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을 빼먹다
옵션시장에는 “프리미엄을 빼먹는다”는 표현이 있다. 옵션프리미엄이란 것은 옵션가격을 말하는 것이고 빼먹는다는 것은 거품이 있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에서 어떤 사건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가정해 보자. 옵션가격은 급등해 고평가된다.

이때 주식시장을 안정화시키면서 지수를 일정한 수준에 묶어둘 수 있다면 시장은 조용해지겠지만, 옵션시장에서는 옵션프리미엄이 하락하면서 매수자들이 손실 구간으로 접어들게 된다. 기관투자가 또는 외국인투자자가 지수를 횡보시킬 만한 능력이 된다면 이때 옵션 양매도 포지션을 취함으로써 옵션가격의 하락분을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옵션 매수자들은 옵션가격의 하락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이것을 “옵션 프리미엄을 빼먹는다”라고 표현한다.

옵션의 프리미엄을 빼먹는 주체는 주로 기관이다. 기관의 옵션포지션을 보면 주로 스트랭글 매도, 즉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옵션시장이 고평가됐다면 기관은 지수를 횡보시키는 전략을 통해 옵션매도 포지션의 수익을 취하려고 할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 옵션은 월간 단위로 거래됐다. 월물 초에 옵션가격은 상당한 거품이 낀 상태에서 거래가 시작되고, 비싼 가격으로 인해 옵션 매수로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월물 초기에는 매매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이제 하나의 가설을 세워보자. 월물 초에 어떤 이벤트가 발생해서 옵션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기관은 옵션의 양매도 포지션을 취해 옵션의 프리미엄을 빼먹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기주에 접어들어서도 옵션가격이 고평가된 상황이라면. ‘기관이 억지로라도 지수를 횡보시켜 옵션가격의 하락을 유도하지 않을까’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볼 수 있다.

우연일까. 만기주 화요일이 되면 코스피지수가 횡보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런 날을 경험하면 오늘은 “옵션 프리미엄을 빼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좀 편안하게 매매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