억원으로, 1년 새 8937억원(약 186%) 급증해 헤지펀드 업계 2위권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1조5578억원) 등과 견줄 수 있는 규모로 성장했다.
포트코리아운용 역시 라임운용과 마찬가지로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 파생상품 담당부서(델타원솔루션)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대출을 일으켜 메자닌을 인수했다. 이 회사가 운용하는 포트코리아런앤히트3호펀드는 라임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직전인 지난달 95% 이상 손실을 입었다.
이에 금감원은 사모펀드 전반의 유동성 현황 및 자산 구성, 운용 구조, 판매 형태 등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