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화질 내시경 기술에 베팅
190억 투자로 2대주주 등극
기업가치 1900억…5배 올라
큐캐피탈은 인더스마트와 창업부터 함께한 사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소속 연구원이던 이충희 대표를 비롯해 강욱 이사회 의장, 신일형 부사장 등은 형광 내시경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0년대 초부터 사업화를 검토했다. 서울대병원이 지원을 약속하면서 2015년 창업을 결정했는데 자금이 다소 부족했다. 이때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선 것이 큐캐피탈이다. 당시 큐캐피탈은 신기술투자조합을 운용하고 있었는데, 이 펀드의 핵심 투자자(LP)인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인더스마트를 소개해줬다.
윤동현 큐캐피탈 전무는 “당시 인더스마트가 개발 중이던 형광 내시경의 기술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었다”며 “국내 진단 분야 최고 병원인 서울대병원의 지원 약속까지 받은 상태여서 비교적 손쉽게 투자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창업 당시엔 큐캐피탈이 100억원을 투자해 서울대병원과 공동 2대 주주(지분율 각 25%)에 올랐다. 작년 1월 큐캐피탈이 해외 진출 등을 위한 자금 9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단독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재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1900억원으로 창업할 때에 비해 다섯 배가량 상승했다. 현재 인더스마트 지분율은 강 의장 등 창업자 46.74%, 큐캐피탈 28.4%, 서울대병원 23.86% 순이다.
인더스마트가 올해 2월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개발해 내놓은 UHD 형광 내시경은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미국 대기업 제품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고화질 UHD는 기존 고화질(full HD)보다 화질이 네 배 이상 또렷하다. 미세혈관뿐만 아니라 수술용 실까지 정확히 보여준다.
일반 내시경이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UHD 형광 내시경은 근적외선을 함께 이용한다. 이 때문에 혈관에 넣는 형광 조영제를 구분해 볼 수 있어 의료진이 수술할 때 혈류를 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인더스마트는 한국 미국 중국 등 다섯 개 국가에서 40건이 넘는 특허를 받았다. 미국과 국내에서 이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을 마친 상태다. 미국 병원 순위 8위에 선정된 시더스사이나이 병원과 지난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올해는 서울대병원, 베이징암병원 등과 의료기기 연구 등에 관한 MOU도 맺었다. 본격적인 매출이 일어나는 내년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예정이다.
윤 전무는 “글로벌 내시경 시장 규모는 수백조원으로 주기적으로 교체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장은 갈수록 더 커진다”며 “인더스마트의 뛰어난 의료기기 개발 능력과 서울대병원의 지원 등을 발판으로 내시경 외에 다양한 의료기기 신제품을 개발해 내놓을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