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배달의민족' 매각으로 벤처캐피털도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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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엔젤스, 3억 투자 8년 만에 3000억 회수
경영진 - 투자자 합작 '결실'
대박 터뜨린 국내외 VC들
경영진 - 투자자 합작 '결실'
대박 터뜨린 국내외 VC들
▶마켓인사이트 12월 18일 오후 3시3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병규 크래프톤(옛 블루홀) 이사회 의장은 2011년 김봉진 대표가 갓 창업한 우아한형제들에 3억원의 초기 자금을 출자했다. 자신이 세운 벤처캐피털(VC) 본엔젤스를 통해서다.
그로부터 8년여가 흐른 지난 13일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자사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평가한 이 회사 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 우아한형제들 지분 6.3%를 보유한 본엔젤스는 2993억원을 거둬들이게 된다. 앞서 2017년 보유 지분 7.8% 중 1.5%포인트를 처분해 약 67억원을 거머쥐었다. 본엔젤스가 두 차례에 걸쳐 회수하는 돈은 총 3060억원. 투자 8년 만에 원금 대비 약 1020배의 투자 수익을 기록하는 셈이다.
‘새싹’ 배달의민족에 투자한 본엔젤스
우아한형제들이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상 최고 가격으로 팔리면서 국내외 VC들은 ‘잭팟’을 터뜨릴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음식배달 서비스 앱 ‘배달의민족’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본 투자자는 장 의장이다. 장 의장과 김 대표의 인연은 1세대 인터넷 게임업체 네오위즈에서 시작됐다. 장 의장은 네오위즈 공동창업자, 김 대표는 소속 웹디자이너였다. 김 대표는 2009년 회사를 뛰쳐나가 창업에 도전했다. 장 의장의 창업 경험담을 들은 게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동료와 뜻을 모아 회사를 세우고, 어려움을 극복해 성공한 스토리를 듣자 심장이 뛰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 의장은 김 대표의 창업 과정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본엔젤스 투자금을 종잣돈으로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1위 배달 앱 업체로 성장했다. 투자 ‘결실’ 맺는 VC들
우아한형제들은 본엔젤스 투자를 시작으로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약 5100억원의 외부 자금을 유치했다. 중국계 힐하우스캐피털을 중심으로 미국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털,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해외 VC들이 주요 주주다. 국내 투자자 중에는 본엔젤스 외에도 KTB네트워크, 네이버 등이 일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네이버는 원금 대비 6.4배의 차익을 얻게 됐다. 네이버는 2017년 10월 360억원을 출자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지분 3.72%의 가치는 2212억원으로 불어났다. 네이버는 매각대금 중 1억달러는 현금으로, 8900만달러는 딜리버리히어로 주식으로 받기로 했다.
KTB네트워크도 투자 원금의 15배에 달하는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KTB네트워크는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2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KTB네트워크는 다른 VC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때도 우아한형제들의 추가 성장을 믿고 지분을 유지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0.75%다. 이번에 회수하는 자금은 35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수익은 해외로
해외 투자자 중에는 알토스벤처스가 투자 원금 대비 142배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알토스벤처스도 우아한형제들에 초기부터 투자해 꾸준히 성장을 지원한 대표적인 VC로 꼽힌다. 2012년 국내 VC 등과 함께 21억원을 넣은 데 이어 2014년에도 다른 VC들과 12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알토스벤처스는 구주 매입 등을 통해 지분율을 늘려 현재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매각으로 9500억원을 회수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힐하우스캐피털은 2016년 570억원을 투자하면서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후 2017년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세쿼이아캐피털 등과 함께 3600억원을 추가 베팅했다. 현재 25%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1조원을 회수해 VC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 단계에 있는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해외 VC들이 주도하고 있다. 초기 단계에는 국내 VC가 성장을 이끌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뒤에는 해외 VC들로부터 통 큰 투자를 받아 추가 성장을 이어가는 식이다. 우아한형제들도 투자자 지분 87% 가운데 75%포인트가 해외 VC 보유분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 매각가 중 3조5000억원가량이 해외 VC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병규 크래프톤(옛 블루홀) 이사회 의장은 2011년 김봉진 대표가 갓 창업한 우아한형제들에 3억원의 초기 자금을 출자했다. 자신이 세운 벤처캐피털(VC) 본엔젤스를 통해서다.
그로부터 8년여가 흐른 지난 13일 우아한형제들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자사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평가한 이 회사 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 우아한형제들 지분 6.3%를 보유한 본엔젤스는 2993억원을 거둬들이게 된다. 앞서 2017년 보유 지분 7.8% 중 1.5%포인트를 처분해 약 67억원을 거머쥐었다. 본엔젤스가 두 차례에 걸쳐 회수하는 돈은 총 3060억원. 투자 8년 만에 원금 대비 약 1020배의 투자 수익을 기록하는 셈이다.
‘새싹’ 배달의민족에 투자한 본엔젤스
우아한형제들이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상 최고 가격으로 팔리면서 국내외 VC들은 ‘잭팟’을 터뜨릴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음식배달 서비스 앱 ‘배달의민족’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본 투자자는 장 의장이다. 장 의장과 김 대표의 인연은 1세대 인터넷 게임업체 네오위즈에서 시작됐다. 장 의장은 네오위즈 공동창업자, 김 대표는 소속 웹디자이너였다. 김 대표는 2009년 회사를 뛰쳐나가 창업에 도전했다. 장 의장의 창업 경험담을 들은 게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동료와 뜻을 모아 회사를 세우고, 어려움을 극복해 성공한 스토리를 듣자 심장이 뛰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 의장은 김 대표의 창업 과정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본엔젤스 투자금을 종잣돈으로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1위 배달 앱 업체로 성장했다. 투자 ‘결실’ 맺는 VC들
우아한형제들은 본엔젤스 투자를 시작으로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약 5100억원의 외부 자금을 유치했다. 중국계 힐하우스캐피털을 중심으로 미국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털,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해외 VC들이 주요 주주다. 국내 투자자 중에는 본엔젤스 외에도 KTB네트워크, 네이버 등이 일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네이버는 원금 대비 6.4배의 차익을 얻게 됐다. 네이버는 2017년 10월 360억원을 출자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지분 3.72%의 가치는 2212억원으로 불어났다. 네이버는 매각대금 중 1억달러는 현금으로, 8900만달러는 딜리버리히어로 주식으로 받기로 했다.
KTB네트워크도 투자 원금의 15배에 달하는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KTB네트워크는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2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KTB네트워크는 다른 VC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설 때도 우아한형제들의 추가 성장을 믿고 지분을 유지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0.75%다. 이번에 회수하는 자금은 35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수익은 해외로
해외 투자자 중에는 알토스벤처스가 투자 원금 대비 142배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알토스벤처스도 우아한형제들에 초기부터 투자해 꾸준히 성장을 지원한 대표적인 VC로 꼽힌다. 2012년 국내 VC 등과 함께 21억원을 넣은 데 이어 2014년에도 다른 VC들과 12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알토스벤처스는 구주 매입 등을 통해 지분율을 늘려 현재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매각으로 9500억원을 회수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힐하우스캐피털은 2016년 570억원을 투자하면서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후 2017년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세쿼이아캐피털 등과 함께 3600억원을 추가 베팅했다. 현재 25%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1조원을 회수해 VC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 단계에 있는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해외 VC들이 주도하고 있다. 초기 단계에는 국내 VC가 성장을 이끌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뒤에는 해외 VC들로부터 통 큰 투자를 받아 추가 성장을 이어가는 식이다. 우아한형제들도 투자자 지분 87% 가운데 75%포인트가 해외 VC 보유분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 매각가 중 3조5000억원가량이 해외 VC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